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파혼하고 7개월후

ㅇㅇ |2018.12.23 00:46
조회 105,357 |추천 614
27살 동갑남자와 결혼준비를 하다가
제목 그대로 파혼한지 7개월정도가 지났어요

지난 6월에 남자쪽에서 일방적으로 파혼통보했어요.


그 파혼통보도 남자가 얘기한것도 아니고 예식장에서 전화가 왔어요.

신랑님이 파혼한다고하고 취소했다고.


이유를 묻는 저를 피해서 남자는 저를 차단하고 잠수를 탔고

저는 순진하게도 말못할 사정이 있어서 그런건 아닐까, 혹시 집에 부도가 났나, 교통사고라도 나서 다리한쪽이 없어진건아닌가, 별 말도 안되는 생각으로 몇달을 잠도 못자고 밥도못먹고 지옥같은 나날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 한심한 상상이지만 그땐 저에게 처한 상황 자체가 정상적인 사고를 하기엔 버거웠었던것 같아요.

그래서 바보같이 10월까지 한달에 한번씩 연락을 했었는데 10월에 제가 질려서 그랬었다는 말을 듣고 거짓말처럼 이성을 되찾았어요. 지금까지 걱정했던 나도 한심하고 너무 어이없고 허탈했어요. 그리고 그때부터 이악물고 몇달동안 내버려뒀던 저를 다시 되찾으려고 노력했어요.

나름 좋은 대학졸업하고 19년에 제가 가고싶었던 대학원도 합격하고 제가 꿈꾸던 프리랜서 직업이 있었는데 그곳도 합격했어요.
만약 결혼을 준비중이었다면 저는 대학원도 포기하려했었고 꿈꾸던 일에 지원 할 생각도 못했을거에요.

제가 지금까지 연애할때 밀당도 모르고 재는법도 모른채 그렇게 살았는데 오늘 문득 이런생각이 들더라고요.

나는 상대방부모님 옷, 가방, 계절음식 등등 당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보여줬지만 상대에게 우리 가족이 받은거라고는 어버이날 카네이션 하나가 전부인데...
내가 선물했던 물건과 금액은 아깝지 않아요. 상대가 달라고 한 적 없고 제가 챙기고 싶었던 것 뿐이니깐요.
그냥 선물할때 행복했던 그때 내 마음이 아까워요.

그렇게 선물하고도 상대 어머니께 들었던 소리가 '너 앞으로 갖고 싶은거 있으면 우리 아들한테 사달라고 하지말고 너네 아빠한테 사달라고 해라' 이게 전부였거든요.

당시 원래 시집살이는 다 이런거다 싶어서 그냥 넘겼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남의집 귀한딸이더라고요.

아직 상처가 다 낫지는 않았지만 저는 전전전 남친보다 전전 남친을 더 좋아했고 전전 남친보다 전남친을 더 좋아했으니 새로운 남자친구가 생기면 저는 그 전보다 더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 괜찮아요.

제가 힘들지만 열심히 극복했다고 자랑하고싶은데 22살때 엄마가 의료사고로 돌아가셔서 자랑할곳이 없어서 이렇게 글을 쓰네요.
제가 파혼을 안했다면 정확히 3주후 결혼식 날인데 사람 인생은 재밌는것 같아요.
추천수614
반대수18
베플ㅇㅇ|2018.12.23 05:09
님, 저런 지옥으로 들어갈 뻔 한걸 돌아가신 엄마가 지켜 줬네요. 예비 시모까지 거지 근성이네. 필요한거 지 아들 말고 님 아빠에게 사달라 하라고 ㅋㅋㅋㅋㅋ아직 창창해요. 좀 있으면 이 남자 생각도 안날거요. 좋은 사람 많아요. 님과 환경 비슷한 사람 만나요.
베플|2018.12.23 01:23
선하고 착한 사람이라는게 느껴져요. 돌아가신 어머니가 도우신것 같네요. 처받아 먹기만 하는 상거지 가족이 떨어져 나간 것만으로 복 받았어요! 앞으로 꽃길만 걸을겁니다. 화이팅!
베플복덩이|2018.12.23 07:50
돌아가신 엄마가 도운거임 딸 고생할께 뻔하니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