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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이해할날이 올까

ㅇㅇ |2025.03.21 12:41
조회 485 |추천 0
엄마는 항상 말했다
니 성격이 뭣같아서 힘들다고
모든걸 희생하고 널키우는데
넌 순종하지도 않고 고집만 쎄다고
엄마 말대로 나는 성격이 드셌다. 항상 퉁명스럽고 이기적이었다. 뭐든 잘하지 않으면 불안했다.

엄마는 날 너무너무 사랑한다고했다.
하나님 다음으로 사랑한다고했다. 초등학생때는 억울했다 난 엄마를 하나님보다 사랑했다. 왜 나를 더 사랑하지 않느냐고 떼를 쓴적도 있었다. 그날 많이 맞았다. 엄마는 내 고집이 너무 힘들다고했다.

엄마아빠는 작은교회 집사님이었다.
친절한 집사님인 엄마는 초등부 간식이 모자른 날이면 당연스럽게 내간식을 다른 아이에게 건냈고.
내가 싫다하면 나를 호되게 혼내고, 뒤에서는 교회사람들에게 나를 키우는게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교회사람들은 내게 늘 말했다. 엄마가 너를 얼마나 힘들게 키우시는데 말좀 잘들으라고..

엄마는 헌신적인 엄마이며 헌신적인 집사님었다.
가정주부였지만 전도에 교회봉사에 항상 바빴다. 초등학교때 비오는날이면 난 비를맞고 하교했다. 당연했다. 집에는 어린동생도 있었고, 엄마는 바빴다.
비맞고 집가는 길이 딱히 서러울 필요는 없었다.

2학년 어느날. 비가 너무 많이 왔다. 당연스레 빗속을 뛰어가다 문득 엄마를 보았다. 엄마는 교회아이들에게 우산을 씌워주며 걷고있었다. 왜 난 엄마를 부르지 못했을까? 왜 나는 집이아닌 아빠회사까지 뛰어간걸까? 그날 날보며 놀란 아빠와, 어디선가 들고온 하얀수건과 회사 탕비실에서 건내준 따뜻한우유가 가끔 기억난다. 난 무능력한 아빠가 가끔 원망스럽지만, 화가 날때 나를 무참히 때리던 그 손이 너무 미웠지만 아빠를 사랑한다. 미워하고 사랑하고 동정한다.

엄마는 여자라고 학교를 보내주지않은 할머니를 사무치게 원망했다. 그래서 난 항상 학원을 다녔다. 내가 공부하기 싫어하고 미룰때면 나를 때리며 말했다. 엄마는 공부못해서 한이되서 너를 위해 이렇게 희생하는데 넌 왜 이모양 이냐고. 외할머니는 항상 말했다. 엄마가 얼마나 힘들게 너를 키우는지 아냐고. 그랬다. 아빠의 월급으로 내 피아노학원, 영어학원비는 사치였다. 비록 내가 원하지 않았다고해도 말이다.

엄마의 희생때문이었을까? 중고등학교때 나는 항상 상위권학생이었다. 교우관계도 좋았다. 최소한 학교에서는 혼날일이없었다.
그런 나는 교회에서 항상 금쪽이었다. 매번 교회에늦고, 제가 왜요?라는 삐딱한태도로 일관했다.
나도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매 주일마다 집에와서 그렇게 맞아도 시간에 맞춰 교회 가기 싫었다. 교회밥이 싫었고 교회사람들이 싫었다.
한번은 교회에 늦은 나때문에 화가난 엄마가 집에 들어와서 칼을 들었다. 나를 죽이고 죽겠다고했다. 내가 알아서 죽겠다고 아파트 복도로 나가니 엄마가 머리채를 잡고 안놔줬다. 그날 엄마아빠한테 얘기했다. 맞는거 끔찍하다고, 차라리 죽겠다고, 아빠가 손을 달달 떠는걸 보았다. 그 이후로 아빠는 한번도 나를 때리지 않았다.

엄마는 내 사춘기가 끔찍했다고 말한다. 알아서 죽겠다는 그 눈이 돌아있었다고, 너같이 독한 애는 없다고 한다. 더이상 멍이들정도로 나를 때리지는 않았지만 교회문제는 해결되지않았다. 나는 엄마가 교회사람들과 통화하는게 싫었다. 엄마는신세한탄과 하나님 찬양을하면서 작은목소리로 딸의 미친 성격을 늘어놓았다. 그리고 말했다 이렇게 힘들지만 내가 열심히 교회생활을하는건 다 자식을 위해서라고, 사랑하기때문이라고...나도 친구들에게 엄마욕 엄청하기는했다. 문자로 엄마욕을하다가 새벽에 내폰을 뒤지던 엄마가 화가 치밀어 날깨워 따귀를 때린적도 있었다.

난 사랑을 많이 받았지만, 애정결핍이었다.
늘인정받으려하고, 연애의 끝은 더러웠다. 연애가 끝날때마다. 엄마조차 온전히 사랑하지못하는 날 누가 사랑할까라는 생각에 아팠다. 그 모든걸 끝내준게 남편이었다. 자격지심없는, 다정하고 그릇이 큰 사람.
결혼전 회사생활하며 모은돈보다 친정에 보낸돈이 많은 나를 이해하고, 결혼하면서 시부모님께서 해주신 아파트를 아빠가 며느리잘데려왔다고 준거라며 나한테 고맙다는 사람...

지금 나는 엄마와 잘 지낸다. 맞벌이가 아이를 낳으니 친정엄마의 손이 절실했다. 가끔 엄마는 내팔자가 질투난다는 말을하고는한다. 엄마의 삶은 너무 괴로웠다고.
아이낳아보니 너도 엄마가 이해되지 않냐고. 모르겠다.
내가 엄마를 이해할날이 올까.

그저 아픈것만 기억하는게 자식이라서일까 내아이도 이렇게 아픈것만 기억할까...

때로 아이에게 불쑥 화내는 모습에서 엄마를본다. 엄마를닮은 나를보면 두렵다. 내 자식도 나를 평생 원망할까.. 나는 더 나은 부모가 될수는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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