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에 메어놓은 "미루(울집 개 이름)" 놈이 짖는 소리에
눈이 떠졌다. 가끔씩은 짜증나게 나를 깨운다.
머리맡 자명종을 보니 새벽 2시가 좀 넘었다.
저러다 말겠지 싶었는데 연신 짖는다.
이불을 덮어 쓰고, 벼개를 끌어앉고 다시 잠을 청해도
한번깬 잠은 저멀리 달아 났다.
현관에 걸린 구두칼을 들고 마당으로 쫒아 나갔다.
"너 오늘 죽었다..."
마당에 내려 서는데 그놈은
언제 그랬냐는듯 나를 보자 도리어 꼬리를 흔들며 반갑게 쳐다본다.
어둠 속에서도 나를 쳐다보는 눈빛이 애처롭다.
구두칼은 어디로 가고 나도 그만 그넘 옆에 앉아
담배 한개피를 빼어 물었다.
"...가슴에 내려앉은 그리움으로 현기증이 난다.
사랑 하나에 모든 걸 다 걸 수만 있다면...
사랑 하나면 다 된다면... 난 목숨도 걸텐데...
그러나 사랑은 다 걸수록 배반한다.
사랑은 다가 갈수록 냉정해진다.
가까이 오는 걸 거부한다.
사랑은 자기 자신을 다 드러내는 걸 싫어한다.
그래서 자신의 치부를 보이고 싶어하지 않는다.
사랑에 모든걸 걸었다 잃으면 그제서야
그것을 알 수있다. 그래도 난, 또,
어리석게도 목숨을 걸 수 있는데,,,,
사랑은 그걸 모른다,,,, 적당히 거리를 둔다,,,,
처음부터 허락하지 않는게 바로 사랑이다.... "
그렇게 어제밤도 지났다.
조용하던 미루놈만이 내 옆에서 단잠을 잤다.
사랑이 뭔지도 모르면서...하긴 나도 모른다.
이제야 잠이 쏱아지는 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