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 는 11월 10일 러시아의 WTO 가입에 관한 쌍방 협상을 완료 했다.
지난 13 년 간 많은 협상이 있었고 핵심 이슈에 있어 대화가 정체되기도 했지만,
양 측은 드디어 타협안을 이루어냈다.
한 달 전만 해도 도저히 이루어질 것 같지 않던, 러시아와 미국의 협상은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 상황에 몰린 부시가 상징적인 대외 정책 성공에 목마른 나머지
생각보다 쉽게 러시아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이로써 부시는 자신이 장기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중요한 국제적인 협상을 끌어낼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럼 이제 러시아는 바로 WTO에 가입할 수 있는 것일까?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을 장악하게 될 2007 년 1 월이전에 추가 일정이 맞춰진다면 가능한 일이겠지만
일이 그렇게 순탄하게 흘러갈 것 같지가 않다.
현재 미국에는 러시아가 영구적으로 정상적인 무역 관계 자격을 갖지 못하게끔 하는
'잭슨-바닉 수정조항'법이 있으며, 이번 합의의 핵심 내용은 바로 이 법의 폐지였다.
민주당이 이 조항을 공화당과 부시 뜻대로 폐기해 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부시가 돋보이는 성과를 만들어줄 행동을 반대편당이 도와줄 리가 없다.
게다가 그루지야와 몰도바, 이 2 명의 WTO 협상 파트너와 러시아의 좋지 않은 관계를 고려해본다면,
두 국가의 거부권 사용으로 인하여 러시아의 WTO 가입이 2007 년으로 미뤄질 확률이 높은데,
이리하여 부시는 수정조항의 폐지라는 어려운 결정을 민주당에게 떠넘길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을 가지고 민주당이 수정조항을 폐지하지 않는다면 (폐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비협조적이고 반 국제주의자로 비춰지게 될 것이다.
부시 행정부는 러시아와의 합의가 부시 정부의 비범한 조치로 보임과 동시에
민주당이 곧 합의 자체를 지연시킬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 일을 진행시켰을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결국 민주당은 부정적인 시선을 받게 되며 실질적으로 합의를 망쳐버리게 된다.
영원히 적일 것 같은 러시아와 타결을 이뤄낸 것 같은 쇼를 먼저 보여주고
지저분한 뒷일은 국내 반대파에게 미뤄두는 센스!!!
예상대로 그루지야는 러시아의 WTO가입을 반대했고, EU 까지도 반대표를 던지고 있다.
결국 이번 협의는 부시의 이미지 쇄신에만 도움 이 되고 말았다.
러시아의 WTO 가입은 올해에도(어쩌면 내년에도) 그리 쉽게 이루어질 것 같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