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실지 모르겠어요.
삼형제 중에 둘째며느리이고, 교육대학원 나와서 기간제 선생님 하는 형님에게
전문대 졸업하고 편입했다고 해서 무시 당하는 와중에,
도련님이 결혼하려고 하는 여자분이 박사라고 했던 그 글쓴이에요.
그 글 올렸을 때 정말 많은 분들이 따끔하게 자존감 키우고 형님한테 할말 다 하고 살았으면 좋겠고 형님이랑 동서랑 편 먹고 더 괴롭히거나 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댓글까지 정말 감사했습니다.
시댁에 인사하러 오기 전에 형님내외랑 저희내외 따로 만나서 인사 했고,
그리고 지지난주에 도련님 결혼하실 여자친구분 시댁에 인사하러 와서 잘 다녀갔구요.
댓글에 걱정해주셨던 것과는 다르게 예상치 못했던 부분에서 위로받은 것 같아 좋았어요.
물론 형님은 기분 나빠 보였지만 저는 정말 천군만마 얻은 그런 기분이랄까요.
간단히 말씀드리면 전문대에서 일반대학에 편입하기 정말 힘든데 대단하다, 노력이 없으면 기회도 얻지 못하는데 그렇게 공부한 것이 아깝다. 더 공부할 생각은 없는지, 하고 싶은 것은 없는지 물어봐주고 자기가 공부한 분야와 달라서 배울 것이 많을 것 같다 등등... 굉장히 예의바르고 어른스러웠어요. 정말 말 한마디가 사람을 이렇게 달라지게 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요. 시댁식구 다같이 모인 곳에서 소외되지 않는 주제로 대화해 본 것이 시댁에서는 거의 처음인 것 같아 집에 오면서 울었고 남편이 그래도 형수님 때문에 마음고생 한거 안다며 토닥혀주긴 했는데, 지금와서 미안한 척은 개뿔...
그래서 좋게 도련님 결혼 잘 진행되고 댓글처럼 형님이랑 도련님 여자친구랑 저를 더 괴롭히는 상황으로 가지는 않겠구나 다행이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엉뚱한데서 일이 터지는거에요...
도련님 대학원 나와서 연구원 다니시는데, 가끔 학회 같은 거 있을 때 가족 동행이 허락되는건지 아니면 예약이 가능한건지 여하튼 그렇게 해서 제주도도 한번, 겨울에는 평창도 한번 따라간 적 있었거든요. (자세한 내용은 잘 몰라요, 저랑 남편은 따라간 적 없어요. 도련님 일하시는 곳인데 놀러 따라간다는 게 말이 안되는 것 같아서요.)
그런데 도련님 여자친구가 유럽에서 학회가 있어서 가는데 도련님이 휴가 아꼈다가 같이 갈까 고민했는데 교수님이랑 연구팀 몇명이 같이 가는거라 안 가기로 했다고 하니까 형님이 아까운 기회인데 어차피 가족 동반 가능한 거 아니냐면서... 그리고 교수님이랑 연구팀이 같이 간다고 왜 못 가냐고 하면서 심부름 하러 따라가는거라 눈치보여서 못 따라가는거냐고 했다가 도련님이 엄청 화냈어요.
지금 누구(도련님 여자친구)를 뭘로 보는 거냐고, 이제 졸업하면 박사고, 1저자로 학회 발표하러 가는거라고, 형수님이 그 학회가 뭔지는 아시냐고. 형수님은 대학원 다니면서 교수님 심부름만 해서 다른 대학원생들도 다 그런거라고 생각하냐며 한말씀 하시는데 솔직히 도련님 좀 멋있었어요.
형님이 계속 말도 안되는 흔치 않은 기회인데 해외학회 따라가면 안되냐 하시는데, 아직 가족도 아니고, 다른나라에서 하는 학회라 우리나라와 사정도 다를텐데 그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것 같거든요.
도련님 여자친구 시부모님도 너무 마음에 들어하시고 얼른 결혼시키고 싶어하시는데,
형님 때문에 도련님 결혼 깨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불안감에 겁나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