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화이트데이..
그날 오빠하구 데이트 빨리 하고 싶어 점심을 먹지도 않고 멀리 있는 오빠가 있는 데로 갔었지요 근데 오빠는 많이 바빠 보이더라군요 회사 업무땜시...
머지.. 토요일날은 뭐하고 이제서야 회사일을 하는건지..
그렇게 일이 많다면 토요일날 밤 새더라도 해 치워야 하는거 아니지..
서운했지만 이해하기로 하고 넘어갔지요
데이트 못해도 좋으니 적어도 준비 해 둘게 있겠지..
오빠 옆에 있으면서 오빠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녁도 먹고...
그런데 7시 반 되어서야 나가자는 겁니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나왔더니 이마트로 데려 가는 겁니다
생활용품을 사야 된다고...
그래서 같이 장을 둘러 봤죠 오빠가 저 멀리서 쵸코렛 봉지를 덥석 들어 보이며
너 사탕을 안 좋아하니깐 이거라두 먹으라구 그러는거에요
참.. 역시나 준비를 안 해 놨구만... 화가 슬며시 나더라군요 그래서 전 '안 먹어!'
그랬더니 오빠는 약간 화난 표정으로 '왜 안 먹어? 너 대체 왜 그러냐 오빠랑 밖으로 나온게 싫어?'
저는 '먹고 싶지 않으니 오빠 필요한거나 골라'
오빠는 골치 아프다는 표정을 지으며 나보구 저쪽으로 가자더니 포장되어 있는 초밥을 들어보이더이다
'넌 초밥을 좋아하니깐 그걸 먹어라 그리고 다른 거 먹고 싶은것도 골라라'
내참.. 아까 저녁도 먹어서 배가 부르는데 뭘 먹으라는 건지 ..
내가 먹을것 밖에 모르는 돼지인줄 아나..( 참고로 저는 맛있는 것을 먹길 좋아하는 미식가입니다만
그래도 표준 정도의 양을 먹고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마른 체형입니다 )
그리고 오빠는 가끔 어쩌다 많이 먹으면 돼지라고 놀렸거든요
물론 농담이겠지만 기분이 안 좋았습니다. 저는 돼지란 소리를 오빠한테 처음 들었거든요..
남자들한테는 들어본적이 없는 말입니다
나를 우습게 아는거 아닌지..
싫다는 나를 뒤로 하고 오빠는 초밥을 바구니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한바퀴 돌고 나서 사탕이 보이더니 오빠는 기웃거리더니 '거참.. 사탕이 비싸서 탈이야
쓸데없이 포장만 하고..'하면서도 사탕을 집더니 '너의 과 사람들한테 나눠 줘라'
(오빠는 과 사람들과 잘 아는 사이입니다)
하면서 한 셋트를 2만원씩이나 사는 거에요
허참.. 실은 그 사탕은 제가 좋아하는 종류인데.. 제가 사탕이라면 무조건 안 먹는 줄 아나봐요
계산 끝나고돌아가는 길에 저는 너무 허탈해서 한 마디도 안 했습니다.
결국 화이트 데이날 저는 사탕을 한 입도 먹지도 못하고 돌아가서 과 사람들한테 나눠 줘야 했습니다.
과 사람들이 아주 좋아하더이다 '어머머 왜 이렇게 비싼것을 주나.. 고마워 잘 먹을께~'
'얘 오빠 핸폰 번호 뭐더라? 갈켜줘라 고맙다고 전하게'
저는 그다지 친하지 않는 사람들한테 줘야 한다는게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오빠는 인기가 좋습니다. 예의가 있고 잘 챙겨주고..사람들이 다 오빠를 좋아하죠
나보다 다른 사람들의 평가가 더 중요한가요?? 당사자보다 주변 사람들한테 더 잘 보여야 하나요??
안그래도 평소에도 주변에 신경을 많이 쓰는 오빠이니까요
전 그날 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습니다..서운하다 못해 화가 슬며시 나더라군요
욱하는 성질인 저는 화를 감당하느라 혼났습니다.
다음날 컨디션이 엉망이었고 하루종일 우울했습니다
저는 먹을것 보다 주변 사람들 보다 오빠의 정성을 원했는데..
무조건 비싼거 보다는 3000원이라도 정성껏 포장하고 더 바라자면 한 장의 편지를 미리 준비 해 두는 그런 정성을 말입니다 그러면 저는 감동 받을 겁니다.
편하게 간단하게 돈만 쓰면서 하는 것보다!!
크리스마스 날에도 허무하게 보냈습니다. 오빠와의 데이트 다운 데이트도 못하고 과 사람들하고
삽겹살을 구워 먹었습니다.(삽겹살은 오빠가 쐈습니다)
저의 생일에도 선물 아닌 돈을 받았습니다 -.-;
'넌 취향이 까다로워서 뭘 해야 할지 몰겠다'라고 하면서 돈 3만원을 지갑에 꺼내서 탁 주더이다
성의가 없어 보이고 참.... 취향이 까다로운 만큼 더 신경써야 할거 아닙니까 어떤거 좋아하니 물어봐주고 말입니다.
오로지 실용적인 것만 생각하는 오빠를 볼때마다 가끔 정이 떨어질 때가 있습니다. 꽃다발도 쓸데없이 낭비라고 하고... 지금까지 선물 다운 선물을 받아 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바렌타인 데이때 그날 만들어야 제일 맛있다길래 아침 일찍 일어나서 엄마의 구박을 받아가면서 난생처음으로 쵸코렛을 만들었습니다. 온갖 머리를 써가면서 만든 덕분에 맛있고 이쁜 쵸코렛을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직접 이쁘게 포장해서 오빠한테 줬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이쁘다고 감탄할 정도였죠..
아.. 오늘은 너무 우울한 하루였습니다.
제가 당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고놈이 자존심이 무진장 쎄고 계산적이고 머리회전이 빠르니까요..
감정적인 저와 반대로 감정을 잘 컨트롤하고 드러내지도 않습니다. 정말 무서운 놈이라는 생각이 들고..
오죽하면 주변에서 제가 오빠를 더 좋아한다고 생각하더라군요 그리고 부드럽고 자상한 사람인줄 알고요..
그리고 오빠의 행동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