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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서 나가라는....친 아빠....

미치도록 |2004.01.28 11:35
조회 1,734 |추천 0

안녕하세요.

저도 이 곳에서 공감하는 부분도 많고 하여 항상 와서 눈팅만 하고 가다가 요새 하도 답답한 일도 있고 해서 글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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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저와 제동생들이 아빠에 대해 기억나는 건....술주정과 폭력.....손폭력은 기본으로

특히 언어폭력이 무지막지할 정도로 심했습니다. 

공무원이셨던 아빠는 매일 밤 술에 쩔어 오셨고, 없는 살림에 술에 넘어져 부러진 이빨도 여러 번 하셨고,

친구들 데리고 오셔서 엄마한테 '술 좀 따라봐라' 이러는 건 부지기수였고,

한 달 월급중 반이상이 술외상값으로 나가는 게 다반사인지라,

엄마는 뜨게질에, 배달일에 부업을 많이 하셨죠ㅡㅡ;;

 

그러 던 와중에 술과 폭력이 점점 심해지드니 퇴직하시고 연금으로만 버티고 계셨습니다. 

막노동도 한번을 안 나가더군요..

술에 쩔어 병원에도 몇 번 입원하고, 끊는다고 다짐을 하지만 3일을 못 넘겼구요.. 

 

엄마 혼자 식당에 나가시길 2년....

제가 고등학교 졸업할 때쯤, 저희의 등쌀에 함께 이혼을 선언하셨지만...

결론은 같이가 아닌 혼자 나가시게 되었습니다.  지방 이모네에 얹혀 살면서 또 식당에 나가셨죠..

돈 벌어서 저희랑 같이 산다고..ㅜ.ㅜ  저희가 넘 무지했던 거죠...

 

아빠 밑에서 살림을 하고 있던 중...

제가 당시 대학생이 되었고, 밑에 여동생은 고등학생. 막내남동생이 중학생이었죠..

아빠의 술 주정은 더 심해졌고, 남동생의 자꾸 삐뚤어져 행동하려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더는 안 되겠다 싶어 엄마의 도움으로 동생들을 데리고 나왔습니다.

그나마 제가 지금까지 살았던 인생중에서는 가장 편안한 생활들이아니었나 싶네요....돈이 없어서 라면 한 개를 못 사먹어도 말이죠..마음만은 편한...

 

그러나 아빠의 인생은 폐인이나 다름이 없었네요..항상 술과 함께....

 

그 모습을 보니, 안쓰럽더군요...피는 못 속이나 봅니다......

살고있던 집에 술 먹고 찾아와서 행패가 심해져 주인 집에 눈치가 보이기 시작하면서....몰래 근처로 이사가 살았죠....차마 같이 살지는 못하겠고, 시간나는 대로 빨래, 밥 해드리며...살았습니다.

 

그러길 4년쯤....

아빠가 변해가는 걸 느꼈습니다. 절에 다니신다더니 술도 적게 드시는 거 같고, 말도 전 보다 따뜻하게 하시고, 저희한테 잘할려고 하는 게 보였습니다. 

 

아빠의 대한 미움보다는 연민이 느껴질 때....전에 보증을 섰던 게 일이 안 되려고 했던지 빚이

생겨버렸습니다. 집도 처분하고, 우리방 보증금도 빼서 조그마한 방에서 같이 살게되었습니다.

처음엔 다 좋았습니다. 아빠는 술도 집에서만 우리랑 살짝만 드셨구요...

그런데...역시 얼마 못 가더군요...새벽에 자다가 술 때문에 응급실과 경찰서로 달려간 게 몇 번이 되죠..

그래도 더는 갈 데가 없어 살고 있었는데...

 

대략 2년 후...

어느 날, 한 아주머니를 소개시켜 주십니다.

같이 살고 싶으시답니다.

 

저희가 그 아주머니께 물어본 건 달랑 하나입니다.

"저희 아빠 술...주사 심해요...보셨어요?"

보신긴 본 모양인데,  별로 심각하게 생각 안 하더군요..훔...

그 아줌마 딸만 셋이더군요..-_-;;;  저 보다 두 살 어린 큰 딸은 혼자 돈 벌어서 미국 유학갔답니다.

대단합니다. (-.-)=b   막내가 중1이구요...

 

이렇게 해서 일곱 식구가 작년 11월에 모였습니다. 좀 더 큰 집으로 이사했고...

제가 관리하던 아빠 연금은 말 한마디없이 그 아줌마한테 넘어가더군요...서운하긴 했지만...당연한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빠는 지방에서 일을 하십니다. 주말에만 오시죠...

일주일에 서너번은 술먹고 새벽에 전화합니다...아줌마가 간신히 또 간신히 처리하죠..

 

그런데 이 아줌마...미치도록 짠순이 입니다...켁....

난방비 아낀다고 기름도 잘 안 땝니다. 집에 쥬스 하나 사 놓는 법이 없습니다.

이제 대학교 1학년인 남동생이 차비가 없어 고민하다 오천원만 달라고했는데..카드값이 어쩌구, 이번달 생활비가...하면서 버스비하라구 천원짜리 꼴랑 한 장만 줬답니다...

