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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제가 스물까지 살아갈수 있을까요?

ㅇㅇ |2021.05.10 01:57
조회 319 |추천 2
나이는 열일곱
일찍이 진로와 재능을 찾아 맞지않는 학교를 그만두고
문예 쪽 프리랜서로 일하는 중

친구들은 모두 20대
관련 일을 하는 동료 프리랜서들, 관심사 모임에서
만난 소중한 언니들이 총 7명

즐겨입는 옷은 길고 화려한 원피스
첫 수입으로 구매한 코트들
작은 키를 높여줄 하이힐
엄마와 함께 산 조금 비싼 핸드백

저는 이렇게 살고 있는 10대입니다.
취향도, 하는 일도, 주변 사람도 모두
속히 말해 어른의 영역에 있지만,
정작 본인은 어디에서나 애새끼 취급을 받는 10대요.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뭘해도 열등감이 들어요.
연재처의 담당자가 어느순간 자연스레 말을 놓을때,
나이 때문에 같은 공유 사무실의 사람들은 단 한번도
겪어보지 못했다는 일을 당할때.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달에 백만 단위로 버는 본인을 능력도 없는 주제에 부모 등골 뽑아사는
요즘것들 취급할때.

중요한건 나이가 아닌 나 자신이라고 생각했지만,
n년간 이렇게 살아오며
저는 차라리 이렇게 태어날거면
엄마의 뱃속에서 사라졌으면 좋았을거란 생각을
점점 자주 하게 되었습니다.

그게 안된다면, 차라리 평범한 10대 여고생이었으면
모든게 괜찮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요.

왜 나는 또래집단에는 도저히 어울리지 못하는지,
왜 나는 스무살도 안 된 주제에 사회가 적성에 맞는건지.
왜 나는 아이돌을 좋아하고 떡볶이를 즐겨먹는
열일곱이 아니라
불행히도 열살이 채 안됐을때 재능이 터져버린,
동갑친구들이 어리게만 보이는 열일곱인지.
의문들이 하나하나 떠오르다보면,
답을 찾을수 없게 되어버립니다.

하다못해 스무살이라도 됐으면,
머리에 피도 안마른 민짜 주제에 아는척 한다는 말을
하루에 한번씩 듣지 않았어도,
친구들이 술자리로 향할때 먼저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어도 될텐데 말이에요.

이제는 모든게 늦게 태어나서인것 같은 제가,
사람들의 시선탓에 즐겁게만은 일을 할 수 없게된 제가,
아이에도 어른에도 속하지 못하는 제가
스물까지 살 수 있을것 같지 않아요.
1월 1일 종이 치고 첫 술을 들이킬 날이 오기 전에,
애매함 자체인 저는 차마 남은 몇 년을 못이겨
사라져 버릴것만 같습니다.

어린 주제에 뭘 안다고 어른인척 하냐는 말을 듣고
홀로 사는 오피스텔에 돌아온 오늘
괴로움을 달래줄 술도,
우울함을 달래줄 담배도 하지 못하는 저는
잠이 안와 익명에 별 생각을 다 적어봅니다.
추천수2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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