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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의 커피를..

nulpurn |2004.02.13 11:26
조회 282 |추천 2

꽤 오래 전 신문보도에 나왔던 걸로 아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기호식품에 대해 조사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1위가 커피이고, 그 다음이 콜라라고 합니다. 그리고 끄트머리 쯤에 가서 녹차를 올려 놓았죠.
해서 오늘은 먼저 커피에 대해 얘기할까 합니다.

 

우리 문화에 흡수돼 이제는 없어서는 안될 기호품으로 자리잡은 커피, 커피가 몸에 좋다는 말은 거의 없다. 대개 질환의 삼가 식품 리스트에 단골로 오르는 것이 또한 커피다.
그래도 수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즐긴다. 다른 어떤 음료보다 그윽하고 맛있기 때문에 그러한 것 같다.
친구끼리 또는 연인끼리 마시는 한 잔의 커피는 남다른 의미로 다가 선다.
외로울 때나 슬플 때 마시는 커피는 자신을 안정시켜주고 생활에 활력을 불어 넣어 준다.
그래서 커피에는 우리들 삶이 녹아 있다고 말한다.
쓴 맛 신 맛에다 떫은 맛까지 있지만, 깊이 감춰진 달콤한 맛도 있다.

 

커피만큼 시공을 초월해 인간의 사랑을 받고 있는 기호식품도 드물다.
바흐, 베토벤, 칸트, 발자크, 헤밍웨이 등 많은 위인들도 커피 애호가다.
커피는 이들의 예술적 영감과 학문적 성찰에 기여해 "영혼을 맑게 하는 향기"란 찬사를 얻었다.
나폴레옹은 커피가 없으면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았고, 베토벤의 아침메뉴는 원두 60알을 넣어 끓인 커피뿐이었다고 한다.
바하의 칸타타 "조용하게, 요란스럽지 않게"는 커피예찬만 늘어놓아 곡 이름이 "커피 칸타타"가 돼 버렸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또한 커피는 17세기 시작 무렵 교황 클레멘트 8세에게서 "기독교의 음료"로 세례까지 받았을 정도다.

 

7세기께 에티오피아의 양치기 소년이 발견한 이후 오늘날 전 세계인의 음료로 각광 받고 있는 커피는 1천년 뒤인 1890년께 우리나라 소개되었으며 그 후 또 1백년, 한국인 10명중 8명이 매일 1잔 이상씩 마시는 최대 기호음료로 자리잡았다.
물 넘기듯 습관적으로 커피를 찾기도 하고 '정신 비타민' 삼아 마시기도 한다.
커피란 말은 라틴어 카웨(Kaweh)에서 유래됐는데, 카웨는 '힘과 정열'을 뜻한다.
중세까지만 해도 커피는 약재였다. 역시 지금도 커피는 두뇌를 활성화해 주의력과 집중력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커피 한 잔 중 98%는 물이고 나머지가 카페인이다. 이 카페인이 뇌와 근육을 자극하고 위액분비를 촉진한다. 졸음을 유발하는 아데노신은 카페인 앞에 꼼짝 못하므로 커피는 곧 각성제라 할 수 있다.
커피는 육류와 유제품 위주의 식탁에 어울린다. 고기는 산성, 커피는 알카리성, 따라서 체액을 중성화한다. 빵이나 과자도 커피와 잘 맞는 음식이다. 또한 커피는 김치와 마늘 냄새를 없애고 기름기도 제거한다.

 

끓여 내기 전 커피는 2종으로 나눌 수 있는데, 단종 원두로 만든 스트레이트 커피와 2가지 이상의 원두를 섞은 블랜드 커피이다.
자기만의 맛과 향을 꿈꾼다면 원두커피를 적절히 섞는 커피 블렌딩(Blending)이 괜찮겠다 싶다. 이 커피 블렌딩에는 아라비카종과 로부스타종의 원두가 모두 사용된다.
   예멘의 모카
   콜롬비아의 마일드
   자메이카의 블루마운틴
   에티오피아의 하라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
   등이 대표적인 아라비카종으로 쓴 맛과 신 맛이 잘 어울려 있으며 향기가 좋다.
로부스타종은 아라비카종에 비해 카페인 함량이 많으며 쓴 맛이 강하고 향기가 약하다   자바 로부스타,
   만데린
   등이 여기에 속한다.

 

커피 블렌딩은 쓰고 시고 단 맛이 각각 뛰어난 원두를 각자의 취향에 따라 섞어 즐기는 것이다. 아라비카종 끼리도 좋고 아라비카종에 로부스타종을 섞어도 된다. 그렇지만 중성의 원두를 기초로 해서 신 맛이나 쓴 맛이 있는 원두를 섞어 향기 좋고 감칠맛 나게 만드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콜롬비아 마일드는 그런 점에서 블렌딩의 기초원두로서 제격이다. 단 맛에 향기가 진하고 맛이 있기 때문이다. 어느 종과도 잘 어울리지만 그래도 신 맛을 띤 모카가 가장 좋은 파트너다.
자바 킬리만자로 등을 섞어 쓴 맛이 살짝 스며 들게 해도 좋다.
숲의 향기까지 담긴 듯한 하라,
모카와 콜롬비아 마일드를 섞어 놓은 것 같은 블루마운틴,
부드럽고 뒷 맛이 좋은 킬리만자로,
쓴 맛과 신 맛이 고른 만데린 등은 블렌딩 없이 스트레이트로도 괜찮다.
참고 삼아 원두커피는 한 번 살 때 400g정도면 충분하다. 냉동보관해도 한 달 이면 향이 도망가기 때문이다.

