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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애를 안봐요..

ㅇㅇ |2021.10.25 05:28
조회 42,703 |추천 22
육아를 안한다는게 아니고 정말 말 그대로 애 자체를 안봐요..
부성애가 전혀 없다고 해야할까요..
누가 들으면 자랑이라고 할지 모르겠는데 너무 착잡해서 글 써요.

저희 남편.. 남이보면 정말 객관적으로도 잘생겼고 훤칠하고 저만 바라봐요.
결혼 준비고 뭐고 연애때부터 저는 손가락 하나 까딱못하게 하는 스타일이었거든요.
근데 아이를 낳고보니 이것도 이젠 소름끼쳐요..
연애때도 신혼때도 아이나 육아에 대해 싫다 좋다는 얘기한 적 없었어요.
그냥 저희 둘다 결혼하면 당연히 아이를 낳고 기르는 건줄 알았고 그렇다고 둘다 준비 없이 무작정 낳지는 않았어요.
제가 육아공부?며 뭐며 아이 가지기 전부터 남편한테 착실히 준비해야한다고 했고 남편도 제가 좋으면 다 좋다고 정말 열심히 따라주고 준비했거든요.

자잘한건 저만 아는 기시감 같은거라 굳이 적진 않고 큰 사건만 몇개 적어볼게요.
제일 처음 이상하다고 느낀건 첫애 출산했을땐데요..
보통 아이아빠들 첫애 나오면 마누라보다 첫애 끌어안고 울거나 첫애 태어났다고 주변에 연락하기 바쁘잖아요?
근데 저희 남편은 진통 왔을때부터 일 내팽개치고 달려와서 저 죽는거 아니냐고 울면서 간호사 멱살 잡을 기세로 몰아부치고 그러더라고요..
그때 당시엔 정신 없어서 몰랐는데 지나고보니 그때부터였나 싶어요.
낳는 내내 제손 부여잡고 기도하듯이 머리대고 울고 막상 첫애 나오니 보라고 하는데도 들은척도 안하고 저 붙들고 목놓아서 울었어요.
그날 정말 단한번도 아이한테 눈길을 안주더라고요.
이렇게 애를 안봐줄거면 둘째 계획할때도 싫다든지 나중에 갖자든지 무슨 말이 있어야하는데 다 좋대요.
그렇다고 육아를 안하는건 또 아니에요.
결혼할때부터 저 일하는걸 싫어해서 전업주부인데 그렇게되면 어느정도 독박육아를 각오하기도 했거든요.
근데 퇴근하자마자 씻고 저 안힘들었냐고 물어봐주고 두팔 걷어부치고 육아하고 그러더라고요. 제가 미안할정도로요.
자다가 애 울면 제가 남편 피곤할까봐 얼른 보려고해도 억지로 저 눕히고 본인이 가서 달래주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둘째도 갖게 됐고 첫애 낳을때 일은 정말 저를 사랑해서 제가 어떻게될까봐 그랬던걸로 합리화하고 넘어갔는데 그게 진짜 천추의한이에요..
둘째때도 똑같이 그러더라고요.

또한번은 둘째 두돌 무렵인데 첫애가 남자애라 그런지 종종 위험한 물건들을 덥석덥석 집어서 가지고 노는데요.
저는 첫째둘째 동시에 본다고 정신 없어서 몰랐는데 치운다고 치웠는데 큰애가 언제 가위를 집어들었는지 저한테 장난치다가 제가 가위 뺏는다고 손목쪽이 조금 긁혔어요.
제가 아야 소리 내니까 큰애도 놀라서 울고요.
그래서 안고 달래주고 진정시키고 훈육하고..정신 없이 보내다가 겨우 커피한잔 마실 여유가 생겨서 남편한테 카톡을 남겼어요.
진짜 별 카톡도 아니었고 큰애랑 있었던일 있는그대로 이야기해주면서 그냥 오늘 이런일이 있었다~ 이런식으로 보낸게 다였거든요.
1표시도 사라지고 곧 답장 오겠지 하고 집안일 좀 하다가 큰애가 간식 먹고싶대서 무릎에 앉혀놓고 먹이고 있었어요.
근데 얼마안있다가 갑자기 우당탕 하는 소리가 나더니 남편이 현관문을 확 열고 신발도 안벗고 들어와서 제무릎에 앉아있는 큰애 팔을 잡아채더니 바닥에 내팽겨치더라고요.
반사적으로 저는 내팽겨쳐지는 큰애 뒤통수 보호하면서 큰애 위에 간신히 엎어졌고요.
큰애는 놀라서 대성통곡을 하고 작은애도 그소리듣고 깨서 울고 저도 심장이 쿵쾅거려서 그상태로 남편을 노려봤는데 신경도 안쓰고 큰애 머리 받치고 있는 저를 일으키더니 제 손목을 살피더라고요.
그러면서 자기도 제앞에 무릎꿇고 앉으면서 괜찮냐 어쨌냐 묻는데 큰애가 바닥에 널부러져있는게 거슬린다는듯이 장난감치우듯 옆으로 밀어버리고 앉았고요.
그때 심정이 참.. 기가차다고 해야할지 황당하다고 해야할지 뭐라 표현은 못하겠는데 그냥 숨통이 막히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그때 애들 달래고 대충 수습은 했는데 한참동안 저혼자 진정이 안돼서 간신히 잘밤에 남편 앉혀다놓고 두번 다시는 이따위로 굴지말라고 했어요.
저도 더이상 남편 일하는 시간에는 카톡조차 안하고있고요.

