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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저를 실패한 자식으로 여기는 것 같아요

유유 |2019.02.19 03:42
조회 35,599 |추천 126

안녕하세요. 20대후반  프리랜서 청년입니다.

요즘 너무 답답한데 어디 하소연할 때가 없어 여기에 글 씁니다.

 

제목 그대로 부모님이 절 실패한 자식으로 보는 것 같아서 너무 답답합니다.

 

 

20대 초반... 대졸과 동시에 취업을 했었고 회사를 몇 년 다닌 경력이 있습니다.

규모가 좀 작은 회사였고 벌이도 100만원 초반대... 사회초년생 중에서도

좀 적다, 아니면 딱 사회 초년생이 작은 회사 가서 받을 만한 월급을 받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사장이 누가 봐도 ㅆㄹㄱ인 사람이었고 여러 트러블 끝에 퇴사하고

프리랜서가 되었습니다.

 

 

 

하는 일은 자세히 말씀드리긴 그렇고 그림, 디자인 계통입니다.

어릴 때부터 누가 봐도 그림쪽에 재능이 있었고 저도 꿈이 늘 그쪽이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평범하게 인문계 중, 고, 대 나왔습니다.

그러나 그쪽에 대한 미련을 못버리고

혼자 관련 자격증, 포폴 준비해서 관련 회사 취업했던 거구요.

 

 

 

회사 사장은 ㅆㄹㄱ였지만 저는 회사 내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사람이었고, 그때 연 맺은 분들 통해서 프리랜서로 독립했습니다.

 

 

 

부모님은 마뜩잖아 했습니다. 일단 예술 계통으로 가는 거 자체를 싫어하셨고요.

예술하는 사람, 번듯한(평범한) 직장에 안다니는 사람은 이상한 사람, 평범하지 않은 사람. 뭔가 부족하고 못난 사람이라고 여기셨습니다.

 

 

 

일반적, 평균적인 삶에서 벗어난다고 생각되는 걸 무작정 잘못되고 틀린 거리고 생각하셨죠.

 

 

 

제 관심사나 재능에 관계없이 고등학교 때는 무작정 취업잘되니까 이과가라 하시고(저는 예술, 문과계가 정말 잘 맞는 사람입니다. 수학 과학 정말 못해요)

 

취업 때도 제 관심사나 전공에 상관없이  무작정 공무원해라 하시긴 했는데 어쨌든 취업하고 제 앞가림하니까 됐다 하셨어요.

(이 시기에 정말 지지고볶고 많이 싸웠습니다.)

 

 

 

집에서 아무리 일한 다고 해도 집에 있는 거= 노는 거 였습니다.

 

 

집에 있다고 노는 게 아니라고 나는 일하고 떳떳하게 돈 벌고 있다!! 이걸 이해시키는 게 그렇게 힘들더군요.

 

그래도 몇 년 지나니까 부모님도 반쯤 포기+인정 하시고

지금 저는 정기적인 일도 받고 새로운 일도 받아서 벌이도 안정되었습니다.

회사 다닐 때보다 적게 일하고 그 2~3배를 법니다.

 

 

 

그런데.... 얼마전  동생이 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중소규모의 회사에 정규직으로 입사했고요.

월급도 200만원대라더군요.(저는 정말 작고 열악한 데였고, 동생네 회사는 작지만 그래서 오히려 복지나 이런게 좋은? 그런 회사입니다.)

 

 

 

부모님이 정말 좋아하시더라고요. 이해는 갑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번듯한 직장 가진 자식 하나 생긴 거니까요.

 

그런데 그 뒤로 은연중에 하시는 말이나 행동들이 정말 제게 상처가 됩니다.

 

 

 

"00(접니다)이는 어디 다닌다 제대로 말도 못했는데 **(동생)이는 말할 수 있으니 너무 좋다. 나도 드디어 자식 자랑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의미의 말을 몇 번 씩 하시고 동생의 첫출근날 부터 정말 매일 회사 어떠냐, 안힘들었냐, 하면서 꼬치꼬치 캐묻고 누가 봐도 좋아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식으로 입이 귀에 걸린 채로 동생만 졸졸 쫗아다니세요. 말그대로 졸졸 쫓아다니는데

 

 

 

며칠 전에는 정장에, 구두에, 옷에 가방에... 동생이 이제 직장다니니까 회사원스럽게 입을 옷이 필요하다니까 백화점 데리고 다니면서 이거저거 다 사주시더라고요..

저도 물론 처음 취직할 때 정장 한 벌 받았습니다... 면접 볼 때 입을 만한 정장.. 딱 한벌이요.

