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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긴 인연.......

선인장 |2004.09.20 08:06
조회 650 |추천 0

" 야 ㅇㅇ콘서트 하는데 보러가자."

 

얼마전에 친구에게서 이 말을 듣고 ... 헤어진 그를 생각했습니다.

그 가수를 무척이나 좋아했거든요.

처음 만나 데이트를 하면서 처음 들려줬던 음악도 그 가수의 것이었고 제게 처음 선물한 cd도 그 가수의 노래였답니다.

 

가자고 말하기까지 많이 망설였습니다.

혹시나.. 그가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때문이었죠.... 거기에 온다면 혼자 오진 않을테니까요...

난 아직도 마음의 일부에 그가 남아 있는데....

그 사람을 보게 되면 아무렇지 않게 볼 수 없을것 같았거든요....

 

그래도.. 일때문에 바쁜 사람이 안오겠지... 설사 온다 하더라도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만나기야 하겠어?

" 그럼.... 야, 거기서 만나면 너흰 진짜 인연이야, 알아? "

만날 가능성 거의 없다며 친구가 말하네요. ........ 그래서 콘서트에 가기로 했습니다.

 

어제.... 콘서트에 가서 그것이 순전히 나의 착각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 자린 2층이었고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 1층도 자리가 군데군데 비어 있는 상황이었죠.

1시간 정도 2층에 있다 보니 1층 오른쪽 가에 2자리가 남아 있는게 보이더라구요.

그것도 앞에서 셋째줄 자리가....

바로 친구랑 1층으로 옮겼습니다.

열정적으로 노래하는 가수와 함께 뛰기도 하고 소리도 지르고....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그러고 있었는데... 갑자기 친구가 저를 툭 칩니다.

" 야... 저기 너네 오빠 아니냐? "

놀라서 친구가 가리킨 쪽을 보니....

.

.

.

 

네.... 맞더군요.... 무슨 행사가 있었는지 나란히 정장 차림인 남녀가 가수의 노래에 환호하는 무리에 서 있더라구요....

그 사람은 가운데 열 넷째자리에 앉아 있고 저는 오른쪽 가장자리 열 셋째줄 자리에 앉았기 때문에 고개만 돌리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신나는 음악이 나오고... 주위 사람들은 모두 소리 지르며 방방 뛰는데....

저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서서 그 사람을 ... 아니 .. 두 남녀를 뚫어져라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헤어진지 7개월이 다 되어가니....

이때쯤이면 누군가를 만났겠구나... 예상하고 있었지만...

아무런 준비 없이 보게 되니.... 미치겠더라구요

콘서트고 뭐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싶었지만.. 그럴수도 없겠더라구요

그만 보라고 친구가 자꾸 날 흔들어도... 연속된 노래 4곡이 끝날때까지 전 그 사람만 계속 바라보았습니다.

 

웃는 모습도, 입고 있는 옷차림도, 다정히 이야기 하는 모습도...

변한게 하나도 없는데...

이제 그 옆에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이 서 있네요....

 

잊어야지 생각하며 마음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정말 확실히 잊으라고 이런 우연이 생겼나봅니다.

 

잊을만 하면 그와 관련된 일이 한번씩 일어나 사람 미치게 하더니...

어제 일은 결정타였습니다.

큰 착각을 하며 산 제게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드는 사건이었네요.

그사람도.. 나처럼... 힘들어하며 지낼거라고...

한번쯤은 내 생각하며 지낼거라고....

사람을 다시 만나겠지만.. 아직은 아닐거라고...

이런 생각하며 지냈거든요...

 

얼마나 뚫어져라 봤는지 밤새 내내 시달리다 못해 아침에 눈뜨는데도 그 사람 모습이 떠오르네요...

질기고 질긴 인연...

정말 지겹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그 사람때문에 이렇게 흔들리는 나도 지겹습니다.

친구 말대로 우린 인연이었나봐요....

정말이지 마음아픈... 악연으로요.....

 

그 사람이 절 봤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봤을것 같습니다.

저도 친구도 여러번 쳐다봤으니까요.

일부러 제 쪽을 보려고 하지 않아 보였으니.. 아마 봤겠죠.

그래서.... 일부러 더 크게 웃고 소리지르며 뛰다 왔습니다.

내 모습 보고...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하겠죠?

 

정말... 사랑이라는거..... 다시는 하고 싶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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