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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를 써야할 것 같아서 ... 결혼 6년차 다섯 달 된 남매쌍둥이 글을 썼었습니다.

살림못하는... |2018.08.16 06:40
조회 101,877 |추천 183


아래는 지난글링크입니다.

http://m.pann.nate.com/talk/343038719









이어서 쓰는 것이 있다고 들었는데
못찾아서 이렇게 씁니다.

글을 올리고 생각보다 너무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조언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이십만명이 넘게 글을 읽어주시니 ...
처음에는 어떻게 수습하나 ... 아득했다가
아이들보며 틈틈이 댓글을 보며 울기만했는데
점점 이 기회에 지금을 돌아보자고 생각했습니다.

혹시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라는
드라마,책을 아실지 모르지만
그 드라마에서 주인공인 이선균이 인터넷에 글을 써서
사람들의 댓글을 보며 행동하고 또 위로도 받는데
저도 잠시동안 그 드라마속의 이선균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평범한 저에게는 일이 너무 커져서
남편도 이 글을 보겠구나 싶었습니다.

지금 비몽사몽인데다가 핸드폰으로 글을 써서
보시기 좀 불편하실 수 있지만 그래도 써야할 것 같아서 ...

어떻게 말을 꺼내고
어디서부터 말을 해야하는지
뭘 바로잡아야하는지 모르겠지만

우선은 너무 감사드린다는 말 드리고 싶었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저를 위해
이렇게 시간내서 조언해주시고
같이 화내주시고
속상해해주셔서
위로가 많이 됐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날이 선 댓글들에도 제가 혹여 상처받을까 답을 달아주시고
그 마음이 보여 정말 감사했습니다.

다만 제가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많이 속상해해주셔서
그 부분들 중심으로 알려드려야할 것 같습니다.

올린 글이 단편적인 부분이라 굉장히 크게 느껴지지만
저희는 평범한 부부입니다.
남편이 잘못한 부분도 있지만
남편이 잘못했다면 분명 그 원인은 제게도 있을.
그런 감정의 기브앤테이크가 확실한 부부입니다.
일방적으로 한쪽이 당하기만 하는 관계는 아닙니다.
남편이 제게 잘못한 부분도. 실수한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역시 남편을 섭섭하게 한 부분도 있습니다.

육아휴직도
임신 내내 힘들어하는 저를 위해 회사의 눈치가 보였지만
남편이 과감하게 1년 쉰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많은 것들을 해주고 있습니다.
전 글에서 남편이 아이들위주로 생활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청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고
또 이 기회에 회사다니면서 할 수 없던 것(자격증이나 투자공부 등)을 하면서 육아와 스펙 두 가지를 모두 얻기를 바랍니다.
근데 이게 저역시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남편을 응원했고
남편이 열심히 해야 제가 더 칭찬하고 좋아해줬습니다.
저역시 제 경력단절을 막기위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게 쌍둥이를 키우는 집에서는
정상적이지 않다는 댓글이 많아 조금 충격적이었는데
심지어 이 부분이 자작이라 하는 댓글도 봤는데
저는 주변에서 출산하자마자 일을 하는 경우도 많았고
열심히 사는게 좋은거라 생각해서
남편이 자기계발하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제가 그동안 일반적이지 않고 과하게 살림외의 부분에서
열심히 살아야한다고 생각했구나 싶었습니다.

운동을 나가는 문제도
저 역시 나갈 수 있으나 날이 계속 너무 더웠고
제가 집순이라 쉴 수 있는 시간에는
잠을 자거나 요리를 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정적인 활동을 합니다.
그에 반해 남편은 운동을 하며 육아 스트레스를 풉니다.
운동은 늘 제가 먼저 조금 여유있는 시간에 제안을 하고
남편이 괜찮겠냐 여러번 물은 후 괜찮다할때 다녀옵니다.
운동다녀오면 스트레스풀린 모습이 보여서
저도 웬만하면 다녀오게 합니다.