'나도 안받은 것도 아니고, 받은 게 있으니까 뭐... '라고 여기려고 해도 누가봐도 차이가 나니까 이게 자꾸 비교가 되더라고요.

 

 

저 첫취업 할 때는 동생의 반의 반의 반 정도의 반응이어서 이게 또 그렇게 속상했습니다.

제가 첫취업했던 회사는 규모도 그렇고 벌이도 부모님 기대에 못미쳤던 겁니다.

 

 

 

스스로 자격지심이다.. 동생한테 열등감 가지는 거 아니다. 이건 명백한 열등감이고 나 자신에게 좋을 거 없는 감정이니 괜히 이런 맘 가지지 말자...

이렇게 마인드컨트롤을 해도 속상한 마음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동생 취업 정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제 생일이었는데

제 생일 파티 때는

"**이 취업 파티도 같이 하자! 00이 생일이랑 **이 취업 축하 의미로 불붙이는 거 어때?"

이러시는 겁니다. 갑자기 즉흥적으로요.

 

이건 정말... 제 생일 축하의 의미는 1도 안들어가 있고 동생에 대한 축하의 의미 밖에 없었습니다. 제 생일은 그냥 의례적인 가족행사고 지금 부모님을 기쁘게 하고 축하하고 싶어하는 건 동생의 취업이다 라는게 확 느껴지더라고요. 그때 부모님의 표정과 말투가 잊혀지질 않습니다.

 

 

하... 정말... 제 생일이 명절하고 겹칠 때가 많고 겨울방학 때라 어릴 때부터 가족들도 안챙겨주고, 친구들도 따로 못챙겨주고 이런 일이 많았거든요. 저희 가족은 가족들 생일은 꼭 챙기는 편인데 유독 제 생일만 넘어간 적이 많습니다.

 

이게 별 거 아닌 데 어릴 때는 좀 상처로 남고 그렇잖아요?

이제 다 컸으니까 괜찮아, 하는 거지 어린 시절의 상처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냥 혼자 제 생일에 대한 앙금같은 게 늘 있었는데 제 생일까지 이렇게 말씀하시니까... 정말 큰 상처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싫다했고, 제가 어린시절에 생일에 한이(?) 맺힌거 부모님도 아시거든요. 그거에 대해 조금 미안해 하시기도 하고.. 그래서 좋게 넘어갔는데 어쨌든 그날은 집안의 경사(동생의 취업)도 있고 한데 마침 가족행사(제 생일) 가 있으니 하하호호 즐기자! 분위기였습니다.

제 생일파티고 분명히 제 생일을 축하했는데 마음은 좀 딴 데 가있는 느낌? 이었어요.

 

 

 

 

 

이런 작고 사소한 일들이 계속 쌓여서 죽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소한 일화가 차곡차곡 쌓이는 건데

그때마다 말씀을 "넌 좀... 그렇잖니?" 이렇게 하십니다.

 

 

한마디로 제가 하는 일은 남한테 일일이 설명하기도 좀 애매하고 어디가서 말을 잘 못하는데 동생은

 

"**이는 xx회사 다녀요! 직급은 %%고, 맡고 있는 업무는++이에요!"

 

하고 명확히 말할 수 있다 이거죠. 

 

 

**이 직장은 남한테 떳떳한데 넌 좀 아니다라는 겁니다.

(제가 정말 이상한 일 하는 거 아니에요ㅠㅠ 그림그리고 디자인하는 일인데 그냥 '집에서' 일할 뿐입니다!!)

 

 

 

부모님 기준에서 남한테 설명하기 복잡하고, 평범함에서 좀 벗어난(한마디로 회사 안다니는) 전 실패한 자식입니다.

 

정말 직접적으로 "넌 실패작이야!"라는 소리를 대놓고 들은 적도 있습니다.

 

 

 

 

프리랜서=반백수=사회부적응자 이런 식으로 대놓고 말하거나 은연중에 그렇게 여기시거나 하는 일이 동생의 취업 전에도 많이 있어서... 더 속상합니다.

 

 

 

동생하고는 사이도 좋고, 나이차이도 좀 있어서 저의 이런 섭섭한 마음을 동생한테 털어놓기도 좀 그렇고...(사실 동생 잘못은 하나도 없잖아요. 저 혼자 섭섭한거지..)

 

 

부모님한테 풀어봤자 동생 취업으로 경사난 집에 괜히 불란을 만드는 꼴이라

너무 답답합니다.

