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5년 차 된 부부입니다.
저희는 시부모님댁에서 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집을 얻어 살고 있어요. 저희 친정은 아예 다른 지역이라 4시간 정도 걸리는 곳이고요.
남편이 본인 고향에서 사업을 하다보니 지역을 옮길 수가 없어 따라오게 된 것이고 시부모님의 개입이 있던 것은 아닙니다.
가깝다보니 왕래가 잦을 수 밖에 없고 특별한 날이 아니라도 한번씩 만나는 편인데요, 그것에 대한 불만은 없습니다.
아버님은 경상도 싸나이라 별 말씀도 없으시고 어머님은 조금 푼수같은 사람이라 말도 많이 하고 자식들에게 많이 혼나기도 하지만.. 나이 먹고 혼나는 것 보면 그저 마음이 안 좋습니다.
고부갈등이 아주 가끔 찾아오긴 하지만 대부분 어머님이 잘 맞춰주시고 걱정되는 마음에 그러시는거라 생각하고 있어요. 10년지기 친구에게도 맘에 안 드는 점이 있는데 고부지간에 어찌 맘에 드는 점만 있겠냐 하고 살아요.
이렇게 어머님과의 사이를 길게 말씀드린 이유는..
저는 저희 시부모님을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삼형제인데 세 집이랑 시부모님 모시고 여름에 한번씩 같이 놀러가기도 해요.
저는 정말 시부모님이 불편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남편이 무조건 만날때마다 시부모님을 꼭 픽업을 자기가 하려고 하고 그것에 대한 불만을 얘기하면 "우리 엄마아빠 불편해?" 라고 이어집니다.
따지는 어투는 아니고 눈치 보듯이 말하는데..
차라리 따졌으면 저도 와다다 쏘아버릴텐데 눈치보며 말하니 수동공격을 하나? 싶기도하고 제가 나쁜 사람이 된것 같아 괜히 사근사근 얘기하게 되네요.
가끔 모여서 식사를 할때, 산소 갈때, 애기들 방학에 다같이 놀러갈 때 등등 다 본인이 부모님을 픽업하고 데려다드리기 까지 매번 지 혼자 하려고 해요.
주말에는 큰형네랑 시부모님까지 세 식구가 만나기로 해서 픽드랍 건에 대해 어제 얘기를 했거든요.
나-
아버님이 운전하기 위험하신 나이도 아니고 (65세십니다) 알아서 운전하고 오시면 되지 왜 매번 우리가 모시러가고 데려다드려야 되냐.
남편-
아빠 놀러나오신 김에 편하게 술드시면서 식사 하시라고 그런것도 있고 자식의 도리로써 하는거다.
그리고 놀러갈땐 장거리 운전인데 그 나이에 장거리 운전은 힘드실만 하지 않겠냐.
나-
솔직히 별로 힘든거 모르겠다. 어쩌다 한번이면 이해를 하겠지만 형들 다 냅두고 왜 매번 당신이냐.
남편-
두 형은 시부모님 댁에서 차로 50~1시간 떨어진 곳에 살지않냐. 내가 제일 가까우니 자기가 모시러가고 데려다 드리는게 시간적인 면에서 가장 효율적이다.
형들 집엔 애기들도 있어서 차도 좁고 모시러 가고 모셔다 드리기엔 벅찰거다.
그리고 차 여러대 움직여서 뭐하냐? 합치는게 낫다.
나-
차 여러대 움직이는게 뭐가 불편하냐.
주차할 곳 찾기 힘든 번화가 같은데로 놀러가는것도 아니고 차 여러대 움직이는게 번거로운 이유 좀 말해달라.
남편-
차 많으면 괜히 복잡해진다.
나-
우리 모이기로 한 장소랑 부모님댁이랑 반대편이여도 데릴러 가면서 그게 무슨 효율이라는거냐.
굳이 반대편 집까지 모시러 가서 또 짐 싣고, 우리 집으로 바로 가지도 못하고 또 시부모님 데려다주러 길 돌아서 가는게 더 복잡하고 번거롭다.
남편-
그래도 집 가까운 자식이 있는데 어떻게 나이 먹은 부모한테 직접 차끌고 오라고 하냐. 돌아가는 시간 해봤자 2~30분이다.
나-
그래도 난 불편하다.
