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른 하나, 결혼한지 곧 1년 돼가는 아줌마에요.
요근래 들어 아주 스트레스 받아 죽기 일보 직전입니다.
시댁이나 남편이나 절 물고 늘어지는 이유는 제 체중 때문이에요.
키 163cm에 46kg이에요.
제 평생에 몸무게 50을 넘어 본 적이 없습니다.
원래부터 이정도로 스트레스 줬으면 결혼 안했을 정도로 돌아가며 몰아세우니 미칠거 같아요.
일부러 안마주치려고 시댁쪽과 약속 안잡으려 해도 전화로, 전화 안받으면 문자로
밥 좀 먹어라, 이걸 먹고 저걸 먹어라 하시는데다 알 수 없는 한약들, 맛 없는 음식 택배로 잔뜩 보내세요.
제가 혼자 들고 올 수 없는 양을 보내셔서 남편이 퇴근할 때 경비실에서 찾아오는데
남편 들어올 때 손에 뭐 들고 있음 맘이 철렁거리고 부담스러워요.
지 가족들이 저 생각해서 보내주는데 챙겨먹으라고 눈치주고 한번씩 난리를 부리거든요.
연애때는 마른 게 좋다더니, 상견례 때만 해도 아무 말 없으시더니 아주 제대로 뒤통수 맞은 기분이에요.
저도 저 마른 거 알아 살면서 아주 스트레스 많이 받으면서 크고 자랐어요.
저희집 사남매에 하물며 부모님, 부모님의 형제들까지 마른 체질인데 제가 뭘 어쩌나요.
우리 굶기냐는 말에 저희 남매는 밥, 간식, 한약까지 아주 잘 챙겨 먹어 왔구요.
이제 보약이라면 지긋지긋하고 신물날 정돈데 결혼 후엔 시댁에서까지 보내니 죽을 맛입니다.
그렇다고 입이 짧은 것도 아니고 밥 먹고 케이크나 햄버거 먹을 정도로 식욕 왕성해요.
원체 마른데다 골격도 외소하니 체력은 확실히 남들보다 부족하다고 느끼는데 운동도 하구요.
3년 넘게 다닌 헬스장 트레이너분도 이렇게 근육량 안 느는 사람 처음 본다고 하는데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시부모님에 시누까지 돌아가며 전화 문자 카톡 난리나니 돌겠어요.
절대적으로 제 편일 줄 알았던 남편까지 합세하니 차라리 혀물고 죽고 싶네요.
저희 남편이요, 제가 좀 게으르고 귀찮은건 싫어해서 퇴근하고 누워있으면 밥차려 주던 사람이에요.
맞벌이다 보니 주말에 몰아 빨래, 청소 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통 남편이 다 해줬구요.
출근하면서 쓰레기 버리는 것조차 봉투 한 번 저 안주던 사람인데.
시댁에서 이러쿵 저러쿵 하면 처음엔 '살찐 여자는 별로야' / '난 우리 ㅇㅇ(저)이 지금이 제일 좋아' 하던 놈이
이젠 '그래, 살 좀 찌워 너무 마르면 별로야, 나이도 있고 아기도 가져야 되고'
한 술 더떠 바스트가 있어야 옷맵시도 살고 그러지, 이러네요.
제가 그 부분에 제일 스트레스 받아 하는 거 알면서도 살찌면 바스트도 크려나? 이러고 있어요.
몸이 무슨 찰흙인형도 아니고 원하는데만 척척 붙였다 싫으면 떼고 그럴 수 있나요?
그럴 수 있으면 저딴 말 하는 놈보다는 나은 놈이랑 결혼했을 수도 있겠네요.
하도 제 몸매가지고 지 혼자 주둥이로 지지고 볶고 난리 치길래 그럼 수술하게 오백 달라고 했습니다.
근데 그건 또 싫대요. 실리콘은 만지는 느낌이 이상할거 같다나.
그럼 자가지방 넣게 해마다 오백씩 달라고 홧김에 질렀더니 자긴 얼굴, 몸에 손대는 사람 싫다고.
나더러 도대체 어쩌라구, 소리 빽 지르고 먹던 귤 던지고 나왔어요.
친구 불러다 맥주 한잔 하다 일단 친구네로 왔는데 진짜 진절머리 나요.
살 찌우라는 소리만 들으면 삼켰던 음식도 뱉고 싶은 심정이에요.
제가 먹을 걸 워낙 좋아하고, 고만고만한 남매들 사이에서 자라 식탐이 강한데
이걸 아는 친구한테 말하니 정말 심란하구나 하며 토닥여주네요 하...
불과 반년 전만 해도 찰떡같이 제게 붙어 커버 치던 때만 해도 살만 했는데,
끝까지 내 편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어쩌면 좋죠?
두들겨 패서라도 고쳐 쓸까요? 일년 만에 이혼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