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가장 두려운 것이 뭐냐고 묻는다면... 저는 누군가에게 버림받는 일이라고 대답하겠습니다...
일곱살... 친엄마에게서 버림받고... 열일곱... 어린 마음이었지만 진심으로 사랑했던 사람에게서도 버림받고.. 가장 친했던 친구와 단 한번의 다툼으로 절교까지 당하고....
미치도록 외롭고, 마음 둘 곳도 없고, 나의 마음을 누군가에게 온전히 다 주는 것도 힘들어하면서 저는 그렇게 성인이 되었답니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곳에서 한남자를 알게 되었는데, 저에게 꽤나 적극적으로 구애를 해오더군요.
좋은 사람이었어요. 성실하고 책임감있고 유머도 있고... 정식으로 '우리 이제부터 사귀자'란 말 같은건 한적 없어요. 그냥 자연스레 친해졌고 말로 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있었거든요.
보고싶다는 말이 어느 순간 사랑한다는 말로 변해 있었고 자연스런 스킨쉽이 포옹과 키스로 이어지고..
첫사랑이후 이런 만남은 처음이었지만 꽤 빠른 속도로 우리는 단단하게 맺어지려 하고 있었어요.
저는 너무 행복하면서 또한 불안했어요. 좋아지면 좋아질수록 불안도 커졌죠... 이남자... 언젠가 나를 떠날지도 모른다.. 살면서 그런일 다반사 잖아요. 미치도록 서로 좋아하다가도 한쪽이 식어버리면 상대야 사랑이 남았건 말았건 다른사랑 찾아 떠나는... 그런 흔한일이 나에게는 절대 안생길거라 생각하며 내마음을 완전히 그 사람에게 다 줘버리는건 너무 어리석은 짓 같이 생각되었어요. 헤어진 후에 아파할걸 생각하며 지금 만나는 사람에게 마음을 다 주지 못하는게 더 어리석다고 하셔도 할 수 없어요. 지금 행복한거 보다 나중에 아플것이 전 더 두렵거든요.. 이해 못 할 사람들도 많겠지만...
첫사랑 몫으로 A를 남겨두고, 사회에 나와서 처음 만난 그 사람을 편의상 B라고 부를께요. B를 만나고 있으면 항상 행복해 했지만 한편으로 저는 늘 불안하고 혼자 있는 시간을 못견뎌 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전 늘 누군가를 만나고 있어야만 안정이 되요. (참고로 저는 작은 오피스텔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꼭 B가 아니더라도 상관 없었죠. 친구든 회사 동료든.. 잠이 들기 전까지는 누군가와 함께 있어야만 하는 거예요... 한달에 단 한번도 약속이 없는 날이 없는 굉장히 바쁜여자였죠...
그러던 어느날 회사에 새로운 사람 C가 들어왔어요. 굉장히 독특한 사람이었어요. 키도 엄청 크고 덩치도 있고 갈색 피부에 목소리도 너무 부드럽고... 아무튼 첫인상이 강렬한 사람 있잖아요.. 그런사람이었죠. C는 순식간에 사무실 모든 여직원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죠... 물론 저도 그 속에 포함되어 있었답니다. C는 B랑 같은 팀에서 근무하게 됐는데 B랑 C가 친해지면서 저와 함께 셋이서 어울리는 일이 잦아졌어요. B와 C 둘은 닮은 구석이라고는 전혀 없어 보이는데 서로 엄청 잘 맞는다면서 금방 친해지더라고요. 그렇게 우리들 셋은 마치 친 남매들간처럼 정말 친하고 편한 사이가 되었죠. C와 단둘이서 영화를 보거나 식사를 한적도 많고요.. 그러던 어느날인가... 저는 B와 함께 B의 동창 모임에 갔는데 거기서서 B와 제가 술을 엄청 마시게 되었어요. B는 술이 별로 안 세기 때문에 저보다 더 많이 취해있었죠. 그러다가 B가 어딘가에 전화를 하는거 같더니 한 삼십분쯤뒤에 C가 들어오더군요. 저를 집까지 데려다 주라고 전화를 했었나봐요. B의 집은 그 근처였지만 저는 택시를 타고 한참을 가야했거든요. 야심한 밤에 택시 태워 보내기 불안하다고 C한테 부탁한 모양이더라고요... 그런데 저도 술이 넘 많이 취해서 집에 가는 길에 그만 코...잠이 들어버렸지 뭐예요.. 얼마나 잤는지는 모르겠는데 어느 순간 눈을 떠보니 차는 길가에 멈춰 서있고 운전석은 비어있더라고요...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살피니까 밖에 C가 담배를 피우며 서있는게 보였어요. 거기서 뭐하냐고 하니까 씨익 웃으면서 담배를 끄고 차로 들어와서는 옆에 미녀가 자고있으니까 운전이 안된다면서 제 코를 살짝 잡아 흔들었어요. 서로 살짝 웃으면서 눈이 마주쳤는데.. C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그냥 그렇게 계속 서로를 보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나도 모르게 C의 볼을 만졌고.. 그러다가...그러다가...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서로의 입술로 다가서 키스를.....
