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소설 up 제 7화 개와 고양이에 관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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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
“여보세요?”
“.........”
“여보세요?”
“으흐흐흑......... 내 몸이 불타고 있어?”
이런 류의 장난 전화를 받아본 기억이 당신에겐 있는가?
재미있게도 나의 성장기에 받은 이런 류의 장난전화가 어쩌면 현재 나의 1년 치 통화량 보다 많을 지도 모르겠다.
처음엔 무섭기 만한 이런 장난 전화가 언제부터인지 내겐 저녁 5:30분에 어김없이 하는 바람돌이나 메칸더브이보다 더 기다려지기 시작하였다.
그래서인지 나는 아주 능숙하게 장난 전화에 응답하기 시작했다.
장난 전화 남 : “으흐흐흑....... 여기는 당감동 화장터야 내 몸이 불타오르고 있어?”
나 : “니 주디(입술)는 안탔나?”
장난 전화 여 : “흐흐흑....... 여보 우리 애가 분유 값이 없어서 울고 있어요”
나 : “니 젖 먹이라!”
그러나 익숙해진 나의 응답에도 여전히 알 수 없고 두려웠던 장난 전화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아무런 말도 없이 계속 들고 있다 끊는 전화였다.
물론 장난 전화의 특성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장난 전화는 극히 드물었지만 가끔씩 걸려오는 그것들은 나에겐 두려움과 호기심을 안겨주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전화를 들어 상대편이 무슨 말을 하기 전 까지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기다리는 버릇이 생겼고 어느 날 상대방의 말을 기다리던 나는 무언가 이상한 알 수 없는 소리를 들었다.
그것은 흡사 동물이 내는 소리 같았다.
“크릉...끙...킁”
나는 놀라서 전화기를 끊었고 그 후 그 소리가 무슨 소리인지 한 참을 고민하다. 이내 성장기의 소년의 특성답게 다른 일에 빠져 그 일을 점차 잊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작은 형의 성화 때문인지 어머니는 애완견을 키우는 것을 허락하셨고 우리는 “골통”이라 불리는 요크셔테리아종의 귀여운 놈을 키우기 시작했다.
그런데 골통이 우리 가족의 일원이 되고 나서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기껏해야 한달에 한 두번 정도 걸려오던 끊는 장난 전화가 며칠이 멀다하고 걸려오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가족들은 모두 개의치 않았으나
한참을 장난 전화에 몰두해 있던 나에게는 그 일은 상당히 중대하고도 미스테리한 사건이었다.
어느 날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나는
집 안에서 “골통”이 유난히 짖고 있는 소리를 듣고는 무언가 이상한 생각이 들어
서둘러 문을 열었다.
내 눈앞에 보이던 광경!
이제 막 몇 달된 강아지에게는 상당한 높이의 장식장 위에 놓여져 있던 유선 전화기의 수화기가 들려져 있었고 골통은
그 수화기 옆에서 수화기 선을 물어뜯고 있었다.
나는 서둘러 가방을 내 팽개친 후 신발을 신은 채로 달려가 수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
“여보세요?”
또 말없는 전화다! 나는 계속해서 말을 건네었다.
“여보세요?”
“뚜우욱........뚜우욱........”
상대편에서 수화를 내려놓았다.
나는 골통 녀석의 목을 두 손으로 잡은 후 녀석의 눈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왜? 왜 이 녀석은 하필이면 자신의 몸보다 훨씬 높은 가구에 까지 올라와서
재미도 없는 전화기를 붙들고 놀고 있었을까?‘
‘왜 말없이 걸려온 전화는 골통이 짖는 소리는 계속 듣다. 이내 내가 말을 건네었을 땐 끊었던 것일까?’
나는 골통을 들고 계속 해서 쳐다보았다.
‘혹시 집으로 가끔씩 걸려오던 말없는 전화는 사람이 없을 때마다 개와 고양이들이 서로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건네는 것은 아닐까?’
‘저번 날 내가 들은 그 동물의 소리는 혹시 다른 집 개들이 전화를 걸었던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 것들은 사람이 전화를 받으면 끊어버리고 다시 자신들의 동료가 전화를 받으면 서로 대화를 하는 것은 아닐까?‘
나는 계속해서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골통을 다그치기 시작했다.
“불어! 불어 이 새끼야! 너희들이 전화하는 거지? 너희들이 서로 사람들이 없을 때마다 전화기로 대화를 하고 있는 거지? 왜 이유가 머야?”
골통은 이내 그 똘망 똘망한 큰 눈으로 나를 쳐다보다 무언가 결심을 한 듯한 눈빛을 보였다. 그리곤 심각한 고민에 빠진 듯
“끙”
하고 신음소리를 내었다.
나는 골통에게 더욱더 얼굴을 갖다 대었다.
“그래 말해! 괜찮아 이제 진실을 말해봐 말하면 내가 오늘 정말 맛난 사료줄게 괜찮아. 어서”
골통이 드디어 입을 열려구 하고 있다.
이제 저 입으로 나에게 그동안의 모든 비밀을 말해줄 것이다. 개와 고양이들이 어떻게 의사소통을 하는 지 그리고 그들의 최종 목적이 무엇인지도
골통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젠장........