두 번 그렇게 당하고 이제 달란 말도 안 합니다. 

그러면서 면허 딴 지 한 달도 안 된애한테 대리운전하자고 합니다....쩝....

그리고 여동생이 직장을 옮길려고 이력서를 내고 있는데....

아줌마 왈....'돈 많이 주는 데로 가'....몇 번을 말하더군요....

저한테는  '적금 많이 해 놨어?'   '얼마나?'   '언제 시집가게?'    '천천히 가, 돈 모아서..'

집에서 가끔가다 치킨, 피자 시켜먹으면 우리 돈 많아서 시켜 먹는 줄 압니다.

한 번은 친척분들 저녁 식사초대를 했는데, 반찬이 달랑 국과 마른 반찬들 뿐입니다...

평소에 기름기 있는 거 안 해 줍니다. 가끔가다 계란 후라이..-_-;

국은 항상 우거지국아니면 미역국....고기는 아줌마가 안 좋아해서 안 해 주는 거랍니다...에효...

요리도 엄청 잘 못합니다...제동생들 아침마다 굶고 나갑니다.

아줌마 없는 저녁은....이제 전부 제동생들이죠....전부 4명...과 함께 포식하는 날이죠..ㅋ

 

<참고로 말씀드립니다. 아빠는 지방의 회사 이사로 계시면서 월급만 250만원정도고, 한달 특근비만 해도 150만원이 넘습니다. 그리고 연금도 100만원정도 나옵니다.  제 동생과 저는 직장생활하고 있구요.>

 

 

문제는 이제부텁니다.

 

제가 사귀던 남자친구네 집에서 결혼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저는 그 집에 인사도 드리고 했지만, 남자친구는 저희 집에 와 보지도 못했거든요...자연스럽게 구정설날에 인사오는 것으로 이야기와 나와 아줌마께 먼저 상의를 드렸습니다.

 

아줌마 한숨 부터 쉽니다....돈도 없는데....드릴려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어이없습니다. 그 자리에서 돈 드리면서 부탁드렸습니다. 같이 산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무척이나 서운하더군요...

 

어쨌든, 설날 저녁에 초대를 해 놓았습니다.

 

그 전날에 시골에 가서 차례를 지내고 그 다음 날 저는 동생들과 먼저 올라왔습니다. 아빠는 아줌마랑 인사 드릴 데가 있다나요....집 청소도 다 해 놓고,  대충 음식 재료만 준비 해 놨죠...아줌마는 주방에 누가 손 대는 거 별로 안 좋아해서 음식도 잘 못해 먹습니다.

 

그리고 나서 저는 먼저 집에서 나와 남자친구와 만나고 있었습니다. 남자친구가 갈비를 사가자고 하는 말에 엄청 좋아라하고 있는데....여동생한테 전화옵니다.

 

'언니! 어댜? 집에 오빠랑 오지마..아빠 술먹고 왔어!!!'

 

저 쓰러집니다......미칩니다...

 

한 동안 멍하니 있다가, 동생들이 집에 있기 싫다고 데리러 오라고 합니다. 남자친구는 집 밖에 있고, 저만 들어가서 데리고 나올려고 들어갔는데......가관입니다.  아빠 제대로 걷지도 못하면서 얼굴을 미치도록 빨갛고 소리만 지릅니다. 남자친구 데리고 오라고, 얼굴 봐야겠다고.......

아줌마한테 한마디 했습니다. 왜 안말렸냐고...아줌마의 말이 더 기가 막힙니다....

 

'드시는 걸 어떻게 말려....'

 

환장합니다. 사람 초대해 놓고.....여동생이 어이없어 한 소리합니다.

'만약에 아줌마 큰딸이 결혼할 사람 데리고 오는 데 그때도 아빠가 술 마시면 안 말리고 그냥 두실거냐고...'  아줌마 말 못합니다.

동생이 따지니까 아빠가 왜 엄마한테 머라고 하냐고 소리 버럭 지릅니다...나 참....

그리고 또 한마디.....

 

'우리 집에서 나가!!!!!!'

 

우....우리 집에서 나가랍니다.....저희는 가족도 아니었나 봅니다. 

 

동생 나간다고 소리치면서 나가는 걸 아빠가 뒤에서 밀어 이층 계단에서 굴렀습니다. 정신 못 차리고 있는데,  꼴랑 '입원 시켜' 이 한마디 하고 들어갑니다.  세상에...이게 아빠라는 사람 맞습니까?!!!!

 

제 남동생, 여동생, 남자친구 그리고 저는 그 설날 당일에 병원 응급실에서 서러워하며 밤샜습니다.

전화 한 통화도 안 옵니다.

그 다음 날 갔드니 아줌마가 동생한테 오만원씩이나 주면서 미안하다고 머 사먹으랍니다...쩝....

그리고 둘은 웃으며 팔짱끼고 아줌마네 친정으로 가더이다...

 

이게 이번 구정 연휴에 일어난 일입니다....

배신감과 서러움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네요....다시 이 집에서 나오려고 합니다.

 

 

에효...길이 너무 길어졌네요..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디다 하소연 할 때도 없어서 답답한 맘에 써 봤습니다.

모두들 좋은 하루 보내시구요..올 한해는 전부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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