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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에서 만난 그 아저씨. 혹시 이 글 읽으신다면..

ㅡㅡ |2009.03.22 07:08
조회 2,549 |추천 4

 

 

 

 

 

안녕하세요!

올해 20살된 파릇파릇, 싱그러운 여학생 입니다

 

(사실 대학도 안가고 집에서 놀고 먹는 백조 랍니다 )

 

 

 

 

 

벌써 한달 째, 엄니 눈치 보며 밥만 축내고 있는

집안의 말썽꾸러기인 저는

'이럴빠에 집을 나가는게 낫겠다!' 싶어서

수중에 있는 전 재산. 5천원을 가지고 잠시, 아주 잠시 집을 나갔었답니다

 

 

 

눈치 탓에 아침밥도 못먹은 전 pc방에 가자마자

컵라면 하나를 시키곤 화장실에서

열심히 힘을 주고, 상쾌한 기분으로 내 자리로 돌아 왔는데..

 

 

 

 

 

 

 

 

 ???????????????????????????????

 

 

따끈따끈 모락모락 김이 올라 와야 할 컵라면은

면빨하나 없이 국물만. 그것도 바닥이 거의 보일랑 말랑한채

절 반기고 있더군요.

 

 

 

아무 생각도 안들었어요.

진짜, 뭐지???????????????????????????????????????????

내 자리가 아닌가 싶어 둘러봐도 내 가방. 내 잠바떼기까지 걸쳐저 있는 것이

내 자리가 분명한데.

 

 

 

뭘까 싶어 카운터로 가서 항의를 했더니

자기네들은 모른답니다.

조금전에 갖다놨는데 자기들이 어떻게 아냐며.

ㅡㅡ 그땐 알바생들을 의심했었죠.

시키고 바로 화장실을 갔으니 먹다남은 찌끄래길 갔다놨나 싶어

열라게 야려주고 자리에 돌아왔는데,

 

 

 

남들보다 정확히 2.5배 뛰어난 기능을 발휘하는

요노무 배꼽시계가 미친듯이 울어대는 겁니다.

 

진짜 타자 칠 힘도 없었어요. ( 배고픔에 쩔어 보신 분들은 그 느낌 아실꺼에요!)

하는 수 없이 컵라면보다 조금 싼 과자를 한봉지 사들고 자리에 와 앉았죠.

 

 

 

 

이것 저것 하면서 과자를 먹고 있는데.

진짜 10개 정도 먹었나? (과자 이름은 자갈x)

봉지가 텅텅 빈거에요!

또 뭐지??????????????????????????????????

멍하게 앉아있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많이 먹었나보다, 싶어서 그냥 인터넷질을 하다보니

또 이노무 배꼽시계가 요란하게 울려대는 거에요.

이번엔 다리가 다섯개 달린 오징어 한봉지를 사서 자리로 왔어요

 

 

 

왠지 모르게 자꾸 화가 났지만 꾹꾹 눌러 참은채,

'다음' 에서 강풀님의 만화에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다리가 다섯개 달린 오징어를 사왔다는걸 깜빡하고 있다가

손을 더듬 더듬..

 

 

 

ㅡㅡ

없음.

 

 

 

 

진짜 또 뭐지????????????????????????

멍 때리고 있는데, 쩝쩝 대는 소리가 들려서 보니까

옆에 있는 아저씨가 내 오징어를 쳐 먹고 있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화가 나는것 보다 황당해서,

 

 

 

 

"아저씨 그거 제꺼 아닌가요?"

 

 

 

침착하게 물었어요. 진짜 ㅡㅡ 배고프면 신경질 대박 내는데

꾹 참고. 나이 많으신 분이라 예의를 갖춰 물었어요

 

 

 

"맞는데, 왜?"

 

 

 

"저한테 얘기도 안하고 그렇게 막 드시면 어떡해요ㅡㅡ 제 돈으로 산건데"

 

 

 

"내가 얘기했으면 니 줬을꺼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음. 난 절대 안줬을거에요

아저씨 센스쟁이~

 

 

아. 이게 아니고, 그 말 듣고 또 벙쪄있다가

컵라면이랑 자갈x가 갑자기 번쩍 떠오르더라구요

 

 

 

 

 

 

"아저씨 혹시 제 라면이랑 과자도 드셨어요?"

 

 

 

"어, 왜?"

 

 

 

"ㅡㅡ" ☜ 진짜 아니꼬운 시선으로 아저씨를 더럽게 쳐다보고 있었음

 

 

 

"쪼막띠만한기 어디 어른을 꼴쳐보노

라면이랑 과자 몇개 쭛어먹은게 그렇게 잘못한거가, 어?"

 

 

 

 

 

 

피시방에 사람 존트 많았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벌떡 일어나셔서 나한테 버럭 버럭..

아ㅠㅠ

옆에 친구라도 있었으면 그렇게 창피하진 않았을껀데

혼자 있었던 바람에ㅠㅠ

 

 

아저씨랑 열띤 입 배틀을 뜨다가

그 아저씨가 하고 있던 고스톱에서 1000만원을 꼴았다며

다시 자리에 앉으시기 전까지..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엄마. 나 빨리 일할게

일 해서 돈 많이 벌꺼야

ㅠㅠ

집에서 밥 먹고싶어..

엄마

 

 

 

 

 

 

추천수4
반대수0
베플왠지이거|2009.03.22 09:29
톡될꺼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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