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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딸이 부부사이를 어색하게합니다ㅠㅠ

ㅇㅇ |2020.06.08 22:05
조회 50,738 |추천 24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조언 부탁드립니다ㅠㅠㅠㅠ
서론이 기니 중간부터 읽어주셔도 됩니다


저랑 남편은 결혼한지 3년정도 됐습니다
저는 현재 서른 후반이구요 남편은 저보다 한 살 어려요
저와 남편 서로 첫 결혼이지만 남편에게 딸아이가 있어요
남편이 대학생 때 사고쳤고 상대 여자는 당시에 애를 지우려고 했으나
남편이 본인이 책임지겠다고 여자가 낳은 딸아이를 데려와서 키웠습니다
그 여자랑은 애 데려온뒤에 어떻게 사는지도 모르구요
뭐 정확히 말하자면 당시에 남편은 휴학하고 애를 보다가 군대 다녀오고 그동안은 시부모님이 키우신거죠
대학 졸업 안하고 남편은 IT 관련 스타트업 기업에 취업했구요 지금은 회사가 꽤 커져서 벌이도 괜찮습니다
저는 뮤지컬 연출가인데 올해 코로나 때문에 다 뒤로 밀려서 지금은 일이 딱히 없구요
저는 한번 프로젝트 잡으면 수입이 쎄게 들어오기 때문에 남편이랑 저랑 합치면 솔직히 재정은 넉넉합니다

하여튼 처음엔 소개로 만났는데 저는 당시에 애가 있는걸 몰랐고 호감이 있어서 제가 먼저 다가갔어요
그런데 남편이 먼저 본인이 아이가있어서 저를 힘들게할까봐 만나지 못하겠다고 하겠더라고요
전 알겠다고했고 연락은 계속 이어가다가 어느날 울면서 밤에 전화가 오더라구요
딸이 사춘기인것 같은데 너무 힘들다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전화가 와서 밤에 같이 앉아서 얘기를 많이 나눴고 그사람도 마음을 열어가서 나름 진지하게 만나게 되었어요
우선 그사람이 너무 괜찮은 사람이고 시부모님도 연애할때부터 저한테 참 잘해주셨거든요
손 꼭 잡고 미안하다고하시면서...

결혼식, 신혼여행 둘 다 안했구요 그 비용은 미혼모센터에 기부했어요
나중에 우리가족 다같이 여행가자고 하구요. 식구들끼리 간단하게 밥 먹고 혼인신고만 했습니다

*******

딸이 저를 잘 따라요 처음봤을때부터 엄마라고 부르면서 잘 따라줘서 참 고마웠어요
저도 진짜 제가 엄마라고 생각하고 처음이라 서툴렀지만 혼낼땐 애도 혼내고 저도 속 많이 상해가면서 살았어요
3년정도 되어가는데 딸이 은근히?? 부부사이를 어색하게합니다ㅠㅜㅠ

남편이 일을 나가면 저랑 딸이 둘이있어요(온라인 수업이라)
둘이 있을땐 조잘조잘 잘 떠들다가도 남편이 오면 입을 다뭅니다
저는 그럼 혼자 속으로 눈치보게 되구요...

딸이 나서서 집안일을 도와줍니다
밥 먹고 설거지하고 있으면 청소기 돌리고 전 굳이 시키지않아요ㅠㅜㅠ
남편이 와서 같이 저녁먹고 설거지하면 일부러 그러는듯이??
크게 "엄마!!가스렌지 닦을까요???"나 "엄마 빨래 갤까요??" 하는데
솔직히 남편이 들으면 제가 애를 잡는다고 생각할 거 아니에요...ㅠㅜㅠ

이것도 비슷하긴한데
제가 안방에서 ㅇㅇ아 엄마 생리대좀 갖다줄래?? 하면 넵!! 하고 진짜 뻥안치고 후다닥 뛰어옵니다
근데 문제는 남편이 뭐 시키면 투덜투덜 대면서 궁시렁거리는데
이것도 제가 애를 얼마나 잡았길래 애가 저래?라고 생각할것같아서요

남편이 나갈때 저 안아주고 뽀뽀한담에 나가는데
현관에서 그러면 딸이 옆에서 그냥 뚫어져라 넋 나간듯이?? 보고 있더라고요
그것도 매일 아침마다... 그러고 다시 들어가서 잡니다 남편이 일찍 나가거든요

적어놓고 보니 별거 아닌것같은데 직접 겪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신경쓰입니다ㅠㅜㅠㅠㅠ
전 남편이랑 대화를 많이해서 혹 남편이 오해할까봐 다 이야기합니다
사실 분위기가 좀 어색해지긴해요 남편도 눈치를 보구요
진지하게 대화를 하게 되면 남편은 저한테 그냥 미안하다 고맙다합니다 애한테 엄마가 되어줘서...
사정을 아는 주변 지인들은 다 저에게 잘해줍니다 또 미안해해요 그만큼 저도 딸에게 진심이기 때문에...
아이낳을 생각은 없어요 딸에게도 못할 짓이고 저는 애초에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데