 

또한 커피가 액체로 바뀌면 크게 3종류로 구분되는데 뜨거운 커피, 냉커피, 술에 탄 커피가 그것이다.
뜨거운 커피는 커피가루에 물을 부어서 추출해낸 커피로 레귤러, 아메리칸, 에스프레소 커피등으로 나뉜다. 여기에 우유를 넣은 것이 카페오레이고, 생크림을 얹으면 비엔나커피가 된다.
냉커피에 박하 레몬 파인애플 등을 첨가 한 것이 커피 민트 줄렙, 하와이언 커피 프로스티드 등이다.
커피원액에 브랜디나 와인을 섞으면 아일리시 커피, 카페 글로리아 따위가 탄생한다.

 

국내의 경우 원두커피를 즐기는 외국과는 달리 인스턴트 커피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원두커피는 커피의 산지나 볶은 정도에 따라 저마다의 독특한 향을 즐길 수 있으나 인스턴트 커피의 경우 맛의 강도에 치중, 향에 대한 개념은 상대적으로 등한시 한다.
그러나 세계적인 추세는 커피의 향을 중시하고 있다. 정통커피의 맛과 향이 고급커피로 인식되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다. 따라서 정통커피란 향이 좋은 커피로 귀결된다.
향 커피란 원두커피를 볶는 마지막 단계에서 초콜릿, 바닐라, 마카다미아 넛 등 갖가지 천연향과 인공향을 약 5%정도 가미한 커피이다. 우리들이 즐겨 마시는 헤이즐 넛, 마카다미아 넛 등이 여기에 속한다.
커피는 뜨겁게 해서 마시는 것이라는 통념을 깨뜨리고 여름철 기호음료로 완전히 자리 매김한 캔 커피는 80년대 후반 모 식품회사가 처음 출시한 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캔 커피가 단순한 인스턴트 커피를 포장한 것이 반해 원두 커피를 넣어 만든 카페라떼 등이 젊은 세대들의 선택을 받고 있기도 하다.
요즘은 거리 어느 곳에나 있는 테이크아웃점에서 간편하게 고급커피를 즐길 수도 있다.

 

그렇다면 커피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원두커피의 신선도는 커피의 맛과 향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이다. 가장 최근의 것을 구입하고 가급적 필요한 양만큼 조금씩 자주 구입하는 게 좋다.
제 맛 나는 커피를 즐기려면 조리기구에 맞춰 커피와 물의 양을 정확히 넣어야 하는데 1인분 기준량은
드립식(여과지를 대고 커피를 추출하는, 자동적으로 추출하는 커피 메이트도 있다)일 때 커피 8~10g에 물 1백 50cc,
사이폰식(알코올 램프로 가열, 이 때 발생하는 수증기를 이용해 추출하는)일 때는 커피 12g에 물 1백 50cc가 적당하다.
물은 불순물이 가급적 없는 것-일반적으로 경수(온수-수돗물)보다는 연수(생수)가 낫고, 약수는 광물질이 많아 부적당하고, 이물질이 녹아 있는 보리차도 부적격하다-을 사용하며, 물이 끓으면 드립식 조리기구를 쓰는 사람은 물을 중앙에서부터 바깥으로 천천히 돌리면서 커피에 부어 커피의 맛과 향을 내는 성분을 충분히 우려내야 한다.
이 때 거품이 많이 일어나는 것은 커피 성분이 제대로 추출되고 있다는 증거다.
물은 5~6회 나누어 붓되 먼저 부은 물이 3분의 1 가량 남아있고 거품이 꺼지기 전에 붓는다. 물을 부을 때는 물이 끓을 때보다 물을 화기에서 내려 끓는 것이 막 멈춘 섭씨 95도 정도가 적당하다. 이 물을 부어 커피를 추출하면 약 80도, 여기에 설탕과 생크림을 넣으면 66~77도가 된다. 이때 가장 이상적인 원두커피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
일단 추출한 커피는 향과 맛이 급속히 떨어지므로 20분 이내에 마시는 게 좋다.
커피는 개인차는 있으나 빈속에 마시는 것은 금물이다. 또한 하루 2잔 정도가 적당하다.
체내로 흡수된 카페인이 분해되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몸에 해를 입지 않는 선에서 커피를 음미하는 것이 좋다.

 

커피향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간편한 인스턴트 커피도 좋지만, 손이 약간 가더라도 원두커피를 만들어 즐기는 여유를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원두의 내음은 우리 생활에 자리잡은 또 다른 향기인지도 모른다.

 

다음은 우리의 차(茶)에 대해 얘기 할까 합니다.

추천수2
반대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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