녀석은 나의 기대와 달리 입을 연 후 길고도 더럽게도 이쁜 핑크색의 혀 바닥을 내어
나의 코를 연신 핥아대기 시작했다.
골통 녀석의 혀 바닥 애무는 중학소년의 성감대를 자극했고 짜릿한 쾌감과 귀여운 녀석의 눈망울 때문인지 나의 취조는 그렇게 무마되고 말았다.
그러나 그 후에도 녀석은 여전히 미심쩍은 행동을 많이 보였다.
산책을 시키러 나간 거리에서 만난 다른 강아지와 고양이들과도 점잖게 대화하다
이내 내가 돌아보면 일부러 크게 짖는다던지 과장된 몸짓을 하기 시작했고
몇 번은 나의 감시를 피해 가출을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녀석은 며칠 후 꼭 집으로 돌아왔고
내겐 녀석의 그런 행동이 전화통화가 힘들어 지니까 직접 발로 뛰어 다른 집의 개와 고양이들과 만나 자신의 안부 내지는 인간들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해서라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그때부터 녀석과 나의 심리전은 시작되었고 나는 더욱더 의심의 눈초리로 녀석의 일거수 일투족을 살펴보게 되었다.
나의 혹독한 감시 때문이었을까 일년쯤 지난 어느 날 가출한 녀석은 결국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녀석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면서 나는 몇 달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분명 골통 녀석은 어딘가의 안락한 쇼파 위에 앉아서 멋들어지게 음악을 틀어놓고
녀석이 그토록 좋아하던 커피 향을 맡으며 이렇게 말할 것이다.
“아 그 인간 꼬마 말야. 더럽게 눈치가 빨라.
내가 어떻게 전화로 우리 동료들과 대화하는 걸 알았을까?
나름대로 멍청한 척 멍멍거리며 연기도 잘한 거 같은데 말야.
아직 그 집에 대한 분석도 다 못 끝냈는데........
암튼 인간이라는 족속들은 의심도 되게 많아요“라고.........
그때의 사건 때문인지 나는 어른이 된 지금도
여전히 개와 고양이들이 단순히 사람들의 애완상대라는 생각이 쉽게 들지 않는다.
어딘가에 수백만원짜리 강아지호텔, 고양이 호텔이 생겼다는 소리와 애완동물 전용 미용샵이 생겼다는 이야기들, 그리고 개와 고양이들이 사람들보다 더 호화롭고 사치스럽게 살아간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어쩌면 이 지구는 인간들의 것이 아닌 개와 고양이들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움직이고 생각하는 것이 귀찮으니
자신들의 애완상대인 인간들을 적당히 훈련시켜 인간들로 하여금 건물을 짖고
편의시설을 개발하게 만든 다음 그들은 적당히 인간들이 하는 서비스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는 인간들에게 지구를 잠시 빌려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가끔 TV나 신문에서 친부모를 살해하고, 친딸들을 성폭행하고, 아이들을 유괴하는 등 정말로 개와 고양이만도 못한 인면수심의 사건 사고들을 들을 때마다
나는 겁이 덜컥 나기 시작한다.
정말로 이렇게 살아가다가 이렇게 아무렇게나 살아가다가
어느 날 우리들이 목걸이 줄을 채우고 애완상대로 데리고 다니는
개와 고양이들이 들고 일어나서
“자 이제 인간들에게 지구를 빌려주는 시간은 끝이 났다.”
라고 말한다면
그리고 그들이 인간들에게 목걸이 줄을 채우고 다니면서 인간을 애완상대로 데리고 다니기 시작한다면 과연 우리는 무어라 말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라 우리가 데리고 다니는 메리, 쫑, 몽실이가
어느 날 한강부지에서 우리의 목에 목걸이를 채운 채 서로 만나 이렇게 이야기 할 것이다.
“어머? 그 인간은 품종이 머여요?”
“그 인간 예방접종은 하셨어요? 광인종이라는 병이 유행한다던데 그 병에 걸리면
자기를 낳아준 친 부모도 폭행한다죠? 어서 예방접종 하셔야 겠어요“
정말로 그런 날이 온다면 당신은 과연 개와 고양이보다 바르게 살았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
개와 고양이에 관한 진실
물론 개와 고양이는 우리가 사랑하고 아껴야하는 애완동물임은 확실하다. 우리가 최소한 인간답게 살아가는 한은........
그리고 그들은 인간이 얼마나 사람답게 살아가는 지를 깨닫게 해주는 스승이자 감시자이기도 하다.
나는 나의 성장기에 그들을 만난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새삼스레 생각한다.
그들은 내게 애완동물에 대한 사랑과 무언가를 애정을 가지고 대하는 것에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 정 깊은 친구이자
그다지 훌륭하게 살아간다고는 자부할 수 없지만 인간답게 살아가는 최소한의 방법을
깨닫게 해준 좋은 스승이었기 때문에........
지금 당신의 귀에도 들리는가 새벽 어두운 곳에서 올바르지 못한 인간들의 행동이 발생 할때마다 그들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교훈 소리를
“멍멍”
“야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