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6년차이고 92년생입니다.
시부모님은 전형적인 시골 어른들이시지만 악의 없이 그냥 하시는 말씀들이(필터링 안하심) 제 자존감을 깎아 먹고 내가 왜 남편이랑 결혼해서 이런 대접을 받고 살아야 하지?
하는 생각에 남편이 조금만 저에게 잘못하거나 똑같이 잔소리하면 '내가 너 때문에 시댁에서 이렇게 당하고 사는데 니가 나한테 이걸로 시비건다고? 니가 감히? 내가 어떻게 참고 사는데!' 이런 마음이 들어 스무스하게 넘기는 것이 점점 안되고 남편이 싫어집니다.
지금도 냉전 중인데 이유는 얼마 전에 시어머님 말실수와 전화통화 문제로(길게 하심) 남편이 중재 한다고 했지만 저는 앙금이 남아 있는 상황이었고,
아침 먹다가 식탁에 제가 양념을 좀 흘렸는데 남편이 바로 "가깝게 앉아서 먹어." 라고 잔소리를 해서 (제가 평소 남편에게 하는 잔소리.. 제가 식탁 밑 닦기 때문에) 제가 남편에게 화가 났습니다. 지금 시댁 때문에 속상하고 기분 나쁜 것들 다 풀리지도 않은 상황에 굳이, 똑같이 잔소리 지적 하는 남편이 고깝고 짜증났어요. 남편은 그거랑 이거랑 무슨 상관이냐 화냈고요. 그래서 서로 냉전 중입니다.
거의 6년을 참고 살다보니 저도 정말 못해먹겠다 소리가 나오고 전화벨 울리면 가끔 속도 미슥거립니다. 저 그래도 요즘 애들이라면 요즘 애들이지만 시할머님 시댁 큰댁 작은댁 시이모님들 최선 다해 연락 드리고 만나면 싹싹하게 굴고 잘 하며 살아왔습니다.
친정 엄마에게 하소연 하면 절대 맞장구 안 치십니다. 안 바뀌시니 니가 한귀로 흘려라 말씀 뿐이고 당신 속상하니 그냥 그만 말해라 살거면 그만 말해라 그게 답니다.
남편은 엄마 아빠가 말을 생각없이 할 때 있지만 악의는 없다 중재 하겠다 하고 실제로 어머님께 화도 내고 말씀도 드리지만 시간 지나면 원점입니다. 결정적인건 그렇다고 해서 시댁 안 가거나 친정 부모님만 여행 같이 가면(아이 봐주심) 시댁하고도 가야 나중에 싸울 때 말이 안 나옵니다.
시댁 스트레스는 말 때문입니다. 친정 부모님으로부터는 니가 예민해서 그런거다, 악의 없다, 그렇게 사소한 것 일일이 다 신경쓰면 너만 병난다, 털고 살아라, 애를 생각해라 소리만 6년째 듣고 살고 있습니다. 사실 친정 부모님도 어쩌시겠어요.
그런데 이제는 정말 이혼 해야될까 싶어서요.
우는 저에게 본인 잘났다고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 소리치고는 저렇게 당당하게 냉전 하는 꼴 보니
진짜 다 놓아버리고 싶어서요. 애 한 번 안 봐주시는 시부모님께 (여행 같이 가도 식사 다 하셔도 애 밥 한번 먹이신 적 없음, 그냥 가만히 계심, 남편이 뭐라 하면 그제서야 두어 숟갈 먹이심, 그냥 눈으로만 보심, 그러면서 명절엔 항상 2박 3일로 오길 원하시고 나에게만 압박 하심) 아이 맡기든지 니 알아서 하라고 니가 애 키우라고 알아서 해보라고 질르고 저 혼자 돈 벌고 양육비 보내고 싶네요. 물론 애 없이 못 살겠지만요.
시댁 말 스트레스는 주로 이런 겁니다.
