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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에 자신이 없어 딩크족을 선택했는데...

걱정근심 |2016.12.19 17:26
조회 506 |추천 1

결혼 4년차된 딩크족 부부로 저는 33살 남편은 35살입니다.

저희는 결혼하기 전부터 아이를 가질 생각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딩크족으로 살자말자 그런 이야기를 딱 정해놓은적도 없었긴했는데, 최근들어 시댁과 친정에서 손주에 대한 독촉이 심해지면서 딩크족으로 살기로 딱 선을 긋게 되었는데요.

사실 저도 남편도 아이를 무척 좋아하는데 육아에 자신이 없어서 딩크족을 선택했습니다.

솔직히 아이는 너무 갖고 싶은데 현실적인 부분때문에 출산과 육아를 포기한 겁쟁이입니다.

용기를 갖고 아이를 갖고 싶은데 용기가 안나서...누구라도 용기를 주셨으면 좋겠어서 이렇게 글을 남겨봅니다...

 

 

저희 부부는 양측 부모님이 모두 먼 해외에 계십니다.

친정은 1년에 1번 3일정도 볼 수 있는정도고 시댁은 3년에 1번 2개월정도 봅니다.

둘다 외동딸 외동아들이고 부모님은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고 계십니다.

저희 부부는 연애때부터 월급의 60%를 모아 결혼비용에 쓰고 올해 소액의 대출을 끼고 35평짜리 내집마련을 했습니다. (안놀고 안입고 열심히 일만해서 겨우....)

내집마련하느라 둘다 일에 몰두하고 신혼의 달달함은 거의없고 집은 마치 여관처럼 잠만 자러 오는 수준으로 일하며 살았습니다.

내집마련을하고 저는 회사를 관두고 1년간 쉬기로 남편과 약속하고 지금은 전업주부로 있는데요.

주부 생활을 하다보니 알던 언니들이나 친구들도 만나고 사는 이야기도 듣고 생활비 얘기도하고 그러는데, 저희가 생활비가 다른 부부들에 비해 많이 들어가는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차이나는 것은 식비였고 다른 언니들이나 친구는 친정이나 시댁에서 먹을 것을 이것저것 받아오더라구요.

고추장부터 김치나 밑반찬 등등 저는 하나부터 열가지 다 사서 만들어서 해먹는데 2인가구이다보니 대량으로 살수도 없고 소량씩 사서 그때그때 해먹거든요.

남편도 대식가라 한끼 먹을때 고기를 2인분정도(400그램) 먹고, 쌀도 20키로 짜리 사놔도 둘이서 2달을 못먹는정도 입니다. (삼시세끼 집에서 해먹습니다. 회사에는 도시락 가져가구요.)

 

그리고 아이를 키우는 언니들을 보면 외벌이로 남편이 220만원정도 가져오는걸로 생활하는데

친정과 시댁에서 1주에 한번씩 번갈아 오셔서는 아이를 봐주시고, 아이용품들도 사주시고 그러더라구요.

그런데도 대출원금+이자 갚고 공과금내고 병원가고 식비하고하면 매달 20만원정도밖에 안남는다고 하더군요...

아이 보면서 밥해먹을 시간도 없다고 하는데 냉장고에는 반찬이 많더라구요. 부모님들이 다 갖다주신거더라구요.

육아하면서 부모님 도움 안받고는 정말 힘들다고 그러더군요.

 

제가 최근에 감기에 심하게 걸려서 3일을 끙끙 앓아 누웠는데, 도저히 밥을 못해먹겠더라구요.

때마침 감기약도 떨어져서 약국을 가야되는데 관절마디마디가 아파서 일어나지도 못하겠어서

밥도 안먹고 약도 안먹고 전기장판에서 웅크려서 덜덜 떨며 남편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남편이와도 밥을 해주는건 아니고 들어올때 먹을껄 사오는데 매운김치우동을 사왔더라구요.

빈속에 매운걸 먹으려니까 한입먹고 위가 쓰려서 숫가락을 내려놓고 엉엉 울었습니다.

