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도 안오고 이런저런 생각때문에 글써요
제가 초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저희 가족은 화목한 가정하고 거리가 멀었어요. 아빠가 화가 나면 손이 먼저 나가는 성격이거든요. 전 맞으면서 컸어요. 딱히 이유가 없어도. 일단 90년대생이니까 드문일은 아니죠. 근데 내가 보는 앞에서 엄마에게 손찌검을 하고 스트레스로 발작을 일으켜도 그저 성가시다는 눈빛을 보냈을 때, 저희집은 회복될 수 없겠다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어렸을 때 아빠를 정말 원망했고 이런 가정에서 태어나서 불행하다고 느꼈어요.
근데 아빠가 일적으로 성공하고 한 때 비좁은 아파트에서 돈걱정하며 살았던 저희집 사정이 조금 나아져서 여유가 생기니까 아빠도 변하시더라구요. 과묵하고 무뚝뚝하시던 분이 말도 많아지고 자상해지셨어요. 엄마랑도 사이가 괜찮아지고,, 우리 가족이 겪었던 폭력과 상처가 마치 없었던 일인 것처럼 가끔 화목한 가정이 연출되는 게 낮설긴 해요. 그래도 이젠 아빠를 대하는 저의 태도도 많이 변하게 되었네요.
나이를 먹으니 부모로서 그 사람이 보이기 보단 한 인간으로서 그 사람이 보이는 것 같아요.
엄마 아빠 모두 참 쉽지 않고 힘든 삶을 살았거든요. 잘못된 방식으로 가족을 대했지만 그래도 자수성가해서 공부하는 데 돈 걱정없게 해주는 걸 보면 아빠가 가정을 위해 노력하며 살았다는 게 보이고..
그래서 생각이 복잡해 지네요. 아빠를 원망하고 노골적으로 싫어했던 과거의 내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자식들에게까지 사랑받지 못한 그 삶이 불쌍해서.
물론 아직도 아빠한테 마음이 쉽게 열리지는 않아요. 그래도 아빠를 더 이상 과거에 묶어두지 않는 것이 나중에 후회하지 않는 길인 것 같아요.과거를 잊는 게, 아빠를 사랑해보는 게 저를 위해서 가족을 위해서 좋은 선택이겠죠?
서로에 대한 동정이 우리 가족을 결속시키는 힘인 것 같아요. 그게 사랑보다 사람을 긍정적으로 변하게 만드니까.
주절주절 두서없이 말했지만, 그냥 어디에든 털어놓고 싶은 이야기였습니다.
물론 가정마다 다 다르겠지만 저와 비슷한 사정이 있는 분들도 계신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