1. 명절에 아침에 잠깐 급하게 부엌 일하는데 화장 다 못함, 시어머님 내 눈 보시더니 눈깔에 힘아리 없다고 올라가자마자 아이라인 문신하라 하심
2. 임신했어요 말하는 순간 "난 애 못 봐준다." 하심
3. 남편 연수로 한 달 간 출장, 남편 없을 때 통화하다가 이 기회에 남편 소중한 줄 알라고 하심
네? 저는요?
4. 교통사고 휴유증으로 어깨수술, 아직도 가끔 트라우마 시달림, 어쩌다 명절 기차 실패해서 남편이 운전해서 내려감, 나는 150일 아기 5시간 동안 케어함, 우리 아들만 운전해서 어쩌냐 너 면허 따라 우리 아들 운전 힘들어서 어쩌냐 10번 말하심
당신 아들이 수술했어도 저러실까
그 뒤로 명절 기차 예매 항상 압박주심 피씨방 가라 애는 어쩌고요 사돈에게 맡기고 가라 남편은 출근하니까 (참고로 저 프래랜서지만 수입 있고 일 합니다) ktx못하면 srt 다시해라.
기차가 뚝딱 나오는지 아심 명절 때마다 기차 못하면 내 죄가 됨
5. 아이 자전거 사주심 아버님이 "사돈한테 자전거 가르치시라 해라." 라고 하심. 우리 부모님이 아이 봐주시지만 무슨 보모 부리듯이.
6. 남편 살찐것도 내탓 얼굴 점 안 빼주는 것도 내탓 과자 먹이지 말고 견과류 먹여라 귀리가루 먹여라 뱃살 빼게 만들어라 선크림 발라줘라 안 바르면 니가 항상 발라줘라 가방 정리 잘 못하니 니가 한 번씩 정리해줘라 옷 저거 입히지 말아라 이거 입혀라
토마토 먹여라 절대 안 먹는 남편, 운동 안 좋아하는 남편 싸우고 싸워도 말 안 듣는데도 6년 넘게 아들.챙기는.잔소리 듣다 보니 내가 시녀인가 남편 종인가 싶어서 손발이 차가워지고 덜덜 떨림
7. 전화통화 1시간씩 말하심, 사돈 팔촌 교회 친구 이모님들 서울 누구 남편 친구 엄마 누구 친구 아들 딸 말말말말 미쳐버리겠음
이런 일들 말고도 무수히 많고요... 우리 친정 부모님이면 대판 싸우고 빽 질러버리고 그만 볼텐데 그게 안되니 남편만 잡아 세우게 되고 남편은 중재 한다고 하지만 항상 안되고요 제 편 들어주다가도 서운한 얘기 여러 번 한다고 폭발해서 결국 싸웁니다.
이런 이유로 이혼 하면 정말 제가 예민하고 못 참고 사는 여자인가요..? 저희 시댁 정도면 좋은 분들이시라고 합니다. 아이 옷 종종 사주시고 식재료 택배 보내주시거든요. 근데 그걸 빌미로 통화하면 1시간 늘어지고 무한 감사 드리고 전 안 받고 안 하고 싶어서요..
이런 것들이 쌓이다 보니 남편이 싫어집니다.
우리 친정 부모님에게 그렇게 똑같이 당하지 않아보니 남편은 제 마음 안다고 해도 전혀 모르니까 저렇게 당당하게 나오는 것 같아요.
이런 저도 잘못이겠지만요..
이렇게 참고 사는 니가 나한테 어떻게..?
이런걸로 니가 나를? 그런 생각만 들어서 못 해먹겠어요..
똑같이 기분 나쁜거 티내면서 냉전하는 남편 보니 남편도 더 이상 못하겠나보다 이혼을 원하나 싶고요..
그렇지만 시댁 문제 제하면 또 자상하고 육아도 잘 하는 남편이라.. 참고 살면 살겠다 싶다가도 .. 이런 제가 문제인걸까 싶고요..
제가 정말 이런 사소한 것들도 못 견디고 사는 예민한 사람인가요? 다들 이정도는 참고 사시나요? 객관적인 의견 여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