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판을 종종 보기만 하다가 글을 직접 올리는 건 처음입니다.
답답한 마음에 조심스럽게 글을 씁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청소년기까지 집에서 가정폭력을 겪었습니다.
과장이 아니라, 부모님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맞았던 기억이 가장 먼저 떠오를 정도입니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 무렵까지 폭력이 반복되었고,
고1에서 고2로 넘어가는 방학에 이대로는 계속될 것 같다는 생각에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그 이후 학교 기숙사에 들어가면서 직접적인 폭력은 멈췄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성인이 된 지금도,
상대가 화를 내거나 손을 드는 제스처를 보이면
그때의 기억이 그대로 떠오르며 몸이 먼저 반응합니다.
특히 중학교 때부터 고1 때까지가 가장 심했습니다.
발목을 잡아 머리를 바닥에 부딪히게 하거나,
머리카락을 잡고 방 안에서 끌고 다니며 때리는 일,
얼굴과 온몸에 멍이 들어 학교에서 친구들이 걱정하던 일,
큰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야 했던 기억들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현실적으로 경제적 여유도 없고 갈 곳도 없어,
그 이후로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지내왔습니다.
학비와 생활을 지원받고 있다는 이유로
분노와 감정을 꾹 누르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오늘, 오랜만에 다시 손을 들려는 모습을 보고
처음으로 소리를 질러 반항을 했더니
상대는 “그런 기억이 없다”고 말하더군요.
경찰이 왔던 때 말고는 폭력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아직도 그 기억 속에 사는 것 같은데,
당사자는 기억조차 없다는 말이 너무 허무했습니다.
처음으로 속마음을 털어놓았더니
이제는 집을 나가라고 하네요.
글이 두서없어 죄송합니다.
경제적인 도움을 받아온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폭력을 지워주는 건 아니라는 말은 꼭 하고 싶었습니다.
혹시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들 계신가요.
이런 기억과 반응을 어떻게 정리하며 살아가시는지,
조언이나 경험을 나눠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추가
따뜻한 위로와 댓글 감사합니다.
억울한 마음에 푸념하듯 올린 글에 진심으로 위로해주시는 어른분들 덕에 눈물도 나고 얼굴도 모르는 분들께 감사하네요.. 위로 많이 받고 갑니다.
저는 이십대 중반이 된 지금도 잘 살아지는 것 같다가 자기 문득문득 생각나는데, 길을 걷다 교복입은 학생들을 보면 때릴 곳을 찾으래도 못 찾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드는 걸 보니 아직은 방 구석에서 맞고 울던, 다음날 등교는 어떻게 하나 걱정하던 그 때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습니다.
학창 시절에 살던 집의 구조를 맞던 동선과 저를 때리던 부모님의 모습으로 기억하는데 상대방은 다 잊은 것 마냥 행동하는 모습에 더욱 억울한 마음도 드네요.
한동안은 계속 글에 들어와서 댓글들을 읽으며 힘을 내게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연말 따뜻하게 보내시고 좋은 일만 있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