쌍둥이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아이들이 유독 순한 편인것도 아닌데
밤에도 한시간에서 두시간은 내내 울어대는데^^;;;;
저는 그렇게 많이 힘들어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제가 저도모르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기본적으로 아이의 울음소리에 크게 힘들어하거나
예민해지지 않아서 덜 힘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힘들어지는 경우는
남편에게 맡기고 저도 어디든 나갑니다.

일은 제가 좋아서 하는거라 남편은 쉬라고 말립니다.

이렇듯 전반적인 상황이 염려해주시는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이틀간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댓글에서 조언해주신 부분도 많이 생각했고
제 삶을 다시 돌아보았습니다.

남편은 왜 이렇게 화로 가득해졌을까
저는 왜 이렇게 눈치를 많이볼까
우리는 왜 아이를 낳고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하는걸까

...
글을 쓰고 관계를 돌아보고 남편을 관찰?해보니
남편도 일상적으로 제 눈치를 보고 있었습니다.
아이낳기 전에는 서로를 배려하는 부부라 생각했는데
지금은 서로 눈치보는 부부가 되었던겁니다.

제 상태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남편은 산후우울증이 맞는 것 같습니다.
제가 임신할 때 쌍둥이가 제게 무리인데도 억지로 버티다가
위험해진 적이 있어서 조산이지만 무사히 출산을 하니
남편이 갑자기 아팠었습니다.
남편도 잔뜩 긴장해있다가 무사히 출산을 하니
긴장이 풀리며 아팠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남편에게 우울증이 온 것 같습니다.

저는 산후우울증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실 임신이 많이 힘들었어서 임신기간은 우울한 적이 있었지만
지금 육아는 보통은 즐거운 편입니다.
다만 우울해하고 잔뜩 날이 서있는 남편을 보며
저도 같이 긴장해있다가 같이 날이 서버린 것 같습니다.

'최악의 남편때문에 우울해!'가 아니라
'나는 이렇게 행복한데 짜증내는 얼굴을 보면 같이 짜증이 나.
그러니 남편이 없었으면 좋겠어. 옆에서 짜증내니 나까지 우울해질 것 같아. 남편만 없으면 난 기분이 좋아'
가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점점 남편이 곁에만 있어도
짜증이 나고 힘들어졌던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주의적이고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합니다.
남편은 저와 같이 있어줘야 제가 좋아한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그렇게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내니
숨이 막혔던 것 같습니다.
결벽증이 있을 정도로 깨끗한 성격도 아닙니다.
그냥 제가 열심히 살아야한다는걸 지나치게 강조하니
'근데 왜 살림은 열심히 안해?
나만 이렇게 채찍질당하고 힘들어야해?'
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추측합니다.

우선
남편이 임신 출산한 제게 그런 말을 한 것이
아주 큰 잘못이고 저는 그 부분은 상처를 많이 받았기에
이건 아직도 화가 많이 납니다.
다만 그 환경을 만든건 저라는 생각이 듭니다.
몇 년간 잔소리 하나 없이 남편이 집을 치웠고
제가 지나간 자리를 정리했습니다.
그러다가 아이를 가지고 낳고...하며
언제까지 본인이 뒷바라지를 해야하나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한 잔소리들이 하필 시기적으로 제가 민감할 때라
더더욱 가슴에 담아뒀던 것 같습니다.

아마 남편은 제가 왜 힘들어했는지 이유를 모를거고
이만큼 상처를 줬다는 사실도 모를겁니다.
남편과 제가 이 부분에서는 많이 안맞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남편이 요즘 휴직을 하며 돈에 민감해져서
어떻게든 돈을 벌 방법을 강구합니다.

저는 남편과 달리
일은 최소로 하며 가족과 시간을 보내려고 하는데
남편은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어서 부담이 됐던 것 같습니다.

