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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와 맥주사이 119편

줄무늬원피스 |2018.07.24 04:31
조회 4,710 |추천 29
안녕 여러분
약속 못 지켜서 정말 미안해요.
그치만 정말 바빴어요.
저도 졸업을 앞두고 있어서 이것저것 해야할 것들이 너무 많아요...
누가 못찾고 있는 제 일자리 찾아주실 분?
허허...오빠는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라는데
사람 맘이 그게 되나요.

4월엔 교생 실습 갔다왔어요.
고딩 때 교생선생님 오시면 막연하게 엄청난 어른 같아보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아직도 애였어요.
귀여운 큐티뽀쟉이들이 선생님,선생님하는데 어찌나 귀엽던지 막 매점에서 간식 사다가 안겨주고 튈 뻔했어요.
고사리 손은 아니지만 예쁜 그림도 그려주고 손편지며 롤링페이퍼도 어찌나 정성들여 썼는지 울 뻔 했어요.
그 사이에 중간고사도 껴 있어서 진짜 울 뻔 했어요.

5월은 과제폭탄이었어요.
잠도 줄여가며 공부하니까 오빠가 자꾸 수험생 자식 둔 것 같다며 방엔 간식을 넣어주더라구요ㅋㅋㅋㅋㅋ
덕분에 살 좀 쪘어요.
으윽 4학년도 팀플은 극혐합니다.

6월은 기말고사 기간이었어요.
시간표를 제가 엉망으로 짠건지 시험을 삼주동안 봤어요. 첫시험과 끝시험이 삼주차이라니...
나한테 왜그러는거야 정말...

7월은 방학이었어요.
집안 어르신들 기념일이 있어 날짜 하나로 모아서 같이 지내기로 하고 강릉이랑 속초로 대규모 가족 여행을 갔어요.
여행 기간동안 저희 부부는 신사임당과 세종대왕이 그려진 노랗고 파랑 종이와 많은 기념품을 교환했답니다.

생선류보다 고기를 훨씬 좋아하는 입맛이라 물회에 큰 흥미가 없었는데 세상에 너무 맛있는 거 있죠.
할머님이 죽 드시다가 아가 먹어보라며 한 가득 주셔서 먹었더니 역시나 존맛이었습니다.
집안에서 아가씨와 조카를 제외하고는 막둥이라 아주 아주 예쁨받으며 지내고 있어요.해피합니다.
스물네살 아가랍니다.아 응애에요ㅋㅋㅋㅋㅋㅋㅋㅋ
가게 이름이 청포수?청초수?뭐 이랬던 것 같아요.
물회가 임팩트가 너무 커서 이것 역시 종이와 큰 스티로폼 박스를 교환했습니다.
오빠 지갑이 곧 우리집 경제사정이라지만 소비는 아주 행복합니다.

제가 준비가 되기 전까지 딩크족으로 사는 동안에는 약간의 욜로라이프를 즐기자고 서로 얘기를 한 상태라 공과금 다 내고 일부 저축하고 남은 돈은 아까워 하지 않고 서로 즐기기 위해 사용중입니다.
그래서 새로 집 램프도 들였지요.이케아 껀데 제 독서용 의자 옆에 두니까 너무 예뻐요ㅠㅠㅠㅠ내사랑ㅠㅜㅜㅜㅜㅜ보는 안목 좋은 것 좀 봐ㅠㅠㅠㅠ

사실 못 찾아온 게 조금은 이유가 있었는데요.
하도 몸 상태가 이상해서 테스트기 써보니까 두줄이 뜨더라구요. 병원가서 확인하고 오만생각이 다 드는데 당시에 몸이 너무 안좋기도 했고 스트레스 때문에 영양실조까지와서 절박유산으로 다시 보내고 나니까 겁이 나더라구요.
내가 부모가 될 자격이 지금 안되서 그런가보다.
내 몸은 아이를 갖지 못하는 건가.
오빠한테 미안해서 어떡하지.
오빠한테 알릴까말까 하다가 알기는 해야할 것 같아서 말하니까 속상했을텐데 왜 말도 안했냐고 그러더라구요.
처음보다는 둘 다 훨씬 담담했어요.
여전히 속상하긴 하지만요.
첫 아이때 많이 무너져서 워낙 기대감이 낮았던지라 그런 것도 있었던 것 같아요.
저희는 잘 이겨내며 지내고 있습니다.

오빠는 애기 없이 둘만 살아도 좋다는데
전 오빠랑 저를 쏙 빼닮은 아이를 갖고싶거든요.
그래서 조금 많이 미뤘어요.
병원도 열심히 다니고 살도 찌우고 운동도 하고 어느정도 직장에서 안정기를 이뤘을 무렵으로요.
(취업부터 해야 할텐데!)
그때까지는 딩크족으로 살려고 합니다.
물론 아예 딩크는 아니에요.
저희 두부도 있으니까요ㅎㅎ
다만 아기얘기는 조금 삼가주셨으면 합니다.
아직 힘들어서요.
양해 부탁드려요

그러다보니 지금까지 왔네요.
항상 너무 바쁘다는 핑계라 미안하고 미안하다는 말 밖에 못해서 더 미안해요.
오면 오는대로 반겨주시고 소식이 없으면 무소식이 희소식이다 하고 잘 지낸다고 생각해주세요.

부디 더운 여름, 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소나기같은
일들만 여러분께 있기를 바라며.
더위 조심하세요~
추천수29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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