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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에 시작된 모험(로또)

젖살공주 |2004.03.12 20:08
조회 1,520 |추천 0

 나는 어제밤 무슨 꿈을 꾼걸까여?

아님 밤새 무슨 천지개벽한 일이 일어난걸까여?

우와~~~ 신난다.. 하나님이 나를 불짱하게 생각하셨능가...

빨강 글씨 HOT 귀여운 엄지 손가락이 착! 내 글에 붙어 있네여^^

기분 짱임돠. 말로는 괜찮다했지만 저런거 받으면 기분 어떨까하고

생각해봤걸랑요...헤헤헤...늘 받는 분은 어떨지 모르지만...

전 오늘 기분 짱임돠.  

이 기쁜 소식을 고국에 계신 부모 형제 친구...아니지 우리 대장..울 남편한테 언능 알려야쥐..

대번 전화해갖고.. 혀엉~~~~~~~~~~  왜..왜그래? 무슨 일이야??

나 짱 먹었어...........하고 전화했더니 역쉬 그 마눌에 그 남푠...

난 또..먼일 난 줄 알았네.. 츄카한다, 오늘 외식하까? 그럽니다...

 

고맙숨돠... 졸필 꺾지 않도록 격려해주시고 읽어주신 열분...

감사함돠. 여러분이 치즈를 그렇게 좋아하시는 줄 몰랐구먼요..헤헤헤..

암튼 큰절 올림돠. 꾸벅~ 아니..넙죽~

 

자, 그럼 다시 진도 나가겠숨돠..

 

** 로또...아...로또 **

조금씩 말도 늘어가고 프랑스에 온 지 6개월쯤 되었을 때였다.

신문을 사러(우리 남편 뉴스 되게 좋아합니다. 그래서..헤헤헤...

TABAC/ PRESSE (담배와 신문/타박 프레스)라고 쓴 가게에 들어갔는데

어떤 남루한 옷차림의 아저씨가 여러 장의 울긋불긋한 쪽지같은 티켓을 내놓으면서...

돈을 받아 가는거다. 참 이상하더라구.

 

난 원래 우리과의 필수선택 잡기인 화투나 빠찡꼬, 트럼프, 당구같은 것들과는  좀 거리가 먼지라

(그 덕에 입버릇 못된(?)자들은 내가 뒷문으로 들어왔다고 방아들 찧었음...못된것들...ㅋㅋㅋ)

난 궁금한 건 절대 못 참는 성격이라 주인한테 물었겠다.

 

젖살공주- "아저씨, 그게 모야요?"

담배 신문가게 아자씨-  "어..그건 TICOTAC(티코탁)이라는 복권이야"

젖살공주-(몹시 신기해하믄서) "어떻게 하는 고야요?"

담배 신문가게 아자씨- "어..건 말이지. 상팀짜리 동전으로 긁기만 하믄 돼."

젖살공주-(먼가 잠시 생각하는듯..그러나 곧 꾀돌이 얼굴로 변하며) " 저도 두장만 주세여"

 

신문은 안사고 복권 두장을 달랑 들고 룰루랄라~ 집으로 돌아왔겠다.

지금 형은 아니라고 펄펄 뛰나 내 칼처럼 날카로운(?) 기억에 의하면

그때 형은 머하러 그런걸 샀느냐고 한 바가지나 면박을 주고..그거 사느니 바겟이나 사오지..운운

했던 거 같다. 부창부수라 했던가 남편이나 나나 신변잡기는 영 젬병이다.

 

암튼.. 나이 서른에 나는 철딱서니 없이 애들처럼 신나하믄서 평생 첨으로 복권 사와서

담배가게 아자씨말대로 상팀짜리 동전으로 행여나 숫자가 지워질세라 살살 긁어댔던 것이다.

 

첫번째 복권을 떨리는 손으로 긁은 결과..

 

허걱! 꽝....이었다.  역시 나의 영민한 기억력은 말한다.

