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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추가))착한데 일 못하는 후배

ㅇㅇ |2019.04.10 09:37
조회 25,174 |추천 3
갈수록 심해져서 미쳐버릴 지경에 왔어요..... 읽어보시고 조언 부탁드려요.

제 직업이 좀 독특해서 자세히 쓸 수는 없지만 졸업하면서부터 바로 이 일 시작해서 13년째고, 이 회사에 근무한 지는 5년째예요.
아침에 출근하는 게 세상에서 제일 귀찮지만 막상 출근하면 업무자체는 제가 좋아하는 일이라 정말 불만 없이 열심히 일했어요.

문제는 입사한 지 이제 1년이 좀 넘는 후배입니다.
원래 짧게나마 저희 회사랑 비슷한 곳에서 일 했었다고 해서 경력직으로 들어왔거든요, 나이는 저보다 2살 많더라구요.

누가 봐도 선한 사람입니다. 좀 소심한 타입이긴 하지만 그런 분들이 남한테 피해주기 싫고, 싸우기 싫어서 더 몸 사리고, 좀 피해봐도 참고 그러시잖아요. 그런 타입이에요.
자상하기도 해서 팀 사람들이 아침 안 먹고 출근하는 거 알고 아침마다 간식 사오고,
누가 기침이라도 하면 가지고 있던 감기약 주고 례몬꿀차 타주고 이런 사람이에요.

근데 정말 일을 못합니다.....

기본 매뉴얼이 있는데 그거랑 똑같이만 해요.
고객들에 따라서 추가적 설명이 필요하기도 하고,
기본 내용 알고 있으면 간략히 말하기도 해야하는데 옆에서 듣고 있으면 외운 거 쏟아내고 있다는 티가 나요.
뭐, 매뉴얼대로 하는 게 나쁜 건 아니니 이건 참는다 쳐도

원래 전체 매뉴얼은 있지만 저희가 각자 영업..비슷한 걸 하는 입장이라 개개인의 자료가 따로 있어야하거든요.
근데 저 신입은 아직도 제가 입사할 때 샘플로 줬던 제 자료 몇 개 돌려서 써요.
저는 그 자료 이후에 8개를 더 만들었는데...
처음에 준 자료 말고 다시 만든 자료 하나 더 줬는데 자기는 처음 받은 것도 아직 다 숙지하지 못했다고 다음 자료는 다음에 달라고 하더라구요.
그래놓고 아직 처음 거 그대로 사용해요.

매뉴얼에 써 있는 거 말고 다른 걸 물어보면 대답을 못 해요.
처음에는 버벅거리더니, 이제는 매뉴얼에 써 있는 다른 말 아무렇게나 말하고 대답했다고 우깁니다.
그래서 고객중 좀 똑부러진 성격인 분이 "그건 ㅇㅇ에대한 거고 이 질문은 ㅁㅁ에 대한 거잖아요." 라고 컴플레인 들어오면 자기가 더 짜증을 내요. 자기 설명을 저쪽이 못알아 들었대요...
고객 만족도 떨어지고, 거래 중단하거나 전담 바뀌는 경우가 한 달에 1~2개는 꼭 있어요.

저희가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5~8명이 팀단위로 묶여 있고 팀장 밑에 직급 없이 경력차만 있는데, 팀단위 경쟁이 있어요.
1등하면 개인 상금 말고 팀 상금이 100~200정도 나오는데
저 신입 입사하기 전까지 팀 1등은 늘 저희였거든요.
거래 유지율도, 고객 만족도도, 심지어 신규 거래 유치도.
그런데 저분 오고 나서 저희 팀 시상이 위태로워진 걸 저분도 알게 됐어요.
신입 들어오고 저분의 유지율이 저희 팀이 1등이냐 아니냐를 가르게 돼서 ㅋㅋㅋ
그후 좀 히스테릭하게 됐다고 해야하나?
미안해서 어쩔 줄 모르고, 울고...그러다 짜증내고 ㅠㅠ
근데 사실 저희 팀원들은 상금 별로 신경 안 쓰거든요. 이미 개개인 별로 인센티브해서 5~600은 버는 사람들인데 (심지어 2분 빼고 다 미혼) 팀 상금 개인별로 나눠 가지면 10~20정도 밖에 안 돼서 그걸로 걍 팀 회식 하고 말았어요.
그래서 우린 별 신경 안 쓰는데 혼자만 전전긍긍하는게 안 됐기도 하고....
근데 그럼 차라리 미안한 마음에 샌드위치 만들어 오지 말고 그 시간에 업무 분석 좀 했으면 싶기도 하고...

팀에서 저분 어떻게 할까 회의를 몇 번 했는데
그때마다 저분한테 내용 전달하는 건 제가 뽑혀요.
나이도 비슷하고 저랑 친하기도 하고...
근데 직급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제가 여기 근무가 오래 됐다고 해도 저분이 신입이 아닌데
막 가르치기도 그렇고...
팁이랍시고 이럴 땐 이렇게 하는 게 좋아요, 저는 이러이러할 땐 이렇게 대처해요. 라고 말 하면 본인도 다 그렇게 하고 있대요...