이런일들을 털어놓을 상대가 없어요
제가 그냥 예민한 사람이 되는것같아서....
어떻게하면 좋을까요ㅠㅠㅠ?? 그냥 제가 꾹 누르고 넘어가야하는 부분인가요???ㅠㅜㅠㅠㅠ
딸아이는 지금 정확히 어떤 마음인지 알려주실분 있나요... 딸이 의도적으로 행동하는 건 아닌것 같은데...
조언 부탁드립니다
추천수24
반대수174
베플ㅇㅇ|2020.06.08 23:15
제가 9살때 아빠가 재혼을 했어요 할머니랑 고모들이 결혼전부터 했던말이 ''새엄마 말 잘들어라 콩쥐팥쥐알지? 신데렐라 알지? 말 안들으면 쫓겨난다'' 나중에서야 너 다리밑에서 주워왔다 같은 농담이라도 했었지만 그 의중이 뭐든간에 저 스스로도 새엄마한테 잘해야 계속 아빠랑 살수있다 라는 부담감을 느꼈던것 같아요 엄마는 저한테는 엄마라기보단 언니같았어요 솔직히 말하자면 같이 있으면 너무 좋지만 대하기는 어려운 사람이었어요 엄마랑 둘이 있으면 너무 즐겁지만 아빠가 오면 엄마를 뺏긴다는 느낌과 반대로 엄마한테 아빠를 뺏긴다는 말도안되는 복합적인 감정을 느꼈어요 엄마=아빠가 아니라 두사람에게 각각 따로따로의 애정을 받고싶었다고 해야하나? 글재주가 없어서 표현이 힘든데 그땐 그랬어요 엄마한테도 내가할수있는 최대한의 노력으로 착한딸 좋은딸 노릇을 하고싶어했고 아빠한테도 버림받지않기위해 있는애교없는애교 끌어내면서 지냈어요 근데 셋이 같이 있는 자리에선 아무것도 못했어요 무슨감정이었는지 지금은 기억안나는데 그때까지도 온전하게 가족이라는 느낌이 안들었던것같아요 아빠와 나는 가족. 엄마와 나도 가족인데 아빠엄마나랑 셋이 가족이라는게 잘 인정이 안됐다고 해야하나요? 중간에 엄마가 저한테 서운함?을 표현했던것같은데 그때의 제감정이 너무 복합적이라 그냥 미안하다고 내가 더 잘하겠다고 펑펑 울기만했고 그뒤로는 정말 가식적으로 착한딸노릇을 열심히 했어요 그리고 막연하게 동생이 생기면 쫓겨날것같았고 중학생때까지도 항상 불안했던것같아요 엄마랑 다투면 쫓겨난다. 라는 말도안되는 두려움. 그때까지 엄마한테 싫단말도 한번안해봤고 짜증한번 못내봤어요 고등학생땐가 뭐때문인지는 기억안나는데 잠결에 엄마한테 짜증을 확 냈는데 그때 엄마가 그러더라구요 이제서야 진짜로 딸이 된것같다고. 알고보니 엄마도 다 느꼈다고 내가 불안해하는거 노력하는거 근데도 아는척 안하고 재촉안한건 시간이랑 진심이 다 해결해줄거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저는 나만 노력하는줄 알았는데 엄마도 나한테 짜증내면 기껏 쌓아온것들이 무너질까봐 화나고참고 속으로 삭혔다는거 알았어요 지금은 세상 둘도없는 엄마와 딸이 되었지만 이렇게되기까지 최소 십년이 걸렸어요 지나고보니 엄마나 저나 성격이 비슷해서 (소심하고 걱정많고 남 눈치보고) 그래서 더 오래걸린것같긴해요
베플ㅇㅇ|2020.06.08 22:51
딸이 쓰니님이랑 문제가 있는게 아니고 아빠랑 문제가 있어보여요. 아빠랑 소통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 아닌가요? 아주 영악한 아이들이 아니고서야 (그리고 본문 속 딸은 그렇게 보이지 않음) 아이들이 어떤 행동을 하면 그건 부모에게 무슨 소리를 듣고싶어서 그러는 겁니다. 사춘기 아이들이라면 인정욕이 가장 크겠죠. 그 행동이 어른들에게 어떻게 비칠지까지는 생각을 못해요. 제가 보기엔 아빠 앞에서 싱크대 닦을까요 물어보는 건 아빠한테 '내가 새엄마를 이만큼 위하는 착한 딸이다'라는 이야기를 듣고싶은 것 같고요. 아빠가 오면 말이 없어지는 건 아빠랑 이야기를 너무 안 나누니까 할 말이 없는 거고... 모든 사춘기 애들이 다 그렇죠. 아빠는 왜 나만 시키냐고 짜증내는 것도 그나이대 애들은 다 그렇잖아요? 근데 아직 쓰니님은 친아빠만큼 혈육이라고 느끼지는 못하니까 열심히 심부름하는 것 같아요. 아마 쓰니님은 엄마보다 친한 언니같이 느끼는 것 같네요. 좋아하는 친구나 언니가 뭐 해달라고 하면 사춘기 여자애들은 주머니까지 탈탈 털어서 다 해주잖아요ㅎㅎㅎ
베플이런이런|2020.06.09 00:53
딸이 새엄마를 좋아하네요. 그래서 잘 지내고 싶어서 애쓰고 있구요. 아침에 애정표현 넋나간 듯이 보는 건 부러워서죠. 다정한 부부모습 롤모델로 삼을 수 있게 해주는게 좋아요. 님이 너무 예민하신데 부정적으로 생각할 거 없어요. 그냥 지금처럼 행복한 가정 유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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