계속
ㅡ내가 공부해야해
ㅡ내가 안하면 안돼
ㅡ내가 재테크를 해야 돼
ㅡ내가 바빠져야해
ㅡ내가 잠을 줄이고 지금 뭔가를 해야해
ㅡ내가 가장이라 돈을 벌어야해 그러려면 운동을 해야해

하면서 바빠하니 저는 아이를 맡길 때마다 더 눈치를 봤습니다.
지금은 오롯이 아이들만 보며 이 시기를 보내야하는데
남편도 모르게 조급해졌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건 결혼 전의 제 모습이었으니
제가 알게모르게 남편에게 부담을 준거겠지요

남편은 보통 남자들처럼 아이가 혼자 잘 놀면 지켜만봐도
놀아주는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시간 틈틈이 살림을 합니다.
이 부분은 제 육아방식을 찬찬히 설명해주고
육아초보라 잘못 알았거나
몰랐던 부분은 알려줘야할 것 같습니다.
우선은 지금 그 조급함을 좀 덜어줘야할 것 같습니다.
그 뒤에 제가 받은 상처를 나누며 회복해야할 것 같습니다.
제 자존감을 짓밟는 말들을 종종 하는건
정말 아주아주 큰 잘못이고
이 부분은 쉽게 해결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저 역시 피해의식이 생겼으니 그냥 두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지금 남편과 제가 눈치를 보는 것은 서로가 아니라
제 성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늘 웃기만하다가 갑자기 관계를 끊어버리는 성향인걸 알아서
남편도 우울증에 조급하고 화도 나지만 그러면서 제 눈치도
보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제가 이 상황을 놔버릴까봐 더 걱정을 했었습니다.
대화를 안해버리고 괜찮다하고 웃기만했던게
얼마나 잘못된건지 알았습니다.
그리고 밤에는 꼭 함께 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아직도 잘은 모르겠고
초보 엄마아빠니 어렵기만 하지만
이게 과도기인건 맞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 싸워서 결국 헤어지게될지
아니면 이 과도기를 잘 견뎌서 단단해질지 모르지만
여기에 조언을 구한 덕분에
좀 더 생각이 유연해지고 넓어졌습니다.

나쁜 사람 몇몇이 한녀 판녀 이래가며 조언들을 무시하는데
저는 그런 말도 안되는 비난들에는 상처받지 않는데
댓글을 다신 분들이 혹시 상처받을까 걱정됩니다.
여기에 글을 쓰는 저도 그들이 말하는 판녀인데 ㅋ
제가 판녀?라 그런지 댓글들에 도움을 많이 얻었습니다.
이런 글을 쓰는 사람과 댓글로 조언해주는 사람들이 판녀라면
이렇게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그냥 판녀해야겠습니다^^

울기만 하다가 문득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과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조언들 되새기고 다시 읽으며
더 지혜롭게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비몽사몽중에 글이 지저분할텐데
읽어 주셔서 다시 한 번 고맙습니다.
날이 더운데 며칠만 더 견디면 시원해질 것 같습니다.
오늘도 기분좋은 하루 보내세요
추천수183
반대수4
베플남자ㅇㅇ|2018.08.16 10:27
둘다 굉장한데. 여자도 굉장하고 남자는 책임감에 눌려 우울증인데도 여자 눈치를 보고. 말이 눈치지 사실배려지. 둘다대단하고 단단해질거라 생각됨
베플ㅇㅇ|2018.08.16 07:35
두분다 좋으신 분들 같아요. 애 낳고 키우다 보면 애들과 많이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불안하고 보상심리도 더 강하고, 날 고마워하지 않는구나 하는 불만도 생겨요. 똑똑한 사람들 같으니 잘 절충해서 풀어 나가길...
찬반ㅇㅇ|2018.08.16 10:57 전체보기
여자분 남편이 너무 가스라이팅 해서 지금 정상적 판단을 못 내리시는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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