어쨌든 팀 일원이고, 선한 사람이니 오래 같이 근무했으면 하는데
이분에게 어떻게 해야할까요?
지난 달 실적 나와서 저희팀 또 회의하고
저분한테 말하는 걸로 제가 뽑혔는데...
저 뭐라고 해야 저분 기분 안 나쁘게 잘 말할 수 있을까요?

살려주세요!! ㅠㅠ

추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많은 분들 관심 고맙습니다.

급해서 개떡같이 막 썼는데 찰떡같이 잘 알아주시고 공감해주셔서 마음이 한결 나아졌어요.

우선 저희 팀장님이 나이가 좀 있고 무섭게 생기셨어요. 친해지면 장난도 잘 치고 농담도 잘 하는데... 그 농담을 농담으로 이해하려면 시간이 좀 걸리는 타입...이라고 할까?
근데 신입은 소심한 성격이라 팀장님이 얘기하면 더 주눅 들어서 울고 제대로 못할까봐 그나마 같은 또래의 제가 전달자로 뽑혔던 거구요. 신입이 팀장님 무서워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얘기한 건데 앞으로는 여러분 말씀처럼 팀장님께 말씀드리려구요.
앞으로가 없는 게 제일 좋겠지만...

어제 퇴근하고 저희집으로 데려와서 오래 얘기 나눴습니다.
정말 힘들고 열심히 하는 거 알지만 포인트 제대로 맞추지 못한 것 같다고요. 일 수습에 최선을 다하지 말고 시작한 일을 깔끔하게 하는 거에 집중하자고요.
앞으로 무조건 응대 자료 월 1개씩 만들어서 나누자고 했어요.
자료 만들어서 자료대로 설명하고, 다른 팀원 자료 받고 그 자료 설명 듣고요... (이게 팀 회의 결정 내용이었습니다.)
그랬더니 자기는 자료 만들 자신이 없다고 하더라구요.
자기 생각대로 했다가 틀리면 어떻게 하냐고...
(생각보다 훨씬 소심한 분....)
저한테 물어보고 옆자리에 물어보고 앞자리에 물어보라고 했죠...
다들 말 하고 싶어 환장한 사람들, 설명충들이니 물어보라고.
언젠가 해야할, 아니 이미 하고 있어야 할 일인데, 언제까지 신입할 거냐고...
매우 주저하긴 했지만 그렇게 한다고 했으니 믿어봐야죠.

댓글처럼 이분 실적에 집중하지 않고, 전반적 cs교육이랑 업무 파악이 먼저이면 좋겠지만 저희는 기본급이 없어요.
그래서 교육에만 집중하면 그동안 신입은 월급을 못받아요.
배우면서 지금 일은 그대로 해야하는 상황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희는 이 신입이랑 끝까지 잘 해보고 싶어요.
본인도 일은 계속하고 싶다고 하고...
성격상 신입이랑 안 맞는 일일지도 모르지만...
저희 일 학위도 필요하고 자격시험도 따로 보고... 이 분도 일에 투자 많이 하셨을 거고
팀도 저분이 저희 팀을 골라서 들어온 거예요. (신입에게 팀 고를 기회가 있습니다. 어차피 모든 팀이 하는 일은 똑같고 팀 내 구성원들의 일도 똑같으니 비슷한 성향, 일 하기 좋은 환경 찾아가라는 회사의 생각)
본인이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왔겠죠.
믿고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일 하게 도와야겠어요.

암튼. 일차적으로는 해결되었습니다.
진짜 해결이 되려면 우리팀 모두가 힘들겠지만 ㅋㅋ
소극적인 신입분들!! 파이팅!!
소극적 신입의 사수 팀원들도 파이팅!!
추천수3
반대수10
베플안댕|2019.04.11 14:46
회사에서 일 못하면 그건 못된거 근데 노력조차 안한다면 죄
베플록리나잇|2019.04.11 15:22
회사에서 일 못하면 못된겁니다. 생각을 고치세요. 회사는 교육기관이 아닙니다.
베플흐규흐규|2019.04.11 14:14
님아 못하겠다고 하면 안되요? 그리고 업무적인것과 사적인것은 구분이 되어야죠. 회사는 이익집단이예요. 저분은 보아하니 CS교육자체 제대로 안된것 같은데 저건 착한게 아니라 무능한거죠. 본인이 월급루팡인데 미안하니까 팀원들 챙기는거 아니겠어요. 본인 스스로 알고 있는거예요. 본인이 일을 못한다는거를 사람 좋은거는 좋은거고 일은 일입니다. 그리고 님네 팀장은 뭐하는 사람이야? 팀장이 하는일이 뭐야? 팀원들 관리하고 인사평가하는거 아니야 왜 자기가 나쁜 사람 되기 싫다고 글쓴이한테 악역을 맡겨 그거 엄연히 업무태만이예요. 글쓴이도 저 분에 대해서 본인이 끌어 안고 갈 생각 말고 팀장한테 토스해요. 글쓴이가 받아주고 해보겠다는 식으로 나오니까 자꾸 팀장이 글쓴이 한테 미루잖아. 팀장이 하는일이 뭐야 왜 자기일 안해 팀원들 교육도 팀장이 하는겁니다. 먼저 입사하고 선임이라고 자기시간 할애해서 해줄 의무 없어요. 그러니까 팀장한테 토스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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