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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음식을 전해주셨던 건물주 할머니 이야기

양치는목동 |2022.09.27 17:17
조회 22,213 |추천 119
예전 사진첩을 정리하다,
자주 먹었던 배달음식의 퀄리티가 아닌
사진을 한 장 보았다.

 

                                     - 건물주 할머니가 가져다주신 삼계탕




아,참....그 때 그런 일들이 있었었지.


지금 사는 곳으로 오기 전에는 신림 방면,


정확히는 2호선 신대방역에서 15분 정도 떨어진


조용한 주택가 원룸에 살았었다.


창문 밖으로는 토끼 수십마리가 살고 있는


작은 뒷산의 풍경이 바로 보여서 좋았다.



 

 


건물주 가족은 가장 꼭대기 층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자녀분이 살고 계셨는데.....


오다가다 주로 할머니를 마주쳤었고, 그때마다 내게


먼가 안부 말을 붙이시곤 하셨다.


분리수거는 할머니가 직접 하셨는데, 양심 없게


쓰레기를 엉망으로 뒤섞어둔걸 발견 하셨을때는


올라오는 역정과 하소연을 내게 말씀하시며 풀기도 하셨다.^^;


(왠지 눈치 보여서 나도 쓰레기 버리러 내려가다,


 할머니께서 분리수거중이시면 흠칫-하며


 도로 올라간적도 있다.=_=;)


명절을 앞두고는 고향 가서 부모님 뵙는지 물어보셨고,


그냥....솔직하게 부모님이 다 돌아가셔서 안 내려간다고 말씀 드렸었다.


많이 놀래시며, 안타까워 하셨던 할머니.......


이후로 종종 내 방문을 노크하시며


갑작스레 찾아 오셨었다.


깜짝 놀라 문을 열어보면, '방금 한거니, 한 번 먹어봐~'


뜨거운 열기가 나는 냄비를 전해주시며 짧게 말씀 하시곤 다시 가시곤 했다.



 

                                   - 건물주 할머니가 주신 돼지고기 콩비지찌개



감사하기도 하고, 좀 부담스러운 마음도 들고 ^^;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도 나고......복잡미묘한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릇은 깨끗이 설거지 하고,


감사히 잘 먹었다는 포스트잇도 붙인


쇼핑백에 넣어서 할머니 댁 문 앞에 놓아두었다.



 



이렇게 몇차례 가끔 생각지도 못하게 음식을 가져다 주셨고,


이후에 내가 이사를 가게 되던 날...............


항상 무뚝뚝하고 말수도 없으셨던 건물주 할아버지께서


내게 오만원 한장을 내미신다.


이사 하고나서 식사라도 하라고 하시며...........그리고,


'여기 오래 살아줘서 고마웠네.'  라는 짧은 한 마디.


아.........왠지 마음이 찡했다.


세입자가 이사 갈 땐 건물주와 안 좋은 감정으로 떠나는 경우가 많을텐데..........


용돈을 챙겨주시는 경우는 참 드문 일일 것이다.


지금은 오피스텔에 살면서 그때보다 넓고, 쾌적한 환경이지만..........


그때처럼 약간의 잔소리(?)와 함께 내 삶에


관심을 가져주셨던 정이 이따금씩 그리울 때가 있다.


마음속의 고향처럼, 그곳에 다시 한 번 가봐야겠다는


생각도 계속 하고 있는데..........


아직 가보진 못했다.


건강히 잘 지내시고 계시는지.........너무 늦지 않게,


찾아뵙고 인사 드리고 싶다.


















p.s: 그동안 네이트판에 제 글이 여러번 톡이 되어서, 많은 분들이 제 글을 봐주셨네요.^^


좋은 댓글 남겨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리고, 이곳에 글을 쓰는건 아마도 이게 마지막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글은 제 블로그에 계속 포스팅할 예정이니, 생각 나실때 한번씩 들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낡은일기장 : 낡은일기장, 낡은일기장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앞으로 좋은 일 가득 하시길요~! 


 

추천수119
반대수1
베플ㅇㅇ|2022.09.30 11:23
이게 판이지.. 이런 글 너무 좋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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