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4살 아이 하나 키우는 남편입니다.
얼마 전 아내와 싸우고 며칠째 마음이 좋지 않아 글 올려봅니다.
일단 제 소개를 간략히 해볼게요.
외국계 기업 다니고 연봉 1억 정도, 1억정도 아파트 대출 있는 그냥 저냥 30대 중후반 흔남이에요.
아내는 기간제 교사 하다가 결혼 후 전업주부 하고 있는 흔녀.
결혼 후 3년 정도는 집에서 근무하다가 타지로 발령이 나면서(약 100키로 거리) 주말부부 생활 중입니다.
사귈 때는 크게 별 문제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결혼하고 나서, 정확히는 아이낳고 나서 부쩍 씁쓸하네요.
저는 원래 아침을 잘 안먹고 알아서 준비해서 출근해요.
그러다 보니 아내가 아침에 할 일이 없고 밤새 아이 돌보느라 힘들겠거니 깨지 않게 조용히 준비하고 출근합니다.
아무런 불만은 없어요.
그런데 지난 주에 일이 터졌네요.
주말동안 세가족이 바다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제가 감기가 걸려있는 상황이었어요.
아내도 다 알고 있었고 별 일 있겠나 싶어 별 신경 안쓰고 즐겁게 잘 다녀왔죠.
그런데 2박 3일 계속 붙어있다보니 아이가 저한테 감기를 옮았더라구요.
워낙에 매 환절기마다 달고 사는 감기니 크게 신경 안썼습니다.
월요일 아침 8시 반 경 출근하려는데 아이가 일찍 깨서 옷방으로 들어오더라구요.
꼭 안아주고 뽀뽀해주는데 안방에서 아내가 누운 상태로
“뽀뽀하지 말라고! 애 감기 걸렸잖아! 밤새 기침했다고!”
소리지르는데 갑자기 서럽더라구요 ㅎㅎ..
어제까지 여행다니며 분명 분위기 좋았는데..
문득 지금까지 여행 다닐때마다 갔다와서는 아내 기분이 좋지 않았던거 같은 생각이 들고
내가 감기로 아팠던건 아내한테 걱정거리도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들고
2박 3일 붙어있는데 감기 안옮으면 그게 더 이상한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지금 나가면 금요일 저녁이나 돼야 볼텐데 저렇게 짜증난 채로 보내고 싶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출근시간도 늦어져서 빨리 나가야 하는데 애는 아빠 나가지 말라고 다리에 매달려 있어서
데리고 들어가라고 해도 들은 체도 안하길래 저도 화가 나서 아이 들어서 엄마 옆에 앉혀놓고 나왔습니다.
그러고 출근 길에 생각해보니 더 기분이 안좋아지는거죠.
전 집안일은 아내 마음이라고 생각하기에 어떻게 하든 전혀 터치 안했습니다.
집에서 밥 해먹는 경우도 저는 주에 1-2회 정도이고 제 옷은 제가 제 혼자 사는 집에서 빨래합니다.
애 낳고도 일하고 싶다는거 원하는 대로 하라고 아무 말도 안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3년 째 전업해도 아무 말 안하고 있구요.
부부관계는 애 낳고 딱 한번. 그 뒤로도 몇번 요청하다 거부당해서 기분상해서 이젠 아예 시도조차 않는 상황.
돌쟁이 어린이집 보낸다길래 그래 애 키우는거 힘들겠지 생각하고 16개월부터 종일반으로 보냈습니다.
(형식상 재택 근무이며 약 50만원 수입 있습니다. 이건 그저 용돈개념. 10-16시 어린이집)
월급통장은 둘 모두 공인인증서 갖고 있고 모든걸 공유합니다.
아내가 여행을 좋아해서 작년에 해외여행만 같이 4번 다녀왔습니다.
국내 여행은 거의 월 1회 정도? 이번 주말에도 애 놓고 친구와 둘이 일본여행 가구요.
시댁 방문은 명절 포함 연 7-8회 가량 가는 듯 합니다. 반면 친정은 바로 아파트 앞동이라 비교적 자주 가는 편.
도대체 뭐가 불만일까 생각해봐도 답이 안나옵니다.
혹시나 나중에 이런 일 있을까봐 결혼 전 대부분의 예상되는 상황에 대해 언질을 해놨지만
그냥 싸울 때만 그러려니 하고 바뀌질 않네요.
그래서 그냥 포기 단계입니다... 그게 더 서글프네요.. 내 짝을 기대 없이 대해야 한다는게..
사실상 아이 낳고 전후 반년 제외하고는 남들에 비해 자주 싸우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이 정도면 결혼 괜찮게 했지 뭐’ 위로하며 살았나 봅니다.
이제 좀 달라지려구요.
솔직히 내가 너무 편하게 해줬나,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이제 싫어도 차려주는 아침밥 먹고, 8시면 아이랑 같이 깨우고,
약속했던 해외여행은 연 2회, 주말 저녁 중 한번은 집밥으로,
본인통장으로 들어오는 수입 오픈,
뭐 대략 이정도로 요구해보려구요.
어차피 포기한 김에 속으로 답답해만 하느니 얻을 건 얻고 줄건 주고 하는게 낫겠다 싶네요.
아이한테 서로 좋아서 죽고 못사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는게 최고의 교육이라고 생각하고 원했었는데..
이렇게 돼버린 모습이 참 안타깝습니다...
우리나라 남편들 다들 이렇게 사나요?
조언 해주실 분 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