시부모님이 편하냐 불편하냐 문제랑 별개로. 여행가거나 놀러갈때도 준비하고 챙길 것이 많고 대부분 아침 일찍 일어나서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시작부터 피로도가 약간 쌓여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럴때 부부 둘이서 놀러가는 기분 내며 도란도란 가고 싶은데 시부모님이 끼면 솔직히 나 하고싶은대로 하지도 못하고 자기랑 하고싶은 말도 가려서 해야되고 그런 점이 불편하다.
그리고 당신 식구들은 다 가까운 곳에 사니까 자주 보지만 난 여기서 의지할게 당신 뿐인데, 시부모님을 태우면 내가 못 알아들을 당신들 고종사촌친척 일가 얘기들을 하니 가끔 소외감도 느끼고 외롭다.
남편-
가족끼리 모이면 옛날이야기도 하고 그럴수도 있지 왜 그런걸로 소외감을 느끼고 그러냐.
그래도 우리 부모님이 너한테도 말 많이 걸지 않냐.
나-
잘 챙겨주시는거랑 별개로 일단 시댁의 어른이기에 기본적으로 불편한 건 깔려있다. 이걸 인정하기 어렵냐.
어딜 가기로 하면 출발할때, 집 갈때가 제일 피로감 느껴지는 시간인데 그 시간마다 부모님이 껴있으니 솔직히 불편하다.
그리고 남편에게 말은 못 했지만 어머님이 수다스럽고 다정하고.. 이런 스타일이다 보니 무뚝뚝하고 조용한걸 좋아하는 저에게는 어머님 존재가 좀 피곤합니다... 시모로써 나쁜 사람은 아니고 단지 저랑 안맞는것 뿐이에요.
남편은 이 얘기를 듣고 혼자 잠시 생각하더니 "솔직히 부모님을 차에 태우는게 그렇게까지 불편한 일인건 잘 모르겠어.. 소외감을 느낄 정도의 일인지도 몰랐고. 어쨌든 당신이 불편하다고 하니 더 이상 안 할게 그럼."
라고하네요.
그 뒤로 꿍한 구석없이 잘 지내기는 하는데 어딘지 모르게 찝찝하고 또 저만 나쁜년이 된 기분이에요.
제가 더 강력하게 말했어야 했나요?
아니면 저런 문제에 불만이 있는 제 문제인가요?
아주아주 솔직한 답변들 듣고싶어요.
++ 댓글 모두 읽어보았습니다.
5년동안 1년에 20번은 만나는데 매번 모시니, 말씀하실까봐 귀 쫑끗하고 있고 자세도 단정히 하고 하품 쩍쩍하지도 못 하니 좀 피곤했던 것 같아요.
저희 부부는 둘 다 말이 없는 편이지만 말씀 드렸다시피 시어머님이 말도 많으신 분이라 통화도 자주 하고 듣던 말 또 듣고 하니 너무 지쳤던 것 같네요.
도로 위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니 피로하기도 했고요.
아, 그리고 꼭 내리고 나면 "우리 아들 고마워 우리 아들 덕분에 편하게 왔어 우리 아들 수고해" 라고 콕 찝어 아들에게만 인사하니 그런 부분에서도 빈정 상하기도 했네요.
저희 부모님은 꼭 "너희들 덕분에" 라고 하시는데 굳이 옆에 사람 냅두고 아들 손만 붙잡고 고맙다 연신 얘기하시니 괜히 비교하는 마음이 든 것 같아요.
가끔씩 그리고 장거리여행은 모시고 다니겠습니다.
다들 조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댓글에 아이 얘기가 나와서 생각났는데 예전에도 "형네 다 애기들 있는데 정신없어서 거길 어떻게 타셔~" 라고 남편이 말한 적이 있어요.
그래서 우리도 아이를 가지면 그땐 어떡할거냐 하니 "당신이 앞에 앉으라하고 엄마가 애기 본다 할걸? 그럼 자기도 더 편하지 않아?" 라고 했었네요.
그럼 형들 집 애기들은.. 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싸우기 싫어 대답 안 했었어요.
시부모님이 애기를 보는 순간 갈등이 생길텐데 그 부분에 대해선 전혀 생각 안 한 것 같아 혼자 속 터져서 괜히 쌓아뒀던 것 같아요.
이 부분에 대해선 아이 갖기 전에 다시 대화 해봐야겠네요.
아무튼 다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