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매번 눈팅만 하다가 오늘은 글을 쓰게 되었네요.
어제 저녁 10개월 정도 일 한 곳에서 사장(학교 선배)과 한판하고 그만두었습니다.
속시원 하면서도 그동안 열심히 일해 왔던 것에 먹먹해 글을 적어 봅니다.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고 욕하시면 수긍하고 무관심이시면 눈물나겠네요(--)(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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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공무원 시험 면접에서 낙방하였습니다.
너무나도 절망하고 있을 때
5월경 학교 선배가 역세권에 프렌차이즈(?죽&비빔밥)를 창업한다고 같이 일하자는
제의가 들어왔습니다.
장인이 건물주로 있는 역세권에 위치한 건물에서 개업을 하고
주변에 중형 병원도 3군대나 있어 이건 되는 사업이겠구나 생각하고 승낙했습니다.
10시~21시 근무에 세후 210을 맞춰주겠다는 제안이었고
근무 내용을 자기랑 같이 홀을 보다가 주방이 바빠지면 주방일 도와주는 식의
일명 핑퐁이었습니다.
오픈 전에 건물주 장인, 사장(선배), 저 이렇게 3명이서 식사를 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제안의 내용 중에는 이 사업이 자리를 잡으면 매장 운영을 너한테 맞기고 사장은 다른 사업을 하게 될 거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일하면서 확인한 것은
장인과 사장은 '알바는 쓰다가 버리는 도구' 라고 자기들 입으로 말하는 작자들이었다는 것입니다.
전후 사정은 너무 넉두리라 차치하고 제가 당한 부분을 시간순으로 적어 보자면
0) 6월 부터 영업을 시작하였지만 근로계약서는 2018년 1월에 처음 작성
1) 같이 열심히 매장 키워 보자던 사장은 저를 포함 주방에서 난리를 치고 있어도 핸폰 게임하고
책보고 여유부림. 혹은 홀 매니저랑 노가리를 까고 있음.
2) 장사가 안 된다고 10시 출근 -> 9시에 출근으로 변경.
(근로계약서에는 10시 출근 21시 퇴근으로 작성)
3) 오픈 초 토요일 매출이 너무 안 나오니 주방을 저 혼자서 하라고 함. (설거지, 음식, 소분 등.
사장의 서포트 전혀 없음)
4) 근로기준법에는 주 1회 휴무가 의무화 되어 있는데 사장은 월 4회라고 착각 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1주는 쉬지말고 일하라고 해서 근로기준법에는 이렇게 되어 있다고 했더니
"지금 법대로 하자는 거냐?"라는 어이없는 소리를 하더군요.
5) 매출이 안 나온다고 배달을 시작했습니다.
원래 ?죽은 홀과 포장만 있는데 배달까지 추가되어 성수기에는 5분도 앉아 있지 못 하고 내내
주방에서 일해야 했습니다.
6) ?죽&비빔밥의 조리자 몸 갈아서 쓰는 조리 방법(밥을 감자누르게로 힘으로 으깨야 해서 손목
이...)과 죽&비빔밥&뚝배기&만두&떡볶이 등 50여가지의 수많은 메뉴,
여기에 환기가 전혀 안 되는 열악한 주방 환경으로 아줌마들이 수시로 그만뒀습니다.
그로 인해 핑퐁이어야 할 저는 주방에서 12시간 30분(9시~21시 30분) 풀로 일하도록 몰아
넣었졌습니다.
7) 12시간 30분을 일 함에도 휴게시간이 전혀 없음.
10월 경에 몸이 너무 힘들다고 휴게시간을 달라고 했지만 다른 프렌차이즈는 쉬는 시간 안 준
다, 손님이 안 오는 시간이 쉬는 시간이다 라고 답변을 하더군요.
그래도 강하게 계속 주장하자 장인까지 쉬는 시간 주겠다고 했지만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결국 그만두게 된 어제까지 휴게시간을 안 줬습니다.
대충 이정도가 제가 그동안 일 해온 환경입니다.
그래도 열심히 하다보면 좋은 일이 있지 않을까.
정말 내가 이 매장을 운영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참고참고 또 참았지만
이건 아니다 싶어서 어제 저녁 퇴근길에 사장에게 말했습니다.
본인 : 사장님 저 언제까지 주방 풀로 일 해야 하는 건가요?
사장 : 뭔 소린데?
본인 : 아니 처음에 제시 했던 거하고 많이 다르잖아요.
사장 : 뭘 바라는데?
본인 : 계속 주방 풀로 일 해야 하면 그만 두려구요.
사장 : 허... 그러던가 너 마음대로 해.
그런데 너가 근로계약서 위반 했으니 그거에 대한 건 너가 감수해라.
본인 : 하하... 사장님 지금까지 근로기준법 안 지키셨잖아요?
사장 : 아 XX. 나오기 싫으면 내일부터 나오지 말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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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 10개월 간 일 해온 제 마지막이었습니다.
집에 오면서 이렇게 후련하면서도 먹먹하더군요.
저런 것들한테 뭘 기대하고 노예처럼 하루 12시간 30분씩 일을 했는지
흙수저이고 무능력한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하네요.
정말이 이 현실 사회에서 이리치이고 저리치이며 열심히 살아가시는
직장인분들 사업가분들 취준생분들 학생분들 너무나도 존경스럽습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