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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연습

onlyone |2004.09.09 11:04
조회 597 |추천 0

이별 연습


인간은 태어나면 반드시 죽는다는 말과 함께 자명한 진리중 하나는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진다는 것이다.

우린 삶속에서 여러 가지의 만남이 이루어지고 그 만남속에는 필연적인 것도 있지만 우연한 것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필연이든 우연이든 언젠가는 이별이라는 슬픈 느낌으로 맞이해야하는 엄연한 진실을 애써 외면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식을 낳아 기르면서 그 자식과의 이별을 준비하지 않는다. 언제나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영원하리라는 착각을 하게 되고 그들이 성인이 되어 새로운 삶을 위해 반려자를 만나 부모의 품으로부터 독립할 때 아픔을 겪게 된다.

그럴때면 아들이나 딸이 야속하고 밉다고 흔히들 푸념을 하지만 그것은 이미 그들이 태어났을 때 잉태하고 있었던 이별에 대해 등한시 한 결과 일뿐이지 필연적으로 이별이란 아픔은 내재되어 있었던 것이다.

물론 영원한 이별은 죽음을 의미하지만 그 영원한 이별이 나중에 찾아오도록 만들어진 것은 어쩌면 이별이라는 것이 아프다는 것을 알기에 먼저 헤어짐을 그리고 죽음이라는 영원한 이별을 차례로 배열하지 않았을까하고 생각해본다.

우린 너무나 수많은 만남과 관계속에서 이별이 주는 아픔을 겪고 인내하며 살아가면서도 항상 만나는 순간에는 이별을 떠올리지 않고 영원토록 지속될  것이라는 착각에 사로잡혀 살아가나보다.

예식장에서 딸아이의 손을 잡고 천천히 신랑이 서 있는 곳을 향해가서 딸아이의 손을 사위의 손에 넘겨주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우린 이별을 읽을 수 있고 장가든 아들이 떠나는 신혼여행에서 우린 이별을 읽을 수 있지만 구태여 이별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것은 아직도 함께 라는 착각 때문만은 아니고 함께하고픈 강한 집착과 욕망이 쉽게 떠나보내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부모를 떠나보내지 않은 사람은 이별 연습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모른다.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 중에서도 가장 특별한 관계가 부모 자식의 관계이기에 부모를 떠나 보내다보면 수많은 회한들이 가슴 여기저기에 가득 맺혀짐을 느끼고 그 회한들은 오랫동안 아픔으로 되살아나 힘들게 하는 것이다.

이별의 연습은 스스로 고통받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의 터득이라고 말할수 있다.

언제까지나 내 곁에 머물러 계실거라는 생각만 가지고 산다면 자신이 태어나면서 원초적으로 진 빚을 갚을 생각을 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 반대로 이별에 대한 연슴을 한다면 살아계시는 동안 함께 하는 시간동안 부모에게 갚아야하는 빚의 일부분을 변제할 수 있는 마음가짐으로 변하고 그것은 곧 효도를 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슬피우는 사람은 대부분 회한이 많은 사람들이거나 스스로의 죄업 때문에 고통스러워 자신의 한을 읊으며 운다.

그것은 자신이 언젠가는 부모와 영원히 이별할 수 있다는 이별 연습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부채를 안게 된 것이며 불효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린 헤어진다는 것을 항상 잊고 살지만 그것은 우리가 세상 살면서 누구와의 관계이든 상관없이 이별은 항상 맨 마지막에 찾아오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이별 연습은 필요하고 그 연습은 현실속에 더 진지하고 더 진솔하게 사랑하며 살수 있도록 하는 매개체인 것이다.

헤어짐을 알고 있다면 존재하는 이 순간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알 수 있을 것이며 지금 주어진 사랑, 우정, 기타 등등의 감정들에 대하여 훨씬 충실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며 더 진솔하고 진지한 생각과 행동을 하게 되리라 믿는다.

난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맺으면서 항상 진솔하고 정직하며 성실하려 애쓴다. 그것은 이 관계는 어떠한 사정에 의하여 필연적으로 이별이라는 대명제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지 못하면 이별 후 내가 감당해야할 아픔의 몫이 더 크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것이 사랑이든 우정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그들과의 관계는 이별이라는 명제아래 존재하지만 그들과 맺고 있는 이 순간 진솔하고 정직하게 대하고 싶은 것은 이별 뒤에 오는 아픔을 어느 정도 적게 가지려는 생각 때문이다.

진솔하지 못한 관계보다 훨씬 진실한 관계가 이별후에 작은 아픔을 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기에 기만하거나 과장된 모습으로 대하는 것 자체가 싫은 것이다.

우린 이별 연습을 하면 살아야한다.

꼭 이별을 위한 연습이 필요하기 때문이 아니고 지금 주어진 현실에 충실하기 위해서 나의 부모, 형제, 친구, 연인과의 이별에 대한 연습은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동안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갖도록 만들어 준다는 사실이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동안 그 사랑에 최선을 다하고 언젠가 이별이 찾아 왔을 때 덜 아파하고 후회하고 싶은 생각에 이별 연습을 하고 있다.

사랑할 때 보다 이별 후 감내하여야 자신의 몫이 두렵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고 웃을 수 있을 만큼 열정적이고 진솔한 사랑을 하고 싶은 것이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이별연습을 하지 못한 관계로 많은 시간동안 회한과 그리움에 힘들어하고 있다. 만약 조금 일찍 이별 연습을 하였드라면 지금 보다 훨씬 덜 힘들고 죄스러운 마음에서 더 빨리 벗어날 수 있도록 함께 하는 시간동안 더 많은 부채를 갚는데 즉 효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별함을 말하려하지 않지만 그것은 필연적으로 가져야하는 관계라는 종착역이므로 현실속에 존재하는 시간동안 최선을 다하는 마음가짐을 위해서라도 연습을 해야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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