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신혼 2년 채 안되었는데 남편과 싸운 이야기는 책 한권도 모자릅니다. 방금 전 있었던 일 얘기해보려 합니다. 듣기에 사소하고 유치하다 생각하실 것 같아요. 저도 적다보니 나이도 많은데 이런걸로 싸우고 있는게 한심한데 남편의 반응이 항상 저를 미치게 해요..
저는 오늘 야근을 하고 9:50 에 들어오니 누워서 게임 보고 있더라구요. 옷갈아입고 물 먹으러 부엌에 가보니 이틀 동안 본인이 아보카도. 키위. 토마토 껍질들하고 뭘 갈아 마셨는지 컵들이랑 오래되서 물에 곧 곰팡이 쓸것 같더라구요. 이거 왜 안치우는거야? (진짜 화안내고 궁금해서 물었습니다 ) 대답 없길래 언제 치울거야 ? 다시 물어보니 “너가 치워. 너가 해” 이러더라구요. 그러면 제가 치우면 끝인거긴 한데 자꾸 반복되네요.. 이틀 전에 말다툼 후에 저는 집에서 밥 안 먹었고 다 본인이 먹고 지저분하게 해 놓은 것들이에요. 그때 말다툼 이유도 제가 부엌 대청소 할거니까 설거지만 해달라고 했는데 하기 싫대요. 그럼 식세기 돌리자 하니까 헹궈줄테니 저보고 식세기에 넣으래서 그렇게 다 했어요. 제가 설거지 해달라고 하는거가 그렇게 못마땅한걸까요? 하기 싫었구나 라고 한마디 했다고 그렇게 속 긁는말 하지 말라고 화를 내더라구요. 이게 속 긁는 말인지도 모르겠어요.
평소에 제가 밥 차리고 남편이 설거지 하는데 그거 가지고 자기는 맨날 제가 먹은거 까지 다 치우는데 너가 설거지 좀 하라면서 누워서 게임 보면서 건성으로 말 하더라구요. 근데 웃긴게 제가 밥 차릴 때 남편은 티비보거나 게임 하다가 어쩔때 어슬렁 와서 뭐 도와줄까 하는 정도거든요? 그래도 그정도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근데 밥 먹고 남편은 정말 설거지만 딱 합니다. 그럼 저는 상 닦고 부엌 더러워진거 정리하고 음식물 쓰레기 빼서버리고. 남편이 설거지 하는 동안에 저는 쉬고 있은 적 단 한번도 없어요. 그런데 저보고 집에서 하는 일이 밥 하는거 말고 뭐 있냐고 아무것도 안한다 그러네요. 그래서 청소도 하고 빨래도 하고 음식물쓰레기도 버리고 분리수거랑 안하는거 하나도 없다. 반면에 남편이라는 사람은 지금까지 2년 살면서 최근에 두번 음식물 쓰레기 버렸습니다. 한번도 한적 없다고 싸울때마다 뭐라 하니까 두번 하고 다신 안해요. 지 손에 더러운거 힘든거는 안하려는 사람이에요. 그러면서 저보고 아무것도 안한다는게 기가 차더라구요? 설거지를 하게 된 계기도.. 신혼 초에 퇴근해서 밥하고 치우는 것 까지 혼자 다하면 힘들잖아요? 설거지 안했더니 그 다음 날에 사진 찍어서 보내면서 설거지 안하냐고 마치 저의 일인것 마냥 그러대요. 그래서 집안일 나눠서 제가 밥을 하면 남편이 설거지를 좀 하자고 제안한건데 그게 계속 못 마땅한가봅니다. 아니고서야 본인이 먹고 며칠째 더러운 상태로 방치하는거는 저한테 시위하는거 말고는 모르겠어서요. 말하다 보니 계속 생각 나는게. 제가 해외 출장을 가면 1-2주씩 있는데 출장 다녀와서 보니까 설거지를 쌓아놨더라구요. ㅠ세제를 다 썼다는 핑계였지만 사올 수도 있고 세제도 충분히 여러번 쓸만큼 남아있었어요. 근데 안 한 이유가 더 기가 차요. 제가 출장을 가서 밥을 못 차려줘서 본인이 차려먹었으니 설거지는 제가 돌아와서 하는게 맞는 논리래요....;; 맞아요? 그런거에요? 저는 혼자 집에서 재택근무 하면 제가 먹고 치워놓지 기다렸다 남편하라고 해야지 이런 생각 안하잖아요.. 저 때도 출장 다녀와서 남편은 티비보고 있고 울면서 제가 설거지를 한 기억이 너무 잊혀지지가 않아요. 저는 룸메랑 살아도 이것보단 매너 지키며 살것 같거든요.
또 지난 주에는 제가 허리를 삐긋해서 남편이 설거지. 세탁기 청소기.이렇게 했어요. 저는 밥 차리고 설거지 그릇 빼서 정리하고 건조기에서 꺼내서 개켜서 장에 넣었구요. 아프다고 아무것고 안한것도 아니에요. 근데 제가 깜짝 놀란게 저보고 지난 주에 제가 아파서 본인이 집안일을 많이 했으니 저보고 자기가 한 만큼 이번주에 하라고 그러는거에요. 가사일을 본인이 더 많이 했다고 손해 보는 기분이 들어서 그러는걸까요...? 내가 이만큼 했으니 너도 이만큼 해라 이런 태도가 너무 정 떨어지고 피곤해서 살기 힘드네요...그럼 나중에 애기를 낳고 집안일 본인이 많이 했다고 몸 회복되면 너가 더 해라 이럴것 같고. 자꾸 남편의 기대 이하의 언행으로 실망하고 부정적 이미지가 쌓여 갑니다. 다들 이렇게 계산적으로 사십니까? 집안일이 다 그렇게 정량화 할 수 있나요? 사소하지만 너무 반복되는 문제고 주변 조언에 따라 식세기 건조기 다 사봤지만 마찬가지에요.. 뭘 원하는 걸까요? 제가 아무말 없이 묵묵히 집안일을 다 하길 바라는 것 같네요. 하두 게임을 많이 하길래. 좀 줄일 수 없냐로 한참 다퉜는데 이젠 포기하고 내버려둬요. 그때도 본인이 게임을 안 하는 대신 저보고 집안일을 다 하라고 했던 말이 생각 나네요.
짧게 적으려 했는데 참 주저리 길어졌네요. 아까는 손이 부들부들 떨렸는데 이젠 좀 괜찮아졌습니다. 살면서 저 같은 부류는 처음 본다면서 제 인성 운운 하길래 저만 이상한 사람인건지 언젠가는 공개적으로 써보고 싶었습니다. 두서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