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후반에 경력직으로 입사한 직장을
올해 늦은 봄 10년 만에 퇴사하였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정년까지 있고 싶었으며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이사 직책은 달고 퇴사하고 싶었지요.
하지만 그것도 맘처럼 되지 않았습니다.
회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되었으며
그 준비를 거의 제 혼자 하다시피 하였고
법정관리가 법원으로부터 받아들여지고
안정되나... 싶어질 무렵
대표는 느닷없이
제게
매월 거래처와 결탁해서
월 4천만 원을 횡령하였으며
대략 5년이 되었다는
이해하기 힘든 ...총 24억~25억이라는
어디서 꿰맞췄는지도 모르는
자료를 살짝 보이더니 감추더군요.
그 자료 달라고 하니 주지 않더군요.
대충 보니
충분히 반박 자료 준비할 수 있다. 싶기에
며칠 밤새가며 반박 자료 만들었습니다.
반박 자료 당연히 믿지 않더군요.
제3의 검증기관에
의뢰하자고 했습니다.
검증 비용은
제가 모두 지급하겠다고 했습니다.
대학이든/연구기관이든/사기업이든
검증기관에
나의 데이터가 오류가 있는지 없는지
검증받자고 했습니다. 자신있었습니다.
한번 해보자고 하는 거냐? 하더군요.
십 년 만에 퇴사했습니다.
드문드문 알게 되었으나
그 조직에도 세력이 있었기에
반대편 세력의 입김과
대표의 옳지 못한 판단
그리고 그의 가족들
뭐 미련은 없었습니다.
퇴사하고 석 달쯤…. 지났으려나.
어느날 저녁 대표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대뜸
내가 아무리
니 얼굴에 침을 뱉었어도
어찌 전화 한 통 안 하고
한 번 찾아오지도 않니?" 그럽디다.
그러면서
"내가 니한테
전화 한 번 하기가
이렇게 용기가 필요한 것이야?" 그러기도 하면서
그 당시에는
온갖 소문이 많았다나.
아무튼 더 이상 통화하고
싶지 않기에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 사업장은
법정관리 진행 중이며
저는 퇴사해서
그 회사의 업종과 비슷한 업종으로
개인 사업장을 차렸습니다.
그 사업장의 근로자들이
퇴사할 때마다 제가 기술자들을
모두 빼내 간다는 소문이
한 달 전부터 돌기는 하였으나
사실이 아니었으므로 신경을 쓰지 않았지요.
그러다가 얼마 전
그 대표가 모친상을 당했습니다.
물론 제게 부고를 전하진 않았으나
여러 경로로 제게도 소식이 닿았습니다.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하고 망설이는 제게
주위에서는
그동안의 관계도 있는데
조사는 챙겨보는 게 도리다.
사람의 앞날은
또 어떻게 역일지 모른다. 라는
조언 아닌 조언에 조의를 가기로 했습니다.
저녁에 가면 지인들과 부딪힐 거 같아
오후 1시쯤에 방문했습니다.
방문을 하면서
절을 하면서
밥을 먹으면서
퇴실을 하면서.
철저하게 외면당했습니다.
처음에는
모친상 당한 슬픔에 나를
알아보지 못했는가. 싶었으나
그 시간 조의 온 테이블이
4테이블이었습니다.
바로 옆 테이블에 와서는
와줘서 고맙다 등의
답례 인사를 하면서
제 테이블을 그냥
지나가는 것을 보고서는
그때야...외면당하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살면서 수십 번의
장례식장을 가보았으나
이처럼
황당하고 뻘쭘하며 창피한 경우는
처음이었습니다.
그의 나이 이제 환갑.
모르겠습니다.
또 다른 오해. 소문을
또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한들
조문온 사람에게
그리 대접을 했어야 하는것인지...?
조금이라도
남아있던 그에 대한 미련이
아주 깨끗하게 사라져 버렸습니다.
깨끗하다..하지만
사실은
매우 속상하고 아픕니다.
아주 많이...
그 혼자가 아닌
그의 배우자/ 그의 자녀
그 집안 사람들 모두가
어떻게 그럴 수 있나...
10년 동안
열정적으로 일할 땐
두 손잡고 고마워하더니.
슬픈 마음에
몇 자 적고 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