제일 최근에는 벌써 큰애가 7살 작은애가 5살인데 다같이 고깃집에 가서 밥을 먹고 나오던 길이었어요.
외식이든 집에서 밥을 먹든 항상 애들 먼저 챙기는 저랑 다르게 애들은 안중에도 없고 무조건 저 밥 못먹을까봐 전전긍긍하던 모습은 늘 있던 일이고 주변에서도 저런 남편 없다고들하니 제가 너무 마음놓고 있었나봐요.
갑자기 저희 친정 엄마한테서 급한일로 전화가 오셔서 잠깐 애들을 남편한테 맡기고 좀 구석진데서 전화를 받았어요.
한 15분정도 통화했을거에요.
그러고 다시 남편과 애들이 있던 자리로 돌아갔는데..
작은애는 안보이고 큰애는 남편이랑 좀 떨어진데서 혼자 어른들한테 인사하면서 놀고있고 남편은 뭐마려운 강아지처럼 저를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제가 오자마자 저를 안으면서 무슨 일 있냐고 세상 다정하게 물어보는데 전 둘째가 이미 내 눈앞에 안보인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심장이 뛰고 친정엄마 급한일은 안중에도 없어졌고 남편 목소리는 귀에도 안들리고.. 다짜고짜 둘째 어딨냐고 물었어요.
그제서야 남편이 주변 휙휙 돌아보더니 잘모르겠대요.
기가차고 나발이고 그런 생각할 겨를도없이 그대로 제가 눈이 돌아서 너 돌았냐고 내새끼 못찾으면 죽여버릴줄 알라고 하고 달려가서 큰애 번쩍 들고 무작정 뛰었어요.
다행히 얼마 안가서 찾았는데 그땐 진짜 법만 없었으면 순간적으로 찔러죽이고 싶더라고요.
이거 때문에 지금까지도 이혼하네 마네 하고 있어요.

최근 저일 있기 좀 전에 주말에 애들 다 재우고 남편이랑 우연히 무슨 외국 영화를 보게됐어요.
제목은 잘 기억 안나는데 내용이 키작고 자격지심 많은 외국남자가 돈많은 사기꾼인데 키크고 예쁜 와이프가 아이를 낳으면 아이만 예뻐하고 자기한테 사랑이 식어버릴까봐 아이를 갖는걸 거부한다는 내용이 마지막쯤에 나왔었거든요.
주 내용은 저게 아니고 영화 추격자처럼 그런 내용인데 그걸 보더니 남편이 자기도 저 심정 이해한다고 하더라고요.
전 당췌 저런 사람이 있을까 싶었는데 남편 말을 듣고 영화 끝날때까지 혼자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영화 끝나고나서 처음으로 진지하게 이야기해봤었어요.
애들이 싫냐, 전혀 아니다, 그럼 왜 그런소릴 했냐, 애들보다 당신이 더좋은건 사실이다 뭐 이런 얘기들을 하고 지나갔던 것 같아요.

