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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들국화 |2004.03.25 12:16
조회 6,080 |추천 0


 



    엊그제 아침에 학교가던 우리집 밤토리 녀석.. 베란다에서 녀석의 가는 모습을 바라보는데 녀석은 옆집의 1학년에 입학한 동생과 가면서 갑자기 가방을 등에서 내리더니 땅에 주저앉아 열심이 가방속을 뒤적거린다.   5층에서 내려다 보던 나는 왜 그러니?  하고  소리를 치니  녀석은 "엄마~~ 나 받아쓰기 공책 안 챙겼나봐.." 라고 소리를 친다.   받아쓰기가 있다기에 아침에 분명 가져가라고 녀석에게 주었는데.. 녀석은 거실 소파에 공책을 덩그러니 두고 간것이다.     5층 베란다에서 나는 녀석에게 공책을 던졌다. 공책은 마치 글라이더처럼 사뿐이 날아서 바로 녀석의 앞에 떨어진다.   녀석은 공책을 쥐고는 만족한듯 웃어 보였다. 너무 꼼꼼한 녀석... 어젯밤엔 토요일까지 해오라는 숙제를 엄마한테 한번 더 일러주며 "엄마 숙제해야 하는데..." 라고 말을한다     난 그런 녀석에게... 알아 토요일까지 잖아..아직 며칠 남았는데 뭘... 했더니..   녀석은 "엄마 그래도 미리 준비해 두고 싶어" 라고 말한다. 2학년이 되면서 부반장이 된 녀석.. 녀석은 학교만 다녀오면 쫑알댄다.   엄마~선생님이 왜 심부름을 반장을 안시키고 왜 부반장인 나한테 시키지? 라고 말하면서 오늘은 선생님 심부름으로 6학년 교실에까지 갔었어.. 라고 말하는 녀석...     난 녀석이 부반장이 되었는데도 녀석의 학급에 별 신경을 안썼다.   녀석은 스스로 사랑받게 행동을 하기때문에 어려서부터  그래왔다.   며칠전 학부모 총회때 뵌 녀석의 담임 선생님은 내게 이렇게 말을했다   "어쩌면 그렇게 곧고 바르게 키우셨어요." 라고... 씩씩하고 목소리 크고 남을 배려도 할 줄 알고 승부욕 강하고, 번뜩이는 순간적인 재치, 인사성 바르고...뭐하나 나무랄데 없는 녀석..     하지만 그런 녀석에게도 단점은 있다. 겉으론 강한척하지만 .. 녀석은 날 닮아 마음이 너무 여리다는 것이다. 하지만 녀석은 밖에서 누구와 다투거나 싸워도 절대 눈물을 보이진않는다.   녀석은 꾹~~참고 있다가 현관문을 들어서면서 엄마를 보고나서야 울음보를 터뜨린다. 대성통곡을 하며 참았던 울음을 다 토해내는 것이다.     때로는 그런 녀석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저 녀석 머리속에는 뭐가 들었을까... 아마도 머릿속이 꽤 많이 복잡할거야. 온갖 걸 다 신경쓰는 걸 보면 말이야.. 저 자그마한 머릿속에 뭐가 그렇게 생각이 많을까..  녀석을 보고 있으면 내 머리가 더 복잡해진다.   밤토리 녀석은 사랑받는 방법을 아는 녀석이라면, 큰 녀석은 반대로 누군가가 자기를 사랑해주기를 바라는 녀석..  덜렁대는 큰 녀석과 꼼꼼한 작은 녀석..       밤토리 녀석은 1학년 때도 너무 똑똑하기에 녀석에게는 엄마로서 별로 도와줄게 없었다. 그래서 난 작은 녀석은 제껴두고 6학년에 재학중인 큰 녀석에게 늘 신경을 써주었다.     공부는 그런대로 상위권이지만 융통성이 없는 큰 녀석.. 난 그런 녀석을 바라보며 답답해하기도 하고  작은 녀석과 반반 섞어 놓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종종 갖는다.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녀석도 어렸을땐 그이 회사 동료들이 천재가 났다고 할만큼 똑똑했는데.. 지금도 회사에선 작은 녀석의 이름은 몰라도 큰 녀석의 이름은 다 알정도로  녀석은 대여섯살에 한글은 벌써 다 터득한 상태였고 영어 단어 암기에 뛰어났었다.     지금도 녀석은 영어는 반에서 제일 뛰어난 편이다. 지금도 암기는 잘하는 편인데 녀석은 순간적인 머리회전과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대처하는 융통성이 늘 부족하다.   조금만 생각하면 쉽게 갈 수 있는길을 녀석은 어렵게 돌아가려 한다.   작은 녀석도 큰 녀석도 늘 손에 책을 들고 산다. 여기도 책이고 저기도 책이고 난 여기저기 녀석들이 보던책이 딩굴때마다 지저분하다고 치우라 하지만... 어쩌면 그건 행복한 잔소리인지도 모른다.   어른도 읽기힘든 해리포터 책을 읽는 두 녀석들.. 녀석들은  책을 좋아해서 늘 책값이 만만치않게 든다.   하지만 나도 책을 좋아하기에 녀석들의 책을 사주는데 드는 돈은 전혀 아깝지가 않다.   녀석들은 삼국지,사서삼경,명심보감,고구려,신라,백제,조선시대 등등 역사책의 내용도 다 꿰고 있어  어른들이 푸는 퀴즈중에서도 나도 모르는 어려운 문제를 곧잘 맞춰 남편과 나는 서로  놀라움에 바라보며 혀를 내두른다.     녀석들은 그렇게 책 속에서 많은 지식을 머릿속에 넣고 있는것이다. 녀석들은 어쩌면 "책 속에 길이있다" 라는 말을 깨닫고 있는지도 모른다.    책읽는 좋은 취미를 같이 가진 녀석들.. 둘은 네 살 터울이지만  늘 짝꿍이 되어 같이 자고 같이 일어난다.      이런 큰 녀석에게 어찌보면 엄마인 나의 욕심인지 모른다. 녀석은 녀석 나름대로 잘 하고 있지만, 엄마인 내 눈에는 녀석은 장점 보다도 늘 단점을 보게되고 또 장점을 칭찬해 주기보다는 단점을 꼬집어 녀석에게 잔소리를 해가며 녀석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말을 하게 된다.   녀석을 생각해서 하는 말이련만... 왜 자꾸 안그런다 하면서도 잔소리를 하다가 보면 녀석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쪽으로 몰아 부치게 되는지...     난 어찌보면 녀석에게 작은 녀석처럼 빈틈없이 완벽하기를 바라는지도 모른다. 녀석은 분명 작은 녀석이 아니건만...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어디 있겠냐만... 분명 더 아픈 손가락이 있고 덜 아픈 손가락이 있으리라. 엄마맘은  부족한 녀석에게 늘 걱정과 관심이 쏠리게 마련인가보다.        어쩌면 엄마로서가 아니고 한 걸음 물러나서 옆집 아줌마의 눈으로 녀석을 바라 볼 수 있는 너그러움이 필요치 않은가 싶어진다. 녀석에 대한 나의 기대를 조금만 버리고.. 엄마로서의 조바심도 버리고....           ps: 어느분이 제게 남겨주신 글처럼 저도 "엄마는 항상 널 믿어" 라는 말을       큰 녀석에게 자주 해 주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 클릭, 세번째 오늘의 톡! [따라해보기!]대략 난감한 포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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