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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녀의 비애 (글과 상관없는 사진有)

.... |2009.07.31 06:56
조회 58,593 |추천 11

안녕하세요. 유럽에서 장기체류중인 27세 처녀입니다.

제게는 크나큰 고민이 하나 있어요.

몸뚱아리 자체가 고민이긴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제게는 난치병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있습니다.

 

시도 때도 상관없이 터져 나오려고 하는 똥방구와 설사.

밤에 눕기만 하면 뱃속에서 꾸럭꾸럭 쪼로록 쿨럭쿨럭 소리를 내며 제 장을 방구로 가득 메우곤 하죠.

자다가 내 방구소리에 놀라서 깨곤하는..

이로 인해서 27년 인생을 살면서 사회생활을 포기하려고 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집밖에선 화장실을 잘 안가고 참는 버릇이 한몫 더해서 더 힘들답니다.

나중엔 자주가는 곳에 인적 드문 공중화장실까지 알아놓고 다녔어요.

 

정말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장의 뒤틀림.

2분 주기로 설사가 터져나오려고 했다 들어가는 느낌.

에어콘을 직빵으로 쐬는 듯한 오한과 소름돋음, 창백해지는 얼굴, 식은땀...

 

민망했던 순간들을 떠올려보면..

EX남자친구와 밥먹고 나와 조용한 시간을 즐기는데,

뱃속에 꽉찬 방구. 밥을 먹는것과 동시에 장 속은 방구로 채워진다.

온 신경과 힘을 괄약근에 집중 시키자 장속으로 다시 흡수되는 그들.

조용히 좀 들어가줄 순 없겠니?? 꾸룩 꿀럭 꾸아아아아..

1분 후 또다시.. 꾸룩 꿀럭 꾸아아아아아아아.

배고파서 그렇다고 할 수도 없고..

이건 대부분들 흔히 경험하실듯..

 

아침 러쉬아워 출근길.

직장까지는 대략 1시간 반.

앉을 자리를 캐치하지 못하고,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선 채로

괄략근 부분의 묵직함을 참아내야 했던 지옥같은 시간.

What the hell!!

국민대와 고려대를 지나는 버스라 파릇한 대학생들도 많이 타는데..

내 사회생활은 이렇게 20대 중반에 마감되는건가.

우리 부모님은..

'저 집 딸은 버스에서 똥 싼 후로 집밖을 안나온대요..'라는 사람들의 수근거림을 들으며 평생 살아가실 수 있을까..

나 버스도 갈아타야 하는데 그 잠깐 걷는 순간, 다음 버스를 기다리는 순간을.. 내가 버텨낼 수 있을까..

정신이 혼미해져.. 앞이 보이질 않아!!!! 점점 괄략근의 힘이 풀려가..

나 이제 나를 내려놓아.. 미안해 엄마~~~~ 라고 생각하는 순간!!

길음역이라는 Heaven 등장!! 두둥!

원래 찜하지 않은 화장실은 안가는데 저희 부모님을 욕되게 할 수 없어서 용기있게

빛과 같은 속도로 뛰어들어갔는데, 그 이후에 일은 정확하게 기억나질 않는다.

화장실을 찾아 헤메고, 문을 부술듯한 기세로 뛰어들어갔던 것 밖에..

 

인사동에서 남자친구랑 데이트 하는데

또 폭풍설사의 욕구.

물색 해둔 공중화장실이 없으므로 일단 집까지 가야 하는데

집 화장실까지 도착 예정시간 약 1시간.

EX남친 이 색히는 조금만 더 참으라고 쇼핑 더 하자고 재랄재랄하길래

너 나 지금 얼굴 창백해 지고 식은땀 흘리는거 안보이냐고 소리 빽 지르고

집에 가기 시작해서 똥 싸기 0.00001초 전에 우리집 화장실 변기에 앉음.

댐 폭파를 연상케 하며, 터져나온 그들 때문에 변기통이랑 같이 날아가는 줄 알았다.

 

외국애들과 집을 쉐어하는 지금,

변기통이 날아갈듯한 소리를 내며 똥싸는 시간마다 난 정말.. 죽고싶다.당황

 

피로 얼룩진 망년회.

퇴근 후, 약속장소로 가는 중에 밀려온 폭풍설사.

동대입구역 화장실에서 1시간 정도 앉아있었음.

화장실 안에서 친구들한테 전화로 늦어서 진짜 미안하다고 나 죽을것 같다고..

그러던 중 어디선가 올라오는 피비린내.. ㅅㅂ 생리까지 터졌나 했으나..

변기는 이미 피바다. 나.. 피똥까지 싸고 있었다..

친구들.. 그날 내얼굴 보고 술먹지 말라했다.

 

남자친구와 밤을 함께 보내는 날..부끄

새우잠을 자면 방구가 나와도 소리가 안나니 꼭 옆으로 자자~!!하고 잠에 빠져들지만,

잠자는 순간은 어찌 그게 내 마음같은가.

그 순간 만큼은 내 괄략근은 '자유로운 영혼'이 된다.

난 이미 대자로 뻗어자고 있었고, 여지없이 터져나온 방구.

방구의 괴성. 뿌라라락 빡빡. 방구압에 의한 침대 전체의 흔들림.

내 방구소리에 깬 남자친구는.. 잠결에 "나야? 내가 그런거야?? 허걱"

난 새우잠으로 돌아 누우며 계속 자는 척만... '나야.. 내가 그런거야..흑흑'

 

옆방에 사는 귀염둥이 체코녀석 어느 날 하는 말..

"Amy.. 나 밤마다 누가 벽긁는 소리를 들어..이상해.."

(벽이 얇아서 옆방에서 하는 소리가 다 들려요~ 게다가 이녀석 침대와 내 침대 사이엔 요 얇은 벽하나..)

"............... 당황"

 

 

그 외에도 진짜 많은데, 길어지니 더 이상 못 쓰겠네요.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남는건 나의 추접스러움...

 

혹 저와같은 고민이 있으신 분은.. 삶의 노하우 좀.. 부탁.. 드려요....

 

 

저번에 타투 얘기로 톡됐을때 바로 못올려서 걍 함 올려봅니다.

얼마전 이탈리아 여행갔을때 찍은 사진이랍니다~

 

 

 

<냉정과 열정사이> 보신적 있으신가요~ 영화든 소설이든..

주인공 남녀가 만나기로 했던 피렌체의 두오모가 여기랍니다. 오른쪽에 둥근 지붕.

직접 가보니, 책 읽을 때의 감동이 미친듯이 밀려오더라구요.

 

 

 이건 걍 코딱지만한 내 사진.

피렌체의 무슨 광장인가 그런데 까먹었어요;;;

 

 

톡되면 큰 사진으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 내용을 보아하니 글른듯..

 

 

 

 

 

추천수11
반대수0
베플파닥파닥|2009.08.06 00:32
'유럽에서 장기체류 중'이라곤 써있었지만.... '스타벅스 돼지고기'의 방구녀를 떠올리고 들어온건 나 뿐인가?
베플왠지.|2009.08.06 10:23
톡 글쓰면서도 계속 방구끼고있을듯..
베플HUE|2009.08.06 09:21
글쓴이의 글솜씨에 한번 감탄하고 글쓴이의 대장의 놀라운 업적에 한번더 놀라고 부끄러울수있는 치부를 대인배의 마음으로 넋살좋게 받아들이는 것에 또 놀랐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장은 튼튼하게 낳아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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