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늦은 시간까지 술잔을 기울이며 친구 곁에 울다 지쳐 집으로 돌아와 또 울다 잠이 들었습니다.
잠들며 생각했습니다.
내가 다시 눈을 떴을때 헤어지겠다는 이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면 눈뜨자마자 전화해서 헤어지잔말을 할거라고...그리고 그렇게 했습니다.
5년을 알았고 4년동안 사랑하는 사이로 지냈습니다.
너무 따뜻한 사람이었고 날 아껴주었습니다. 아버지가 반대해도 몰래몰래 사랑을 키웠습니다.
가끔은 사랑해서 다툼도 있고 협박처럼 헤어지잔 말 내뱉었지만 진심이 아니었기에 다시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대학 3학년 철모르던 22살 사랑을 시작했고 26이 된 지금 그와의 사랑을 끝내려고 합니다.
한시간 넘는 거리를 매일 같이 바래다주고 길거리에 내운동화끈이 풀리면 망설임 없이 그자리에서 내운동화 끈을 메어주던... 그런 사람을 전 이제 떠나려고 합니다.
너무 착한 사람이라 더 가슴이 아픕니다. 난 그 사람의 첫사랑이긴하지만 그에게 처음 이별이란것도 처음 알게 해준 사람이 될것 같습니다.
배신한다는게 두려웠습니다. 다른 남자가 생긴것도 아니고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아서도 아닙니다.
너무나 현실적인 ...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나날이 날 힘들게 했습니다.
졸업한지 2년이 지난 지금 그는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 안정적인 직장에서 한눈 팔지 않고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그를기다리려고 했습니다.
우리 아버지한테 인정받으려 공무원 공부도 시작했던 그 입니다. 그가 합격하고 둘다 안정적인 직장을 얻게 되면 행복할거라 믿었습니다. 아버지한테 인정받을거라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계속 되는 낙방...
농담삼아 이번에 떨어지면 나 도망 갈거라고 했지만 어느정도 진심이었나봅니다.
한번 두번 ... 시험이 되질 않고...
3월 공무원 많이 뽑는다고 하네요 정말 간절했습니다. 꼭 되었으면 좋겠다고...
갑자기 그사람의 어머니가 많이 편찮으시다고 합니다. 아들 둘의 장남인 그... 일분일초가 아까운 이시기에 둘도 없는 이 좋은 기회에 가정에 좋지 않은 일로 공부를 잘 할수가 없습니다.
그의 어머니가 많이 편찮으신데 어머니보다 전 그가 더 걱정되고 내 미래가 더 걱정 되었습니다.
친구들은 의사, 세무사 벌써 시집들 간다고 하나둘씩 연락이 옵니다.
친구들이 말합니다. 4년 사귀었는데 뭐하냐고..아직 집에 인사도 못시켰습니다.
오빠 잘지냐? 취직했냐?고 물으면 어느때부턴가 뭐라 답을 해야할지 몰라 머뭇거려야 했습니다.
분명 서로 사랑하고 잘 지내는데, 오빠가 부끄러워서도 아닌데... 잘지낸다 하면서도 뭔가 주눅들고 할말이 없어지는건 어쩔수 없었습니다.
오빠는 우리 아버지가 싫어하는 조건을 다 갖췄습니다. 아버지를 실망시켜드리고 싶진 않았지만 그래도 오빠를 사랑하는 맘도 포기가 되지 않아 여태껏 견뎌왔는데...
이런 말도 안되는 여러가지 이유가 복합이 되어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그에 대한 제 사랑이 너무 적었나봅니다. 닥치는 현실앞에 한순간에 무너져 버리니깐요...
헤어지잔 내말에 할말을 잃은 그... 정말 이렇게밖에는...
더이상 자길 사랑하지 않냐는 말에 그렇다 말했습니다. 이젠 사랑이란 감정보다 현실에 눈이 멀어버린 저이니까요...
정말 이러는 이유가 뭐냐는 말에... 그냥 모든 상황과 오빠의 모든게 싫어 졌다고 했습니다.
4년의 인연이 한통의 전화로 끊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가 눈이 아프다고 했습니다.
나에게 너무 화가나서 눈이 아프다고 합니다.
한번도 오빠의 눈물을 본적이 없습니다.
때론 그런 그가 너무 차가운 사람 아닌가 생각했지만 ... 그만큼 감정을 함부로 싫지 않는 사람입니다. 아마도 눈물이 나는걸 눈이 아프다고 말한것 같습니다.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말은 "두고봐라..." 였습니다.
그도 제가 이런 이유를 잘 알고 있나봅니다. 그가 꼭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씩 준비할게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그와의 흔적을 지워야하니깐요
4년의 흔적들을 지워나가는 동안 정말 많이 힘들고 보이는 걸 다 지운다고 해서 마음까지 다 지워지는건 아닌걸 알기에... 많이 두렵습니다
이런 제게 돌팔매를 던지고 싶은 분들 많겠죠... 그 돌팔매를 좀 맞으면 그에 대한 죄책감이 좀 덜 할까 싶기도 합니다. 그는 나에게 모진소리 한마디 안했으니까요.. 그게 더 죽을만큼 미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