그러고 저 최근 일이 터지고 제입에서 온갖 쌍욕과 이혼소리가 나오고 하니까 남편이 저한테 울며불며 무릎꿇고 빌면서 용서해달라고..
그래서 제가 진지하게 이야길 해보라고 도대체 왜이러냐고 애들이 싫은건 아니라면서 왜 그러냐고 그랬어요.
애들이 내 자식만 되냐고. 당신 자식은 아니냐고도 했고요.
그랬더니 사실 애들한테 아무 감정이 없대요.
싫지도 좋지도 않고 정말 아무 감정도 안든대요.
앞으로 자기가 더 노력하겠대요.
그순간 저도 말문이 막히더라고요.
애아빠씩이나 되는 남자가 마누라가 이런다고 숨 넘어갈듯이 우는데.. 눈앞이 캄캄해져서 다 됐고 당신같은 아빠랑 사는것도 애들한테 곤욕이니 이혼하자고 했어요.
결혼하고 처음으로 집을 나와서 애들 다 데리고 친정에 와있는데 남편한테서만 전화가 하루에도 수백통씩 오지 시댁에서는 다 알고있으면서 전화한통도 안오네요.
결혼하고 팔불출, 공처가, 애처가인줄로만 알았던 시아버지도 남편이랑 똑같아보여요. 시어머니도 마찬가지고요.

친정식구들 성화도 그렇고 저도 이래서는 도저히 생활이 안되겠다 싶어서 마무리지으려고 이틀전에 처음으로 남편이랑 대면했는데 몰골이 사람 몰골이 아니였어요.
분명 저녁에 보자했는데 직장은 어쨌는지 카톡 보내고 한시간도 안돼서 대문앞에 죽치고 앉아있고 저한테 전화하고 카톡하고..
못이겨서 나가보니 살도 한 십키로는 빠져보이고..하
제앞에서 또 무릎꿇고 기회를 달라고 애원하고 뭐든지 제 성에 찰만큼 노력하겠다는데 저도 사람인지라 흔들려요.
정말 노력한다고 부성애가 생길지도 의문이고 이대로 제가 이혼 강행하면 저사람 저러다 진짜 죽을것 같고 미칠것같아요..

조언 부탁드려요..
추천수22
반대수54
베플ㅇㅇ|2021.10.25 08:12
님 생각대로 가정환경에 문제가 있었나봐요. 아마 어렸을 때 자기아빠한테 똑같이 당했겠죠.. 심리치료같은 거 받아봐요..
베플|2021.10.25 19:30
남편은 모르는 거에요. 애아빠가 애를 어떻게 사랑해야하는지. 어떻게 그럴 수 있냐 싶겠지만 사실 부모 사랑 받아본 적 없어서 모르는 거에요. 왜냐면 저도 그렇거든요. 애들 데리고 시댁가면 시부모님이 우리애들 물고빨고 하시길래 정말 진지하게 남편에게 물어봤었어요. 진짜 예뻐서 저러시는 걸까 아니면 연기하시는 걸까하고요. 저는 제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저런 대접(?) 받아본 적 없었거든요. 제 부모님에게도.. 애니까 당연히 실수하는 거다. 아이니까 당연히 사랑받아야한다. 이런 것들.. 되게 낯선 개념들인데 .. 처음엔 의무감으로 낳아서 키웠었고 지금은 키우다 보니까 정이 들어서인지 모성애가 생겼어요. 남편도 아마 나아질꺼라 생각합니다.
베플ㅇㅇ|2021.10.25 21:54
애 낳는다고 모든 부모가 애를 사랑하는건 아니에요.. 아동학대 90프로는 가정에서 일어납니다..저 지인도 쓰니같은 분 있어요.. 그집도 시아버지도 똑같데요.. 자식한테 관심없고 아내가 최고인거..그분도 쓰니처럼 스트레스받았는데 애들 어느정도 크니까 지금은 좋다고 하더군요..그래도 아동학대는 아니니까 최악은 아닌거같네요... 전 이혼보다 심리 상담하고 서로 최소한 지켜야할 선?같은걸 정하는게 좋을꺼같아요.
베플ㅇㅇ|2021.10.25 15:19
주작이날아오르네
베플ㅇㅇ|2021.10.25 14:14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으니, 가르치는 게 어떨까요. 애한테서 눈 떼지 않는다. 애 손 꼭 잡고 있는다. 애 안고 있는다. 뭐 그런 거요.. 님이 시키면 잘할 거 같은데요. 사실, 애들 한 초등학교 고학년? 11살 정도 넘어가면, 엄마가 그렇게 안 필요해요. 그럼 엄마한테는 애아빠보가 남편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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