 

 

 

추천수126
반대수5
베플ㅋ123|2019.02.20 16:47
수입이 좀 되시면 집을 나오세요.. 그리고 "밖에서" 일 한다고 하시면 ...
베플anthrax|2019.02.20 18:09
40대 꼰대인데요, 핀트가 좀 다른 얘길 먼저 할겁니다. 나는 일단 해당분야를 전공을 하지 않은 분이 자격증을 따가면서 한 그 용기와 실행력이 정말 부럽고 대단하시다는 생각입니다. 진심으로 부럽고 또 부럽습니다. 나는 흉내만 내다가 결국 못했거든요. 내 또래의 많은 꼰대들이 글쓴이와 같은 분들에게 비슷한 부러움과 함께 자신만의 기억들을 가지고 있을겁니다. . 내 자신 아이를 키우고 이런저런 조직생활을 20년 가까이 하는 입장에서 글쓴이 부모와 동생에게 좀 미안한 얘기이긴 한데요, 대충 주변의 공공기관 계약직 초임 정도 되는 중소민간기업 200만원대 월급을 버는 직원과 전문성을 가진 프리랜서를 단순하게 나열해놓고, 애 가진 부모로서든, 또는 조직 유경험자로서든, 선호와 전망과 비전을 선택하라면, 저는 후자입니다. 머릿속은 1980년대를 사는 사람들은 전자를 선택하겠지만. . 생각해보면 되게 웃긴게, 4차 산업혁명 운운하면서 대부분의 표준적인 일자리들이 없어진다고 선전선동을 해대고, 초딩 정도 애 가진 젊은 부모들은 이게 뭔지 개념도 잘 못잡으면서 코딩이니 2030 직업군이니 운운하면 쌩 난리를 치고 있는 마당에, 내 새끼가 그 전 세대에 어울리는 가장 표준적이고 고루한 조직생활을 하는게 뭔 자랑거리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나라면 내 새끼가 되게 평이하고 특출난 애는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들고 좀 실망스럽지만 티는 안낼 것 같은데. 대단히 혁신적인 민간조직에서 혁신적인 일을 한다거나, 또는 공무원이라고 치면 전문성이 확실한 관료라면 또 모를까. 본인이 부모의 시선에 행여 위축될 이유가 전혀 없다는 뜻에서 먼저 하는 얘기고요, 부모님이 나보다 뭐 한 꼴랑 열 살 정도나 많으실까 싶고 연배가 높지도 않으실텐데, 이렇게 젊은 분들이 도대체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물정을 참 모른다 싶은 생각도 듭니다. 뭐 내 부모가 좀 떨어지고 고루한건 어쩔수 없는겁니다. 1980년대를 살고 있고 1980년대 안에서 삶을 마감하게 될 분들을 갑자기 2019년으로 데리고 올 수는 없는 노릇이고, 사고를 바꿀 수는 없으니, 적어도 나에게 상처는 주지 말라고 어필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고요. 또 나이 더 들다보면 내 부모가 비록 상처를 줘도 내가 나이든만큼 대범하게 대응하고 오히려 포용해야지 싶은 맘도 거꾸로 들고 그럽디다. 뭣보다 빨리 독립해서 잘 사는게 좋은 방법이기도 합니다. 대안없고 두서없는 말만 하고 갑니다. 그냥 본인역량과 분야에 대해서 부모가 평가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부모의 평가와 태도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본인 스스로 되게 잘났고 전도유망하다는걸 알면 될 것 같습니다.
베플ㅇㅇ|2019.02.20 20:33
나와서 살고 나중에 저는 실패작이니까 드릴 돈이 없네요 하세요
베플ㅇㅇ|2019.02.20 17:25
글쓴이만큼은 아니지만 저도 동생에 비해 자격지심 많이 갖고 있어서 1%는 공감가네요...저도 무난하게 학교나와서 29살까지 취준생으로 있다가 놀고만 있기 싫어서 인턴, 계약직 닥치는대로 해서 겨우 중소기업 들어갔는데..부모님께서 그럴거면 뭐하러 서울에 있냐, 내려와라, 내가 그럴려고 너 서울에 있는 학교까지 보냈냐고 하실때 정말 힘들었어요.. 반면 동생은 바로 메이저 공기업 들어가서 집안의 자랑거리구요. 벌써 그리 된지도 4년이 됐는데, 여전히 명절 때는 동생이 주인공이고 발언권도 세네요. 저도 나름 벌고있는데도 "(넌 벌이가 시원찮으니) 돈 아껴라" 라고 하시고..너만 잘하면된다며 걱정아닌걱정을 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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