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제가 참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결혼할 때 시댁에서 조금만 같이 살다 돈 모아서 더 넓고 좋은집으로 분가하자는 소리를
철썩 같이 믿고 합가를 시작했어요
제 나름대로 그때는 커리어도 있고 워낙 합가에 대해 말을 많이 들어서 나름 계약서 비스무리한것도
다 있는 곳에서 작성하고 들어갔어요
시부모님이 작성할 때 내심 섭섭해하셨지만 그래도 이래야 분란이 없다고 작성했구요
내용은 뭐 그때 생각없이 여러 인터넷 사이트 보고 적은것들이었어요
결론적으로 지켜진건 하나도 없지만- 요즘 여기에 합가에 대한 글이 많이 올라오는 것 같아서
그냥 제 개인적인 합가에 대한 경험담 적어보려구요
시간을 되돌린다면 저는 절대로 합가하지 않을거에요 이제야 겨우 자유가 되었는데 정신이고
몸이고 모두 만신창이에요
1- 혼수와 집안일
시댁은 빌라 한층을 다 터서 사셨기 때문에 처음 어머님께서는 니가 쓸 가전은 어디어디에 놓고
같은 집이지만 살림은 엄연히 두집이니 따로 쓰자고 하셨어요
1년 후? 경계가 없어졌어요 예를 들어 냉장고를 따로 썼다고 하면 냉장고 꽉 찼다고
제 냉장고로 옮기기 시작하더니 국물은 다 흘려놓고 닦지도 않고 냄새나는 것들을
가득 채우시고 야금야금 시댁 냉장고가 됐네요 닫을때도 내께 아니니 쾅쾅 닫으시고
음식점 스티커같은거 덕지덕지 옆에 붙여놓으시고. 산지 2년만에 헌냉장고가 되어서
나올 때 다시 샀어요 세탁기는 2년 정도 지나고 시댁꺼 낡았다고 상의한마디 없이 버리시고는
저희껄 쓰셨구요 걸ㄹ .ㅔ랑 신발도 넣고 돌리셔서 저는 모아놨다 빨래방가서 돌렸어요
집안일은 처음에 일을 하기때문에 저는 아침은 못차려드린다, 저녁도 회사에서 먹고올거다,
주말에는 제가 차려드릴거고 저희 화장실이나 방은 제가 몰아서 주말에 청소하겠다 했는데
처음엔 잘 지켜졌어요. 점점 시간이 지나니 "아침에 아버님 국만 데워드려라"부터 시작해서
후반에는 거의 다 제가 차렸구요, 청소도 처음엔 안그러시더니 점점 "방이 이게 뭐니, 화장실이
이게 뭐니" 하면서 한숨쉬고 잔소리 폭풍.. 결국 3일에 한번씩 청소했어요
아침밥이나 이런건 진짜 도와드리는거고 뭐고 시작도 안하는게 좋을 거 같다고 생각해요
2. 손님
저희는 큰집이라 친척분들이 진짜 한달에 2,3번씩 왔어요
직장일 하면서 일부러 늦게 들어가기도 했는데 그런날은 친척들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그랬어요
진짜 짜증나는건 시어머니 보다 주위 친척들이 "아니 며느리도 봤는데 왜 혼자해" 이런 말들
제 친구들이나 친정은 부르지도 못함 (눈치보임) 게다가 친정 가거나 친구 만나러 가는것도
한달에 2번만 나가도 엄청 눈치줌
그리고 한달에 몇번씩 친구분들이 오셨는데 오시면 평일에 기본 새벽 2~3시까지 있다가심
담날 출근해야되는데 우리집도 아니니 싫은 내색도 못하고 앉아있다 자러 들어가도
시끄럽고 계속 불러내는 통에 짜증났고 주말에도 친구분들 집에 오신다고 하면
몇주전부터 그날 약속잡지 말라고 함 목적은 수발들게 하려는 거겠지만 말은 며느리 자랑하고
싶다고 하심 약간 친구들 사이에서 '나 며느리 이렇게 부려먹고 왕대접 받으면서 산다'
라는걸 어필하고 싶으셨던 듯.
