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내 친구가 만나던 남자가 양다리였다는 사실을 듣고, 같이 슬퍼하며 참 드라마 같은 일도 다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이렇게 나한테도 닥칠지는 정말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일이었다.
난 이 사람을 대학원에서 처음 만났다. 느낌이 정말 좋았다. 적당히 유머도 있고, 나보다 아는것도 훨씬 많고, 다정한 성격이 나의 마음을 끌었다.
내가 그 사람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을때쯤, 정말 운 좋게도 그 사람 역시 나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나를 매일 집까지 바래다 주던 어느 날, 살포시 내 손을 잡고 걷던 그 날부터 우리는 사귀기 시작했다.
처음엔 정말 좋았다. 학교에서 매일 보는것도, 우리 집까지 가는 길도, 같이 공부하는 시간,,, 그 모든게 너무 좋았다.
그러던 어느 날. 문제가 생겨버렸다. 내가 남자 친구가 생긴 줄 몰랐던 나의 친구 중 하나가 나에게 고백을 해온것이다. 내가 친구로서 너무나 좋아했던 친구였다. 그래서 내가 그 친구한테 미안하다고,, 그러면서 같이 울어줬다. 그리고 우리는 좋은 친구로 남기로 약속을 했다. 하지만 내 남자친구는 그 친구가 단지 내 주위에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조차 싫어했다. 그래서 난 할 수 없이 마음이 아팠지만 그 친구에게 너무나도 냉담하게 싸이월드의 1촌도, 전화도 그 어떤 것두 연락할 수 있는 수단은 모두 끊어버렸다. 그렇게 해서 난 좋은 친구를 한 명 잃게 되었다. 하지만 그 사람은 날 믿어주지 않았다. 계속 그 친구 이야기를 꺼내며 간섭하고,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 사람은 사귀기 전과는 너무 다른 모습으로 나를 황당하게 했다. 나보다 나이가 4살이나 많아 난 어른스러운 그의 모습을 기대했다. 하지만 내 생각과는 달리 그 사람은 참을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이었다. 한 번 화가 나면 아무 생각도 하지않고 심한 말을 서슴치 않았다. 심지어 우리 엄마까지 들먹거리는 바람에 난 그 사람에게서 점점 정이 떨어져가고 있었다.
내가 이렇게 실망감을 감출 수 없는 지금, 싸이월드로 정말 황당한 쪽지를 그 사람에게서 받았다. 8월 말까지 전 여자친구와 헤어지지 못하고 있었다한다. 이제는 깨끗히 헤어졌다고 그러면서 나에게 용서를 구했다. 그리고 절대 헤어지지 말자고,, 마지막 구절에 사랑한다는 뻔뻔스러운 한 마디...
나에게는 소중한 친구를 뺏어가고, 별의별 간섭까지 다했던 그 사람이 정말 태연하게도 양다리를 걸치고 있었다는 사실에 난 정말 황당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은 나에게 자기가 양다리였다는 사실을 고백해서 속이 시원하다고 한다. 그렇겠지... 그동안 그 사람은 얼마나 불안했을까... 그리고 이렇게 쪽지 한 장으로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면 다인것인가? 참 간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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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있는 내가 답답하고 초조했는지 그 사람에게서 새로운 쪽지가 왔다. 나의 태도변화 때문에 슬프로 외롭고 힘들었단다... 그리고 그 전 여자친구를 의도적으로 만날 생각은 없었다고.. 내가 자기를 의심한다고 생각해서 자기에게 더 다가갈 수 있도록 하려고 이 얘기를 한 것이라고 한다... 지금까지도 외롭단다... 다시한번 나랑 사랑을 하고 싶단다... 나한테 지금 이런 얘기 하는게 자존심 상한댄다.
의도적으로 만났건 안만났건 나에게 거짓말은 한것이고, 감쪽같이 속여왔던거다. 그러면서 나보고 더 다가서라고? 정말 그 사람은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건가? 게다가 여지껏 자존심 하나로 먹고 살아왔는데 자존심이 상한다고?
앞으로 학교에서 볼 날이 캄캄하고 끔찍하다. 얼굴조차 마주치고 싶지 않다. 정말 그 사람이 역겹다...
지금 그 사람을 어떻게 할까 생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