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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기억들 1

그날들 |2022.07.02 17:25
조회 1,449 |추천 11
안녕하세요. 여름입니다.
홍수가 날 것 처럼 비가 쏟아지더니,오늘은 극악의 무더위가 시작됐네요.이런 날은 오싹한 이야기가 어떨까 하여 실제로 겪었던 이야기를 풀어봅니다.
누가 읽겠냐만,누군가는 읽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글을 쓰기에 앞서 이유없는 태클은 정중히 사절합니다.
일기를 써보듯 쓰겠습니다.
제발 그냥 재미로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모든 이야기는 사실에 근거하여 쓰여집니다.
글이 깁니다.시간이 많은 분들만 보세요.






정확한 기억은 없다.국딩때 였을 것이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날,연식이 오래 된 아버지의 세피아 차량을 타고 고모의 딸이 결혼식을 올린다는 소식에 고향이었던 강릉으로 향했다.출발 전 부터 아버지와 어머님의 말다툼이 있었고,아버지의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져 있었다.

지금처럼 길이 잘 포장되어 있지 않던 시절이었고,네비도 없었기에 아버지의 기억과 지도 따위에 의지해 꽤 오랜 시간을 달려 강원도에 입성을 하였다.그때까지도 부모님의 사이에는 냉기가 흘렀다.당시 고모가 3명 계셨는데,어머니와 첫째 고모의 사이가 거의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 만큼 안 좋왔기에 부르지도 않은 결혼식에 뭐하러 가냐는 어머니의 짜증이 충분히 이해가 갔다.

잘 알지는 못하지만,아마 첫째 고모가 아버지만 불렀는데 아버지 입장에서는 그래도 다 같이 가서 축하해 주는 게 맞다 라는 생각을 하셨을 것이다.뒷자석에 타고 있던 4살위에 누나와 난 그저 눈치만 보면 두분의 다툼을 외면했다.
당시의 아버지는 절대권력을 쥔 분이셨기에 말대꾸 따위는 용납하지 않으셨다.

시골에 향기가 물씬 풍기던 길로 들어서자 비가 더 심하게 내리기 시작했고,미끄러움 주의!위험 이라는 표지판이 보였다.
아마 꾸불꾸불 곡선도로가 시작되는 듯 했다.
길이 좁고,구비구비 길이 험악하여 초보나 초행길인 운전자들의 사고가 많은 곳이였다.원래는 천천히 운전을 하셨는데 그날 그때의 아버지는 감정적으로 매우 불안하셨고,다시 한 번 어머니의 잔소리가 나오자 급 흥분하신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소리를 질렀다.

당연히 앞도 잘 안보시고,운전대도 그대로 였다.
위험을 감지한 누나가 연실 아버지를 불렀지만,이미 이성을 잃으신 아버지는 주먹으로 핸들을 쿵하고 내리치셨고,운전자의 통제를 벗어난 차량은 비포장 길을 벗어나 가드레일 역활을 하던 돌을 무자비 하게 박아버리고 그대로 꽤나 높았 던 언덕 아래로 수직하강 하였다.퉁퉁 튕기며 급격한 경사로를 하강하던 차량은 이내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곤두박질을 쳤고,내 기억은 거기서 멈췄다.

차가운 느낌이 피부를 통해 느껴졌고,다리와 허리쪽에 통증이 생생했다.눈을 떳을때 까만것이 보여 난 내가 죽은 줄 알았다.
잠시후 쏟아지는 빗소리가 들렸고,어둑했던 시야가 틔여 머리에서 피가 쏟아지는 누나를 발견하고는 그저 울음을 터틀릴 수 밖에 없었다.그리고 그 공포스런 울음에 어머니가 정신을 차리셨다.

괜찮아..??울지마 엄마가...

그 뒤로 다시 기절하듯 기억이 없다.
잠시 정신을 차렸을때는 싸이렌 소리와 함께 들것에 실러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아마 병원이었겠지..
우웅 하는 소리가 들렸다.사람들의 대화소리가 뭉개져 들렸고,무슨 말을 하는지는 전혀 알아듣지 못했지만,누군가의 울음소리가 들린것은 기억이 난다..그리고 또 아무 기억이 없다.

머리가 진짜 이렇게 아파도 되는가 싶을 정도로 심각하게 아파서 울음을 터트렸다.두통정도가 아니라 누가 드릴로 머리에 구멍을 내는 느낌이었다..그리고 잠시 후 엄청난 빛이 눈에 들어왔다..
저절로 인상이 써지는 듯한 강렬한 불빛...
시각이 돌아왔을때 제일 처음 본 건 다급해 보이는 의사의 표정이었다..

원장님 좀 불러주세요..빨리요..

울음소리가 들렸다..아버지와 어머니의 울음소리였다.
안도가 되었다.내가 살았다는 이유가 아니라 부모님이 살아계신다는 안도였을 것이다.다행히 나를 제외하고 크게 다친 가족은 없었다.머리 수술도 하고,다리와 팔은 깁스를 했고,수액 나부랭이를 맞고 있었 던 기억이 난다.그냥 너무 아팟다.
몇달은 그곳에서 꼼짝없이 입원을 해야했다.다리 신경을 다쳐 오른쪽 다리 재활도 했고,매번 심각한 두통을 경험해 다양한 검사를 수시로 받았다.