그냥 서럽더라구요. 부모님이 있었으면 불렀을텐데 몸에 좋은거라도 만들어 주셨을텐데 하면서...

 

이렇게 주부하면서 하루하루 부모님의 빈자리가 크다는 것을 느끼면서 출산에 육아를 할 용기가 하루하루 떨어져가더라구요. (남편은 청소나 밥같은걸 전혀 할줄 몰라요..해도 안한것과 같죠) 

제가 몸도 원래는 건강했는데 일을 너무 과하게 하면서 몸이 많이 망가졌는지 툭하면 감기에 장염을 달고 살아요.

그러다보니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내가 아프면 내몸도 못챙기는데 내아이를 어떻게 챙기나...

내가 아이 키우면서 집안일을 다 할 수 있을까...

아이 낳으면 부모님들도 보고 싶어하실텐데 비행기값 몇백만원주고 부모님댁을 어떻게 매년가나..

외벌이로 애 키우면서 부모님들은 어떻게 챙겨드리나...

(사실 저희 부모님 기념일은 챙겨도 저희 결혼기념일이나 생일은 챙긴적이 없거든요...)

내가 지금까지 만들어놓은 경력직을 5년뒤에도 인정받고 회사나 들어갈 수 있을까...

월급쟁이들 회사에서 짤리면 자영업해야되는데 자영업할 돈을 애키우면서 어떻게 모으나..

아이가 5살이되면 시댁으로 보내라고 하시는데 그것도 정말 싫은데....

 

이런 생각들을 하다보니 답이 안나오더라구요.

아이 키우는 돈이 없어서 못키울 것 같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사는대로 키우는거니까...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조력자가 없다는 점은 돈으로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여기저기 맡겨지면서 컸기 때문에 제 아이는 그렇게 맡기면서 크게하고 싶지 않아요.

제 손으로 키우고 싶은데 부모님 도움없이 못할 것 같아요.

 

남편이랑 저는 사이가 매우 좋은데 아이가 없으니까 좋은 사이가 유지된다고 생각되요.

집안일 안도와줘도 잠깐 잔소리는하지만 싸우진 않거든요. (남편도 잔소리 들었을 그때만 1회성으로 해요 ㅎㅎ)

근데 아이 키우면 잔소리가 끊임 없을 것 같아요. 그럼 남편도 주눅들고 우울해하고 그럴 것 같고

저는 저대로 답답해서 스트레스 받고 괜히 아이한테 짜증내고...

지금까지 남편한테 돈돈거린적도 없는데 아이 키우면 돈돈하게 될 것 같고...

안하고 싶어도 왠지 아이 키우면 딸려오는 현상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자꾸 들더라구요.

 

그리고 지금 남편이 자연임신이 어렵다는 검사 결과가 나와서 그것도 딩크족을 선택한 계기도 되었어요.

저도 검사하면 그리 좋은 결과는 아니겠다 싶은...생각도 들구요..

이제 곧 남편도 36살인데 이제부터 노력해서 아이갖고 조력자 없이 아이를 키워나가면서 양측 부모님 챙기면서 산다는게 정말 자신이 없습니다...

여러분이 저와 같은 상황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헤처나가실지 현실적인 이야기 들려주세요.

 

부모님들께서는 아이가 없는 것 때문에 속상해하시지만 이런 이야기를 부모님한테 할 수 없어서

그저 잔소리 듣고만 있는 상태입니다.. 솔직히 그것도 서러워요..

시댁이든 친정이든 거기가서 같이 살려고해도 저와 남편이 일하지 않으면 부모님 생계까지 어떻게 해드릴 수 있는 형편은 안되거든요...해외가서 일자리 찾을래도 언어가 안되고...

다들 "그래도 애는 낳아야지" "애 낳으면 다 하게되"하면서 일침 놓고 그러시는데...

정말 부모님 도움없이 다들 부부끼리 둘이서 다 하신거 맞나요? 가능한가요? 행복한가요?

가능하고 행복한 이야기 많이 알려주세요..용기낼 수 있게..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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