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쓰레기통
엄마의 심기가 불편한 날은
내가 엄마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는 날.
지금까지 커오면서 엄마가 분노를 나에게 쏟아낼때면 너무 무서웠다. 엄마에게 무슨 일이 날까 싶어서. 그리고 엄마는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서 받은 스트레스를 나에게 화풀이하곤 하는데. 어릴땐 그게 당연한 줄 알았다.
엄마의 화가 풀릴 수만 있다면 난 엄마의 분노를 다 받아줘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화살이 나에게 돌아와 엄한 꼬투리를 잡혀 내가 눈물콧물 쏙 빠지게 혼이 나도.. 나는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엄마가 화가 나서 뱉는 모든 말이 나를 한없이 작아지고 초라해지고 보잘것없게 만든다.
엄마에게 화풀이를 당할 때마다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하찮은 존재가 된다.
어디 가서 말도 못하고 나는 나대로 조용히 울며 삭힌다.
엄마는 나에게 감정을 다 풀어버리면 그만이지만
나는 엄마에게 받은 분노를 어디 풀 수가 없다.
내 친구에게도 남자친구에게도 말하지 못한다.
나를 떠나버릴 것 같아서...
밖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나의 밝은 에너지가 참 좋다고하지만 뭘 모르고 하는 소리다.
나는 내 마음속의 이 어둠과 슬픔을 티내지 않으려고 일부러 밝은척 애쓰는건데....이제 이렇게 사는 것도 너무 힘들고 괴롭다.
두어달에 한번씩 찾아오는 이런 밤이 너무 지옥같고 끔찍하고 길다... 죽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