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형부는 올해 마흔이에요.
저희 언니는 서른 둘이구요.
어릴적부터 같이 살았어요 저희 형부랑요.
형부는 3형제중 막내이신데 , 저희집은 딸만있고, 아버지도 안계셨구요.
사돈어르신들께서 좋은분들이라 "우리집엔 아들많으니까 하나 보내주자"라고 농담섞어가시면서
허락해 주셔서 형부와 함께 살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저희 집 사정이 너무 안좋아져서 집을 합친거에요)
형부... 참 많이 불편했을거에요.
그런데도 우리 착한 형부는 불편하고 힘든거 감내하고 지금까지도
함께 오손도손 살아갑니다.
우리집이 어려워서 계속 공부시키지 못한걸 본인탓 하시는 분이세요.
"xx야, (평소에 이름불러요) 넌 내 처제가 아니라 큰 딸과도 같다. 니가
계속 공부했으면 서울대도 갔을수 있었는데 형부가 능력이 그렇게 안돼서 항시 미안하다"
저 서울대 갈정도로 공부 잘하지 않았고 집안 살림에 보탬 되고가 일찍 취업에 나갔습니다.
직장에서 한달에 150정도씩 벌어서 오면 저는 100프로 언니에게 주었습니다.
일단 이자도 내야하고 그러니까요... 그냥 저는 용돈을 타서 썼지요.
하루는 제가 몹시 아픈데도 월말이라 바쁜상태라 쉬지도 못하고 회사에 출근했는데
형부가 저희회사 밑에 와있다고 잠깐 나와보라고 하시는거에요.
그래서 나갔더니 형부 쉬는날(평일에 쉬세요)이기도 하고, 니가 아프기도 하고 걱정되서
왔다고 하시면서 잣죽을 쑤어오셨더라구요 직접... 그리고 봉투에 빳빳한 신권으로 오만원을
넣어서 주셨어요.
저희 형부 하시는 일은 흔히들 말하는 노가다에요.
전에 다니던 회사를 계속 다닐수 없게 되었는데 , 경기가 안좋다보니 재취업이 안되더라구요.
잠깐 쉬는거 같더니 그후로 계속 새벽에 인력사무소에 나가셔서 일을 나가세요.
언니는 직업을 왜 안갖냐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계실텐데...
저희언니가 좀 아파요.
집안 청소한번하고 나면 세 네시간씩 누워있어야 하고요, 아이들 한번 씻기고 나면
머리가 핑 돌아서 자리에 눕습니다.
그래도 형부가 나가는 새벽에는 미리 한시간전에 꼭 일어나서
아침을 차려줘요(당연한건가... ㅠㅠ)
그래서 형부가 절대로 절대로 일을 못하게 해요. 본인이 쉬는 날에는 꼭 본인이 하시구요.
저는 투잡을 하기때문에 일주일에 한번정도만 집에 들어가요. 그때마다 형부는 제 발을 보고
꼭 직접 족욕을 시켜주려 하세요... 신발을 잘 못벗어서 그런지 발에 습진도 많이 생기고 그래서요.
얼마전에는 제가 형부랑 언니 애들 운동화를 사주었어요.
얼마만인지 모르겠더라구요... 애들 발이 커져서 작은걸 신고 다니는것도 보기 안쓰럽고
형부는 너무 낡아버린거라... 언니는 덤으로 ㅎㅎ
제가 운동화 사드린걸 아시곤 형부가 문자를 보내셨어요. "고마워, 잘신을께 항시 미안하다"
저는 그래서 문자를 보내드렸어요.
"형부... 옆에 계셔주는거 만으로도 힘이되요 그리고 항상 감사해요"
가족들 생일마다 꼭 형부가 하루전날 저녁에 미역국을 끓여놓으시거든요.
미역국 정말 잘 끓이셔서 ㅎㅎㅎ
저희집 식구들이 어릴적부터 거친 세월을 산 사람들이라 자격지심도 많고,
모난구석이 참 많습니다. 배운것도 짧아요 사실...
이런 사람들한테 우리 형부같은 날개없는 천사를 보내주셔서 어찌나 감사하고 죄송한지 모르겠어요.
아픈다리로도 어떻게든 열심히 살아보려는 저희 형부를 응원해주세요.
그리고 제게도요... 살다보면 좋은날 오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