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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도 만주사진...2

메아리 |2004.08.23 05:03
조회 467 |추천 0

1945년이었다.

여하튼 꿈에 그리던 조국해방이 되고...

외할아버지의 집요한 귀향꼬임에 넘어가...

만주의 친정부모님껜 종종 다니러오겠다는 인사를 드리고..

역시 조선행을 희망하는 친정형제들도 더불어 북조선국경을 넘었다.

이것이 친정부모와의 마지막이 될줄이야.

 

당시 외할머니는 내 어머니(46년생)를 임신중이셨다.

해마다 늘 어머니에게 "얘야.. 니가 올해 몇살이냐?" 물으시면서...

아이고.. 니가 벌써 20살.. 친정부모 한번못본지 20년이 넘었구나..

벌써 30살... 30년이 넘었구나..  40년이 넘었구나.. 벌써 돌아가셨겠구나..

 

공교롭게도 내 어머니의 나이는 외할머니가 늘 "내가 나쁜년.. 죽일년"..하면서..

반세기동안 당신의 친정부모를 뵙지못한 죄책감과 한이 서린 세월이었다.

 

암튼 46년도에 청진에서 셋째딸인 어머니를 낳고..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당시 북조선은 전쟁준비에 총력을 기울일때였고...

남자는 혼인여부와 상관없이 모두 징병당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사람살 동네가 못된다는 생각은 모두가 비슷했는지...

바로 어제까지 여기 평생살고지고하던 이웃들도.. 소리소문없이 도망가..

하룻밤자고나면 옆집휑~비고.. 하루 더자고나면 그옆옆집비고...

 

안되겠다싶어 당신들도 남조선에 가야겠다는 결심에...

몇번의 이사뒤.. 먼저 외할아버지가 남쪽으로 홀홀단신 피신한데이어..

나머지가족들도 돈주고 산 길잡이할머니따라...

점점 삼엄해지는 38선을 숨죽이고 넘었다.

중간에 절벽에서 발헛디뎌 갓돌지난 어머니를 업고 굴러 허리다치기도 하고.

길잃은 큰딸을 큰소리로 찾다 길잡이한테 그러다걸림 죽는다고 혼나기도 하면서.

 

1947년이었다. 만주에 계신 친정부모에 이어..

함께 북조선에 왔던 다른 친정형제들마저.. 그게 마지막이었다.

이산가족캠페인은 너무 늦게 생겼고.

사후에나.. 어머니랑 이모들이 만주의 당신친척을 통해..

북한의 당신형제들.. 그러니까 어머니사촌들의 서신을 간접으로 받아볼뿐.

 

그리고 1950년.. 예상대로 전쟁.

외할머니의 진술에 의하면... 북조선은 침공만 했지..

그래도 군기가 제대로 잡혀 민폐는 없었는데..

사실 민간인학대는 군기엉망인 남한군인들이 엄청 심했다한다.

 

역사랑 문학에 좀더 일찍 열심이었다면..

외가댁의 이야기를 소설로 써보고 싶었다. 아~ 게으름이 웬수다. -.-;;

 

90년대초 한중수교로 꿈에 그리던 중국의 친정방문이 현실로 다가왔을땐..

당신은 이미 거동조차 못하던.. 10년전 기억에... 돌아가시기 2달전이던가..

병상에서 사람조차 못알아보는 외할머니와.. 임종을 지키는 이모들..

엄마.. 이젠 중국가볼수 있어... 아프지말고 빨리 나아야지...

 

외할머니 돌아가신지 정확히 10년이 지난.. 2004년이다.

욕심많은 중국넘들이 행여 만주뺏길까봐...

덤에 기왕이면 북한도 차지하고 싶어서..

뜬금없이 고구려사를 지꺼라고 들고나와 우기는 마당에

 

어머니는 여전히 그 동네와 인연많은 당신어머니생각에 습관처럼 나이를 세신다. 

어머니는 가본적도.. 기억에도 없는 만주, 그리고 출생지인 북한에서... 

꿈에도 잊지못할 가족들을 마지막으로 본 햇수를 셋째딸나이와 동일시하며

통곡하던 당신어머니생각에...

 

괜히 착잡하다.

짧게 쓸랬는데.. 질리게 길어졌다.

41년도 그 만주사진.. 46년생 엄마의 나이...

그리고 오늘 중국의 욕심때문에 또 시끄러운.. 사연많은 영토들... 만주.. 북한..

각기 친정과 형제들을 두고.. 50년을 자식나이만 세며 눈물흘린 어머니의 어머니.

 

난 솔직히 수도이전이네.. 친일파네.. 용공이네.. 국회의원.. 김선일어쩌구엔

관심없다. 아니.. 정치자체에 별 관심이 없다.

하지만... 통일에는 유독 애착이 간다.

그래서 요즘 중국이 하는 짓통에 이상하게 곤두서고 오금저린다.

핏줄탓인가보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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