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글에 올라온 글을 보고 제 이야기 좀 해보려구요,
어렸을때부터 항상 가난했던 친정 덕분에 전 고2때부터 금전적으로 독립을 했어요.현재의 남편을 만나 4년의 연애 후 결혼 할 당시 시댁이고 친정이고 받은 도움 전혀 없이프로포즈 받고부터 둘이 열심히 모아 결혼식을 올렸죠.
글의 이해를 위해 미리 말씀드리자면 제 신랑은 미국인입니다.결혼하고 둘이 상의해보니 미국에서 사는것이 우리의 노후와 자녀의 교육을 위해 낫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최소한의 자금만 모은 뒤 바로 미국으로 건너오게 되었어요.
당연히 그 최소한의 금액은 자리를 잡으며 거의 소진하게 되었고 다행히도 통장잔액이 완전 바닥이 되기전에 몇달동안 취업활동을 했던 신랑이 취업을 하게 되었어요.이때까지도 당연한 것이겠지만 시댁이나 친정에서 받은 도움은 전혀 없었습니다.
미국은 마트에서 파는 음식 빼곤 정말 뭐든지 비싸더군요.2년동안 아파트에서 월세를 내며 지금의 아들도 낳았고 대략 한국돈으로 6500만원 정도의 돈을 모아서 지금 살고 있는 집을 사서 이사를 했습니다.물론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백프로 저희 집이라고 하기엔 좀 무리가 있긴 하네요.
저희 신랑은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큰 불만 없이 너무 열심히 일을 하고 있고저역시 임신 막달까지 일하며 조금이라도 남편을 부담을 줄이고자 노력했습니다.기존에 쓰지도 않았던 가계부도 미국에 오면서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쓰고 있고한국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금전적인 부담에
아들도 3살이 넘는 지금까지 집에서 돌보고 있어요.미국은 만5살이 되어 들어가는 학교부터 정규교육이라 그전까진 백프로 본인 부담이예요.
임신 막달 신랑이 장기출장을 간사이 몸살이 너무 심하게 걸려 미리 생각해두었던 기간보다2주정도 일찍 일을 그만두고 나서는 아직까지 전 전업주부를 하고 있어요.
짧은글로 써서 그렇지 지금까지 심적으로 금전적으로 조금의 여유를 부릴 수 있을만큼자리를 잡을때까지 결코 쉬운 시간은 아니였어요.그렇다고 안스러울정도로 빈곤하게 산건 아니였지만 그 시간동안 신랑과 저 나름대로포기하며 생각도 하지 말자 한게 한두가지가 아니였죠.
수시로 가계부를 들여다보며 저희가 순간 마음놓고 조금의 사치를 부렸으면그다음달은 그 이상으로 그 항목의 돈을 아껴서 적자가 생기지 않게 했어요.
저희 신랑 일이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기 때문에 아무리 티를 내지 않아도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지 저도 짐작하고 있어요.저역시 한국에서 10년 넘게 일을 하며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에 운게 한두번이 아니었거든요.미국에서 했던 일 역시 쉽고 스트레스가 없는게 아니였죠.
전 신랑의 외벌이로 신랑이 가지고 있을 가장으로서의 책임감과 부담을 알고있기에집에서만큼은 편하게 쉴 수 있도록 왠만한 남자의 일까지 제가 혼자 처리하곤 해요.그래도 신랑은 알아서 애기도 잘 봐주고 집안일에 저녁까지 도와주고 있어요.
근데 얼마전 아침에 신랑이 어렵게 말을 꺼내더라구요.지금 일이 너무 힘들어 자기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구요...당장에 그만둘 생각 전혀 없지만 스트레스에 일년 뒤가 될지 몇년 뒤가 될지 장담을 못하겠다고...순간 속으론 너무 놀랬어요.하지만 신랑이 오죽하면 말을 꺼냈을까란 생각에 너무 안스러웠어요.
마음같아서는 당장 그만두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미안해.대신에 지금 니 능력 이상의 일을 하려하지말고 할 수 있는만큼만 열심히 해.그럼에도 너희 회사가 만족하지 못해 너를 자르고자 한다면 그렇게 하라고 해.중간에라도 너무 힘이 든다면 다른회사 알아보자.제발 니 능력 밖의 일을 할려고 너 자신을 너무 몰아부치며 건강을 망치지마.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너의 건강이 나에겐 제일 중요해.혹시라도 금전적인 것이 걱정이라면 우리 같이 상의해보자.무리를 하면서까지 지금 살고 있는집 유지할 이유도 없어.
대략 저렇게 말하고 신랑을 안아주었습니다.입바른 소리가 아니라 정말 저의 진심이였어요.신랑도 거의 울것같은 표정으로 현재 본인이 가지고 있는 어떤것도 잃고 싶지 않다더군요.집이며 가족이며...제 말대로 할수 있는데까진 하고 본인이 더이상 감당이 안되면 다시 얘기하자고 했어요.
저도 그말 듣고 조금 차갑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어느 직장이든 스트레스가 없을 순 없다고직장을 옮기든 개인 사업을 하든 이유만 다를 뿐 스트레스는 어디에서든지 받으니우리 서로 몸과 마음이 감당할 수 있을때까지 열심히 해보자라고 했지요.그러고 지금까지도 저희는 수시로 대화를 하며 서로의 생각을 공유합니다.
저는 저희 방식이 옳다는 마음에 글을 쓰는게 아니예요.각자 가족마다의 생활과 방식이 다르다는거 압니다.하지만 본인만의 만족과 행복추구를 위해 상대방의 희생을 강요하는건
결코 올바른 결혼 생활이 아니라고 생각해요.전 남편의 이혼통보를 이해할 수 없다는 글쓴이 분의 생각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더군요.
그때가 아니면 그동네에 언제 살아보겠냐는 말,
무리인 줄 알지만 영유에 보내고 영어 과외를 했다는말,왜 본인에게 일을 하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어느것하나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남편의 갑자스런 이혼통보에 어리둥절해하며 남편의 무능함과 시댁의 무관심을 탓하기보다
그 긴시간동안 가족을 위해 혼자 버티고 버티다 망가져버릴대로 망가져버린남편의 몸과 마음을 먼저 이해하고 위로해주어야 하는게 먼저 아닐까 생각하네요.
무조건 본인이 생각이 맞다라는 생각으로 혼자 밀어부치고
그 선택에 대한 감당은 모두 남편에게 떠맡겨버린 그 글쓴이분에게
남편분은 이미 가족이 아닌건데 남편분 역시 그 가족을 유지할 이유가 없지 않겠어요.
이해도 안될뿐더러 열만 받을 글 읽고 그냥 막 써내려간 글인데마지막까지 읽어주신분들 감사합니다.
모든분들 즐거운 연말 보내시고 다가올 새해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