근데 그런것들은 사실 크게 힘들지 않았다.
그날 이후로 나에게 생긴 큰 변화에 비하여 말이다.
고작 국딩이었던 내가 감당하기에 너무 나 큰 일들이 생겼다.
인간이 느끼지 말아야 할 감각이 틔였다.
흔히 무속인들이 영안이 틔였다 라고 표현하는 상황들이 나에게도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상한게 목격됐고,들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다 듣고,보고 하는 줄 알았는데 그 얘길 누군가에게 꺼내면 실없는 놈 취급을 했다.따신 밥 먹고 헛소리 하지 말라고,아파서 그냥 니가 아파서 헛것이 보이는 거라고 치부했다.
그러기엔 너무 명확하게 보이는데??주절거리는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데??그리고 그런 상황이 되면 심각한 오한이 찾아온다..
날씨와 습도와 온도에 관계없이 그냥 몸이 자연스럽게 부들부들 떨리고,심리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가 되었다.

사는 지역으로 병원을 옮겼고,맞벌이를 하시는 부모님을 대신하여 근처에 거주하시는 외할머니가 내 간호를 자처하셨다.
다른 것을 떠나 할머니가 좋왔던 이유는 친절하시기도 했지만,내가 하는 말을 흘려듣지 않으시고 응대해 주셨기에 감사했다.
퇴원을 일주일 남기고,다리도 나름 정상화 되서 외할머니와 병원 산책로로 향했다..이런저런 대화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천천히 걷는데 누군가 인사를 건내왔다.

이제 잘 걷네^^ 다행이다.곧 퇴원하면 학교가겠다.

병실에 담당 간호사였다.
간호사 앞에는 휠체어에 탄 중년에 남성이 보였다.
어린 나이에 내가 보기에도 꽤나 상태가 안좋아 보이신 분이었는데 의욕이 없는 표정으로 멍하니 허공만 응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잠깐 사이에 그 아저씨의 양쪽 어깨로 손가락이 보였다.꽤나 거칠어 보시는 손가락이 꼼지락 거리더니 어깨 왼편으로 왠 얼굴형태가 보였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르겠지만,머리카락이 꽤나 헝클어져 지져분해 보였고 이를 탁탁 부딪히며 기분 나쁘게 웃는 모습이 꽤나 기괴하여 고개를 돌려 할머니 품에 앉겼다.

할머니 가자..나 무서워 이상한게 보여..

할머니는 뭔가 느끼셨는지 가볍게 목례를 하고 서둘러 나를 데리고 자리를 옮기셨다.그리고 찾아 온 오한에 부들부들 떨자 할머니는 근처 벤치에 나를 앉히고는 꼬옥 안아주셨다.

괜찮아?할머니 있으니까 괜찮아..또 뭘 본거야??할머니가 노래 불러 줄 테니까 다 잊어버리고,다른 생각하자..나중에 퇴원하면 할머니랑 놀이동산 가서 재밌게 놀자.

할머니가 불러주시는 노래에 귀를 귀울이며 안정을 찾았다.
아버지와 외할머니 사이에 말다툼이 있었던 건 내가 퇴원을 하는 날이었다.가방을 싸시는 아버지가 할머니 말에 헛웃음을 보였다

그게 말이 안되잖아요..장모님!쟤가 이상한 소리 하는 거라니까요.그거 하나하나 응해줬다간 끝도 없어요.
그냥 무시하면 저러다가 말겠죠..

아버지는 내 상태에 대해 이해를 하려고 하지 않으셨다.
그것은 비단 아버지 뿐만은 아니셨다.하긴 내가 나이를 먹고 누군가 나에게 그런 말을 했다면 나라도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분의 자식의 입장으로써는 매운 서운했다.
정신병자 취급을 당하는 것 같고,거짓말쟁이가 되버렸기 때문에 그 뒤 그런 현상에 대해 아버지와 이야기를 한적은 없다.
말해봤자,말해봐야,말하나 마나....

집요했던 외할머니의 설득에 아버지가 백기를 드셨다.
당시 첫째 외삼촌이 큰 병원에 계셨는데 할머니가 부탁을 하시어 뇌파검사와 심리검사 따위를 받게 되었다.
비용이 어마무시 했는데 외삼촌의 영향력이 좀 있어서 인지 적은 비용으로 검사를 마쳤고,결과는 뇌에 이상은 없고,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인데 약을 처방하기엔 나이가 어리기에 일단 심리치료를 받아보는게 좋겠다고 하시어 삼촌의 추천으로 근처 센터에서 심리치료도 받아보았다.

결과적으론 아무 의미가 없는 치료행위였다.
근본적인게 해결이 안되는데 심리치료가 무슨 의미인가 싶어 괜찮은 것 같다고 말하고는 치료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그런 현상들은 더욱 더 깊이 내 일상을 파고들었다.



이쯤에서 끝내야 겠습니다.
금 같은 시간을 내시어 보잘 것 없는 남의 얘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반응이 괜찮으면 다른 경험담도 써보겠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너무 진지하게 접근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추천수11
반대수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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