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방탈출 정말 죄송합니다!그래도 여기가 가장 화력이 높고하니 조언을 구하고 싶었습니다.
이건 하소연 반 정말 궁금한 것 반의 심정으로 글을 써봅니다.
저는 이혼가정에서 태어났고 아버지, 친할머니, 저 이렇게 셋이서 살다가 아버지가 직장일 때문에 약 1년전에 집에서 왕복 네시간 거리인 직장근처에서 자취를 하고 계십니다.
아버지는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살아본 게 처음인지라 많이 힘들어하셨고, 저도 그것에 항상 죄송하고 안쓰러운 마음을 갖고 살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보름에 한 번씩 집에 오시는데 오실 때마다 고향친구나 전직장동료들과 술을 드십니다.아버지 주사가 대체로 말이 좀 많아지시고, 하이텐션이 되시는데 안 좋은 일로 술을 드셨을 경우에는 누군가(대체로 자기를 화나게 한 이)를 욕을 한다던지 할머니나 저에게 욕을 하십니다.
그래도 손찌검은 안 하셔서 많이 받아주긴 힘들긴 하지만 사회생활이 그렇지 하는 마음으로 감내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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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어제 저녁 11시 10분 즘에 아버지에게 전화가 왔습니다.분명 내일 오후중에 집에 온다고 하셨는데, 술이 거나하게 취하셔서는 지금 집 근처 편의점이니 네가 좋아하는 걸 사가겠다, 뭐 먹고 싶은 거 없느냐 하셔서(술 드시면 뭔갈 먹이고 싶어하십니다) 잠결에 귀찮기도 해서 마실 거나 좀 사다달라고 했습니다. 그러고 저는 전화가 끊긴 줄도 모르고 잠에 들었습니다.
잠결에 소리가 나서 일어나보니 거실이 굉장히 시끄럽더라구요. 들어보니 저 생각해서 먹을 걸 사왔더니 아버지가 와도 내다보지도 않는다고, 분명 5분전에 통화한 애가 바로 잠이 드는 게 맞는 말이냐며 저거 죽여버리겠다면서 도끼를 찾고 계시더라고요. 너무 무서워서 잠이 확 달아났습니다. 시간을 확인해보니 밤 12시였습니다.
할머니가 아랫집 옆집 다 듣는다고 열심히 말리는 소리가 들리고 이내 제 방문이 벌컥 열리는데 할머니가 친히 열어주셨더라고요ㅋㅋㅋㅋ. 아버지가 들어오시는데 손에 망치가 들려있었습니다. 이게 뭔 일인가 해서 눈앞이 새하예지는데 막 뭐라뭐라하긴 하셨는데 너무 무서워서 뭔 말씀을 하셨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저는 자다 깨서 침대에서 채 일어서지도 못한 상태에서 머리를 감싸고 있는데 아버지가 망치를 휘두르며 제 머리를 치려는 시늉을 하시더라고요. 다행히 저는 안 다쳤습니다.
그러고 집에 불을 질러버리고 다같이 죽자며 기름을 찾으러 부엌으로 가는 소리가 들렸는데 나중에 봐보니 기름 찾는다고 찬장 문을 다 뜯어놓으셨더라고요.
늙은 몸으로 제 아들 말린다고(제 안전보다는 아버지가 빵 갈까봐ㅋㅋㅋ) 붙잡고 있다가 밀쳐진 할머니는 보이지도 않는지 연신 저 새끼 죽인다는 말만 하시면서 계속 거실을 빙빙 도시더라고요.
저도 너무 화가 나서 아버지에게 욕을 했습니다. 저 나이 처먹고 사람새끼가 덜 됐다고. 제가 뭔 말을 했는지는 저도 제정신이 아니었어서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병1신, 시1발, 존1나 뭐 그런 소리를 했나보군요. 근데 와중에 할머니는 애비한테 그게 할 소리냐며 저를 다그치시더라고요.
제가 화를 내는 와중에 아버지는 정신이 좀 돌아오셨는지 거실에 앉아서 핸드폰ㅋㅋㅋ 보고 계시더라고요. 할머니는 방으로 들어가시고요.(나중에 알고보니 아버지한테 욕한 거 사과하라고 자리를 피해주신거랍니다 ㅋㅋㅋㅋ)
거기에 질려버려서 집을 박차고 나와서 한 삼십분 있다가 다시 들어갔습니다. 아버지는 뭔일 있었냐는 듯 거실에서 주무시고. 그 꼴을 보고 있자니 너무 화가나고 눈물이 나는 와중에도 많이 지쳤는지 잠이 오더라고요.
다음날 아침 한국시간 8시 40분경에 미국에 사시는 고모한테 카톡이 하나 와있었습니다.
할머니가 어제 그 일이 있고 울면서 고모한테 전화를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아버지가 너무 불쌍하다고 ㅋㅋㅋㅋㅋㅋ
아버지한테는 저 하나(마흔에 낳은 외동) 뿐인데 너가 그렇게 심한 말을 해서 아버지 마음이 무너져 내릴 거라고. 와중에 거실에서 할머니랑 아버지랑 하하호호 떠들고 계시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심한 말 해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드리라고 하더라고요. 진짜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이 집에서 나는 사람이 아니구나하고.
저 그때 머리에 망치질 당해서 죽을 뻔했다고 말씀드리니 어떻게 집에와서 그렇게 시끄럽게 했는데 한 번을 안 일어나보냐고 오히려 원인을 저에게 찾으시더군요... 저에게 패륜아랍니다.
와중에 아버지가 너한테 그런 행동을 한 게 정말 널 죽일려고 한 행동이라고 생각하니?라고 말씀하시는데 정말 할 말을 잃었습니다... 아버지가 고의었든 아니었든 제가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는데 마치 저를 그것도 이해 못 해주는 속좁은 인간 취급하는데 정말 속이 썪어 문드러지는 기분입니다...
아버지도 부모가 처음이고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해본 적이 없어서 많이 서툰것도 알고, 저를 위해 헌신한다는 것도 정말 잘 알고 있습니다. 저와 아버지는 엄연히 다른 사람이니 서로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도 잘 알지만, 아버지가 단순히 제가 안 나와본 것에 섭섭해서 한 행동이라고 하기에는 선을 많이 넘었다고 생각합니다.
피해를 본 것도 저고 가장 힘든 것도 저인데... 저한테 말하기 미안해서 그런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버지와 할머니는 철처히 저를 무시하고 저 혼자 방구석에 박혀 패륜아 신세가 되어버렸네요...
이제 시간이 지나면 아버지가 스리슬쩍 가족끼리 그럴 수도 있는건데 왜 그러냐고 하면 저는 어떤 말과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까요.
또 다음에 술을 드시면 자기가 상처입은 것(저가 왔는데 자식이 나와보지 않은 것, 자신이 자식한테 망치를 휘두르려 했던 것)을 빌미로 난리를 피울텐데, 이걸 또 어떻게 감내해야 할까요...
어디가서 말도 못하고 정말 답답하고 궁금해서 물어보는겁니다... 정말 제가 문제인 걸까요...
백번 양보해서 제가 아버지 온 줄도 모르고 잠을 잔 게 잘못이라고 해도 이게 맞는 일일까요...친가사람 모두가 저에게 너가 잘못이라 하니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