3. 생활비
분명히 처음에 들어갈 때 저희 돈 모아야하기때문에 죄송하지만 기념일 빼고는 용돈 못챙겨드린다
저희 먹을건 저희가 알아서 먹을거고 생필품도 저희가 살테니 생활비도 못드린다 하는 조건으로
들어간건데 첨엔 그렇게 생각하시더니 점점 눈치를 주심
"우리 칫솔도 떨어졌는데 너희것만 사왔냐, 과일을 살거면 많이 사지 누구 코에 붙이냐"하면서
피도 눈물도 없는 썅x을 만듦. 특히 우리 냉장고를 쓰시면서 점점 우리 먹으려고 사둔건
가져가심 경계 없어짐 / 생활비면에서도 관리비 엄청 많이 나온다고 한숨을 푹푹 쉬심
우린 맞벌이라 집에 안붙어있음, 합가 전 후 비교해도 2,3만원 차이남
애초에 그거 다 감수하고서라도 같이 살고싶으시냐 했을 때 너희 돈모아야되니 우리한테
의지하라 하시던분들이었음 결국 한달에 50만원씩 그냥 드림
그리고 친척들 경조사 갈 때 꼭 봉투 주시면서 "지금 현금찾을 시간 없으니 여기 우리꺼까지
넣어라, 오는길에 찾아주겠다"하셔놓고 입 싹 닫으심 ㅡㅡ
전날 미리 돈 찾아놓으셨냐고 물어보면 내일 나가면서 찾으면 된다고 하시고는
항상 빠듯하게 준비하시거나 지갑을 놓고왔다, 이런저런 핑계로 끝까지 우리가 내게함
첨에 계획했던 대출없이 집살 돈모으기는 달성하기 힘든 계획이 되버림
4. 붙어있는 꼴을 못봄
애를 만들어라 만들어라 하시면서 밤이건 새벽이건 상관없이 문을 벌컥벌컥 열고 들어오심
문을 잠그고 자면 왜 답답하게 문을 닫고자냐고 젖가락으로 문에 있는 구멍에 넣어서
문열어놓으심 나중에는 그 문고리에 잠금장치(긴 쇠같은거)를 아예 돌려서 빼버리심
사서 껴놓으면 또 없어짐 시어머니가 빼놓은거 100%
그리고 친구랑 비밀얘기 통화하고 있으면 자기 욕하는줄 알고 괜히 문앞에 서성이시고
"그게 어딨더라" 뭘 찾는척 하면서 방을 왔다갔다하심
5. 외출
합가하고 데이트는 꿈도 못꿈. 둘이 영화 3번정도 본듯함
어디 갈 때는 꼭 얘길하고 가야했고 여행갈때는 꼭 같이 가야했음
신혼이 날라감
배달음식이라도 시켜먹으려고 하면 둘이 있을 때 2인분 시키던거 당연히 4인분 시켜야함
돈 모아야해서 부담스럽기때문에 잘 안시켜먹음. 근데 시댁에서 가끔 시켜드시는데
우린 안먹음에도 괜히 2,3인분 더 시켜놓고 나나 신랑보고 나가서 받으라고 함
괜히 벨 울리면 바쁜척하시고 계산은 꼭 우리가 하게 함
등등 지금 생각나는건 여기까지임
물론 들어가서 산 내 잘못이 제일 크지만 나중에 분가할 때 거의 연 끊을만큼의
싸움이 오갔을 때 시어머니가 분가시키기 싫어서 너희 돈 못모으게 한거다
라는 말을 들었음 그때 정이 진짜 확 떨어짐
처음엔 그냥 가슴이 답답하기만 하다가 이런저런 시집살이 아닌 시집살이 눈칫밥을 몇년동안
먹게되니 우울증에 좀 더 지나서 조울증까지 옴
진짜 죽겠다싶어서 시모가 하는말 다 받아치고 소리소리 지르면서 분가함
첨에 대출 없이 집사기가 목표였는데 대출없이 집사긴 개뿔 돈이 둘이 사는거에 두배이상 들어서 처음에 모아놨던 돈에서 야금야금 쓰고 대출을 더 받게됨 ㅡㅡ
남편은 힘들다는 말만 들었지 이정도로 심각한줄 몰랐다며 이제서야 분가에 적극동참함
남편도 병신인건 맞지만 여러가지 사정으로 용서해주게되었음
대신 시댁이랑은 연끊는다는 각서를 받았고 전화 차단 하고 시댁은 그 뒤로 한번도 안감
솔직히 정말 내가 바보같은건데 천사같은 얼굴로 합가하자고 하는 시댁에 넘어가는 사람 있다면
정말 머리채 잡고 끌고오고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