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누구나 그렇겠지만 연애 초반에는 안 이랬어요.
공무원 준비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이기적인 태도를 보이더니 결국 이런 일이 생겼네요.
혹시 안 헤어진 거 아니냐는 염려의 댓글이 여럿 보이던데,
(아마 제가 편의상 남친이라 칭해서 그런 것 같네요)
마지막에 쓴 글 보시면 “정상적인 사회 관계에 문제 있냐고 한 뒤 헤어지자고 말한 상태”이나 아직 며칠 안돼서 걔가 주변에 자꾸 연락을 넣습니다.
제 입장은 확고하구요.
미친놈인 것 같아 저도 완벽한 안전 이별을 바랍니다.
많은 분들 반응을 보니, 남친 면상에 대고 “넌 이렇고 저래서 병신이야!”라고 따박따박 제대로 따지지 못한 게 ㄹㅇ 미친놈이라 제가 할 말을 잃어 그런 게 맞네요.
***
일단 방탈 죄송해요
그냥 어디 하소연 하고 싶은데
여기가 제일 많은 분들이 보는 것 같아서요 ㅠㅠ
저 27살 남친은 29살이에요.
친구의 친구로 만나서 1년 정도 사귀고
둘다 경기도 쪽에 취업했다가
남자친구는 3달전에 사표 쓰고 공무원 준비중이에요.
사건은
지난 목요일에 지방에 계시는 저희 부모님이 올라오셔서
이것저것 음식 해주시고 가셨어요.
그 중에 집에서 직접 끓인 미역국 얼려다 냉동실에 넣어두고 가셨거든요.
저희집이 소고기 미역국보다 조개류를 넣어먹는 미역국을 선호하는데, 남친 집은 소고기 미역국밖에 안 먹는다고 하더라구요.
남친이 지금 수입이 없으니 서로 자취방에서 해먹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제가 조개 미역국도 맛있으니 한 번 먹어볼 겸 토요일에 가져가겠다고 했거든요.
근데 남친 자취방이 저희 집에서 차로 20분 거리인데 제가 뚜벅이기도 하고 추운 날 냉동한 식품을 가방에 넣어가기가 좀 버겁더라구요 ㅜㅜ
미역국이랑 밑반찬 좀 넣으려니 집에 있던 약간 작은 백팩 사이즈였는데 등에 매니까 진짜 척추 어는 것 같은…
보냉백도 따로 없었구요.
그래서 남친한테 우리집에서 먹자고 전화했더니 “이번달 여윳돈이 떨어져서 차비가 없어 못 오겠다”는 거예요.
그러면 내가 차비를 보태주겠다고 오라니까
자기는 수험생이고 체력관리도 시험 준비의 일종인데,
이런 날에 이동하다 감기 걸리면 어쩌냐고
저보고 배려를 좀 해달라더라구요?
난 직장인이라 감기 걸려도 된다는 건지 뭔지
살짝 기분이 나빠져서 그럼 그냥
다음 주에 날씨 풀리면 보자고 했더니,
그것도 싫다… 일주일에 하루 공부 휴식인데 데이트도 못하면 너무 속상하다는 거예요.
그래서
내가 보냉백이 따로 없어서 냉동음식을 들고 다니기 너무 추워 미역국은 빼고 갈테니까 자기 집에서 배달 시켜먹자고,
음식값 내가 낼 테니 걱정말라고 하니까
미역국이 너~무 먹어 보고 싶대요.
속이 부글부글 끓는데 괜히 싸우기는 싫어서
“내가 너무 추워서 그렇다구~~ 담에 평일에라두 먹자”
하고 최대한 밝게 장난치듯 말했는데
“농담이지? 나 집밥 안 먹은지 오래된 거 알자나~”
라고 대답하길래
“농담 아냐 자기야
나도 코시국에 감기 걸려서 출근하면 회사에 민폐야 ㅜㅜ”
그러니
“아냐 자기랑 집밥 먹고 싶어 소원이야! 내 맘 알지??”
이러고 뚝 끊는 거예요 허허..
집밥은 자기 집에서나 찾지 왜 나보고 냉동한 음식을,
(물론 제가 먼저 먹자고 제안했었지만)
굳이 이 겨울에 들고 다니는 배려를 보여달라는 거지 싶어서 좀 화가 났어요.
그래도 나도 너무 추워서 그냥 왔다고하고
일단 얼굴은 보자는 마음으로 남친 원룸으로 갔어요.
갔더니 제 가방부터 열어서 “미역국은? 미역국은???”
이러는데 정말 참아왔던 이성의 끈이 떨어지고 내가 미역국 배달원인가 싶고, 너무나도 못배워 먹은 듯한 태도에 화가나서 정이 뚝 떨어지더라구요.
“어떻게 인사도 없이 미역국부터 찾냐, 내가 진짜 등이 너무 시려서 못 매고 왔다, 자긴 지금 내가 아니라 미역국을 기다린 거냐”고 따졌더니
“나 맨날 집에서 햇반만 먹는 거 알지 않냐, 어떻게 여자가 모성애도 없냐” 고 하더라구요 …
나참 29살 먹은 남자한테 제가 모성애를 느껴야 하다니…
“요즘 굴철인데 나는 좋은 굴도 못 먹어봤어. 넌 여친이면서 공부하는 남친한테 보양식도 한 번 해준 적 없으면서,
겨우 너네 엄마가 미역국에 넣어둔 굴 그마저도 냉동된 거 맛만 보는 정도로 올 겨울 나는데 남친이 불쌍하지도 않냐”는 말도 붙이고요 ㅎ
너네 엄마라는 말에 완전 빡 돌아서
“그렇게 굴 쳐먹고 싶으면 니도 니네 엄마한테 해달라고 하지 왜 나한테 모성애를 운운하며 우리 엄마가 끓인 미역국 배달을 시키냐”고 하니
자기는
“집밥을 못 먹어 하루 내내 너무 기대를 했는데 네가 내 완벽한 주말 일상을 다 망쳤으니 너무 속상해서 몇마디 한거다,
그냥 사과하면 자기도 받아주고 넘어갈 텐데 니가 뭘 잘했다고 화를 내냐” 하네요…
울상으로 징징 투덜거리는 남친놈 옆에 석화 실한 거 있었으면 진짜 그걸로 대가리 찍었을 거예요.
“밖에 날씨 어떤지 아냐, 귀한 공무원 수험생인 본인 감기 걸릴까봐 여친도 사회 초년생이라 버스 타고 다니는 거 알면서 추운 날씨에 꽝꽝 언 미역국 가져다 달라는 게 정상이냐”
몇마디 따지고 나왔어요. 더 뭐라하고 싶었는데 찐 미친 멘트를 들으니 진짜 말도 생각 안나는 거 아시나요?
그뒤로 전화 계속 오는데 꺼두고 그날 밤 늦게 다시 전화 받으니 “다음 주에 내가 양보해서 너네 집 갈 테니 미역국 먹게 다 먹지말고 남겨두라” 하네요.
혹시 정상적 사회 관계에 문제 있냐고 헤어지자 한 뒤 차단해두었는데 제 친구한테 인스타 디엠을 했다네요 ㅎ..
후 쪽팔려서 어디 말할 데도 없고 하소연해봅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