술기운이었다고 변명하지 않을래요. 그냥.... 좋았으니까... 정말로 좋아서 그런거였으니까...
집으로 돌아오면서 둘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C는 제 손을 꼭 잡고 있었어요... 저도 그 손을 뿌리치지 않았고요... 그리고 집에 다 왔을때. 저는 C에게 말했어요. B에게 상처 주고 싶지 않다고... C는 그냥 멋적게 웃으면서 괜찮다고 했어요... 자기는 내가 누굴 만나건 누구랑 사귀고 있건 그냥 옆에서 보는것만으로도 만족한대요.. 그 말을 듣고 있자니 가슴 한쪽에서 찌릿 찌릿 통증같은게 느껴졌어요... 그후로 B와 약속이 없는 날은 C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이 잦아 졌죠... 그렇다고 B에게서 실증을 느꼈다거나 B가 싫어졌다거나 한건 아니예요. B에게 미안한 감정만 있을뿐 B를 여전히 사랑했고 B와 함께 있는 시간에 C가 생각난다거나 하진 않았거든요.. 하지만 C와 있을때에도 B가 생각나지 않는건 마찬가지였어요.
C는 저에게 B와 헤어지라고 한다거나 저에게 농도짙은 스킨쉽같은걸 시도하지도 않았어요. 그렇다고 다른 여자를 만나는것 같지도 않고... 아무튼 정의하기 묘한 관계였죠...
감정을 드러내지도.. 감추지도 않는...
셋이 워낙 친했고 회사에서도 다들 알고 있었기 때문에 쉽사리 둘사이에 흐르는 묘한 감정의 기류를 들키지 않을 수 있었죠. B를 처음 만났을때처럼... 사랑한다 좋아한다 라는 말 한마디 없이도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눈빛과 제스쳐들... '보고싶다' 라는 말 한마디에 많은 의미들이 담겨있다는 것을 우리는 익히 잘 알고 있었고 그래서 다른말 보다 더 애틋하게 느껴지는 말... 보고싶다...보고싶다...
아직 잘 모르겠어요... 제가 B에게 완전히 제 마음을 다 주지 않아서 C에게도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이상한 건.....B만 만날때보다 마음이 훨씬 안정 되어 있다는 거죠... 두남자를 동시에 사랑하면서 불안감이 사라졌다는 말이, 어떻게 보면 제정신이 아닌 소리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전 그래요..
그래서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게 아닌지.. 제가 어떤 장애를 겪고 있는건 아닌지.. 그리고 만약에 저와 이런 감정의 고리를 엮게 되는 또다른 남자가 나타난다면 그때도 C에게 느끼고 있는 감정처럼 똑같을것인가.... 그렇게 된다면 나의 감정은 더더욱 안정적인 상태가 될것인가 하는 의문도 생기고요...
저에게는 "꼭 이사람이다" 라든지..."이사람 아니면 안되" 라는 게 없어요.... 운명이니 연분이니 하는 말들도 그저 우습기만하고... 그저 '내가 좋으니까 너를'이지 '너이기 때문에 좋아'가 아니거든요..
위에 한 얘기들은 이미 지나간 얘기를 꺼낸게 아닙니다.. 지금 현재 저의 얘기를 한거예요..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걱정하는 게 아니라 지금 제 상태가 정상인지 걱정하고 있답니다...
많은분들 리플 달때 뭐라고 할지 눈에 보이네요. 정리해라. 나쁜뇬아. 니 정신 정상 아니다....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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