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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어요

켈켈 |2022.12.22 18:52
조회 198 |추천 1

평소에 판에 잘 들어오지도 않다가 너무 힘들어서 글을 한 번 써보려고 합니다.

글이 생각보다 많이 길 터이니 양해 부탁드립니다.(너무 긴 게 불편하시다면 마지막 문단 정도만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현재 학교에 다니고 있는 중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제 입으로 이런 말 하기 부끄럽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를 잘해왔습니다. 다니는 학원이라고 할 만한 것도 학습지 하나였기에 그동안 더 많은 각광을 받았던 것 같고, 기대치와 성적에 대한 압박은 심해졌습니다.
시험만 봤다하면, 간단한 쪽지시험이나 단원평가, 학기 말에는 성적 통지표를 전부 학습지 선생님께 보여드려야 했습니다. 물론 높은 점수를 보여드리고 칭찬을 받는 것은 저도 기뻤습니다. 그러나 이로 인해 높아져 가는 기대치와 무거워지는 압박이 저를 점점 힘들게 했습니다.

학습지 선생님 뿐만이 아닙니다. 간혹 실수를 하면 학교 선생님들도 은근히 눈치를 주셨고 부모님, 특히 엄마는 항상 욕을 하셨습니다. 분명히 배웠을 텐데 왜 못하냐, 집중 안 할 거냐, 언제까지 네가 잘할 거라 생각하냐 등등... 100점을 받아와도 엄마께 칭찬을 받기는 커녕 배웠으니 당연하다는 식의 반응이셨습니다.

그런 압박이 부담되었던 저는 가끔 반항을 하기도 했습니다. 반항이라고 해도 한 마디 하고, 다시 돌아오는 엄마의 한 마디의 기가 꺾이고 눈물을 흘리는 정도였습니다. 친구들 사이에서는 할 말은 다 하는 성격인 제가, 엄마 앞에서는 이상하게 한 마디도 못하겠더군요.

초등학교 때, 엄마한테 구두주걱으로 맞으면서 혼나고 있었던 상황이 있었습니다. 그 때 할 말은 많지만 입 밖으로 꺼낼 용기가 없었던 제 스스로가 답답해서 홧김에 "그럼 내가 죽을게"라고 소리친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엄마의 반응은 "그렇게 죽을 거면 맞고 죽어"라는 말이 돌아왔습니다. 그 때는 울고 혼나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맞고 죽으라는 말이 내 딸이 죽겠다는데 부모 입에서 나올 소리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체벌은 줄어들었지만 그 외의 저를 괴롭히는 것들은 늘었습니다. 시험 성적 가지고 욕을 하는 것은 당연하고, 휴대폰이 생긴 이후에는 그것을 트집 잡아 성적이 떨어지는 등의 모든 것이 휴대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휴대폰이 생긴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제가 없는 사이에 엄마가 제 휴대폰으로 카톡 내용을 다 읽어보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가 사생활 침해라며, 엄마 껀 못 보게 하면서 왜 남의 껀 보냐 라는 식으로 여러 번 말을 했습니다. 그러나 달라지는 건 없었고, 제가 잠금을 걸어놓게 된 초반에는 잠금을 풀라고까지 하셨습니다.

학습지 숙제를 기간 내에 마치지 못했을 때 휴대폰을 빼앗아 가서 못 쓰게 하는 건 일도 아닙니다. 제가 하는 대부분의 SNS가 컴퓨터로 되니 컴퓨터의 전선까지 뽑아서 가져가버립니다. 일상의 스트레스를 덕질과 음악으로 날려버리는 제 입장에서 휴대폰과 컴퓨터를 못 쓰게 하는 것은 일상을 가져가버리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이러한 압박은 중학생이 된 후로 더 심해졌습니다.
조금만 실수하고 잘못해도 나사 빠졌냐, 정신 안 차릴거냐, 대가리에 총 맞았냐는 말들은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 욕이 섞이는 건 당연했고요.
글에 다 담길지는 모르겠지만 진짜 너무 힘들어서 중학생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생각은 글을 쓴 날짜를 기준으로 이틀 전에 절정에 달했습니다.
학습지로 하던 국어가 너무 하기 싫고, 저한테는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주는 과목이어서 용기 내어 엄마한테 국어는 그만하면 안되냐고 말씀드렸습니다. 처음에는 들어주시는가 싶더니, 어느 순간 네가 책을 안 읽어서 그렇다, 내가 읽으라고 할 때 제대로 읽지 그랬냐며 혼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자연히 괜히 말을 꺼냈네 하는 생각이 들었고요.
거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 날은 제가 학습지 수업 하루 전에 완전히 까먹고 있었던 숙제를 처음 편 날이었습니다. 엄마는 그것을 트집 잡고 그냥 네가 하기 싫은 거라며 그렇게 하기 싫으면 다 때려치라고 했습니다. 그 후로 전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고, 자기 직전까지 온갖 욕을 다 들었습니다.
자려고 누웠는데 하염없이 눈물이 나면서 죽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왜 죽을 용기도 없어서 이 모양인가, 죽고 싶어도 못 죽어서 이딴 삶이나 살고 있나 하는 생각에 잠도 제대로 못 잤습니다. 그냥 그대로 옥상에서 뛰어내리고 싶었습니다. 툭하면 집을 나가라고 했던 엄마 말이 떠오르며 나만 없으면 다 편할 텐데라는 생각 밖에 없었습니다.(이 이후로 현재까지는 엄마와 한 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받는 피해에 대해 너무 과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정말 엄마한테 문제가 있는 것일까요? 어떤 입장이든 조언 한 번씩만 부탁드립니다. 많이 길었을 텐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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