거 봐라. 복권이라는 게 다 그런거다..그러길래 그런건 왜샀니..운운하며

형이 두번째 나를 쫘댔던 참담한 기억...( 날 아주 두번 쥑이는거였시오 )

옆에서 어깨 너머로 글을 읽던 울 형 왈- 날 아주 나쁜 넘으로 만드는구나. 아주 소설을 써라 소설을!

역시 이번에도 아니란 얘기. 절대 그랬을 리가 없다고 팔팔 뛰는 대신 은근히 압력을 넣고 있슴

 

여하간 기억력 좋은 님들은 젖살공주가 복권을 두장 샀다는 사실을 상기해 주시기 바란다.

 

떨리는 맘으로 그러나 과감하게 두번째 복권을 긁었다.

500FF. 우이쒸, 이건 또 모야. 대체 모라는 고야. 아주 두고두고 우리 형이 날 들들 볶으라고???

기가 파악 죽어설랑.....이리보고 저리 보다가....에익 확 찢어버릴까...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맴으로 옆집 꼬린느에게 들고 갔다.

 

젖살공주- 꼬린느! 께스끄 쎄? (꼬린느야 이게 모~니?)

꼬린느- 복권이구나? 500프랑 당첨 됐다는고야.

젖살공주-(불현듯 기가 화악 살아나며, 얼굴이 꽃처럼 피어나며) 모라고? 너 지금 모라고 한기냐?

꼬린느- 이거 니꺼니?  너 500프랑 땄다야..

젖살공주- 어...어. 내꺼긴 내껀데..

꼬린느- 와아 츄카해. 너 500 프랑 딴고라니까..츄카츄카..^^

젖살공주-(믿기지 않는듯)  어..진짜? 진짜야? 그럼 어떻게 해?

(번역하면 어떻게하면 이 돈을 받을수있냐는 말..아, 그러고보니 번역할 필요가 없네. 한국말이자너.ㅋ)

꼬린느- 이 복권을 산 가게에 가져가면 500프랑을 그 자리에서 줄고야.

젖살공주-(다짐이라도 하듯) 정말?  아무 조건없이 준다 이거지?

꼬린느- 그~럼. 얼른 가서 찾아. 츄카해~

 

나눠 갖자는 말도 없이, 한턱 쏘라는 말도 없이 꼬린느는 진심으로 츄카해 주었다.(진짜 착한 여자져?)

집으로 돌아온 나는 남편 코앞에 복권을 처억~ 들이대며 모라고? 바겟이나 사오지?

좋아  오늘 바겟 100개 사서 먹여주마....

영문 모르는 남편은 이 마누라가 갑자기 왜이러나...혹시 내가 너무 쫘대서 정신분열??이런 얼굴로

 

그런 남편을 뒤로하고 나는 보무도 당당하게 신문과 담배 아니 담배와 신문가게로 갔다.

그리곤 아무 말없이 복권을 내밀었지. 자기가 좀 전에 팔아 놓고서도 이리 뒤집고 저리 뒤집으믄서

확인하던 주인 아자씨는 마침내 포기하고 내 눈앞에서 100프랑짜리를 척척 세서 주는거다.

아까와 죽겠는 얼굴을 하고서..

 

* 잠깐 알고 지나갑시다. 500 프랑은 얼마나 되는 돈일까요?

 

500프랑이면 거의 100유로에 가까운 돈인데 한국돈으로 약 12만원쯤 되는 돈.

복권 값은? 한 장에 5프랑. 두장 샀으니 10프랑. 10프랑이면 바겟이 3개.

 

의기양양하게 복권 몇장 더 샀을거 같져? 천만에-

나는 이래뵈도 도박하는 자들의 맴과 그들의 비참한 말로를 빠삭하게 알고 있져. 크핫핫핫!

그래서 두 말 않고 획! 찬바람나게 돌아서서 집으로 부르르~ 화다다다닥- 달려왔다.

 

그 담부터 울 신랑, 울 선배가 결혼 20주년이 지난 지금까지 나더러 격언처럼 하는 말이 있다.

 

Ma Chance provient de ma femme. ( 나의 운은 언제나 울 마눌과 함께 있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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