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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을 근육으로 바꾼 사나이

하이 악플러 |2006.08.23 14:14
조회 9,441 |추천 0

언제나 생각해보면 즐거운 추억과 얘깃거리가 있는 곳은 학교일 겁니다.

 

어느 덧 시꺼먼 정장과 넥타이로 목을 조르고 다니는 직장인이 되었지만 아직도 저는 학생일 때가 너무 그립습니다

 

 

 

먼저 말해두지만 이건 제 절대 얘기가 아니라 제 후배 얘긴데요.

 

우울할 때마다 떠올리고, 혼자 알고 있기엔 너무 재밌어서 ㅎㅎ

 

때는 2002년 겨울이었습니다.

 

대학생활 2년을 매일 술과 함께 보내온 C군은

 

이제 정신차려야 겠다는 굳은 의지와 친구들 다 군대가니까 따라가야지 하는 트렌드에 맞춰

 

군입대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C군은 서울에 위치한 4년제 대학을 다니고 있었구요

 

누구나 들으면 알만한 그런 학교였습니다.

 

원래 강원도에서 살다온 이 넘은 처음 맛보는 서울생활과 대학생활에 흠뻑 취해있었습니다.

 

까까머리에 어색한 얼룩무늬 전투복을 입고 입대한 그는 어느 덧 자대배치를 받게 되었습니다.

 

현역, 예비역 남자분들은 모두 아시겠지만 여성분들을 위해서 설명드리면,

 

처음 자대(훈련소를 거쳐 2년동안 살아야할)에 배치되게 되면 보직을 배정받게 되거든요

 

강원도 산골 포병으로 가게된 C군은 눈앞이 깜깜해졌습니다.

 

C군의 친구들이 그랬듯이 "우리정도 학벌이면 빡센데 가서도 행정병으로 빠지곤 한다"

 

는 말에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인사과에서는 아무런 호출도 없었구

 

결국 20KG정도 되는 박격포를 매일같이 메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행정보급관과 전입신병 면담을 하게 된 C군은 깜짝놀라고 말았습니다.

 

면담 중 자신의 신상명세서류를 힐끗 보았는데

 

거기엔 자신의 최종학력이 고졸로 되어있는 겁니다.

 

분명 처음 자신이 작성한 신상명세서에는 대학휴학이라고 적었는데..

 

헛 이게 어찌된 일인지.. 행정보급관에게 " 보급관님 저..사회에 있을 때 대학생이었습니다."

 

라고 말했지만 " 엥? 너 고졸인데? 이 색기가 미쳤나.."

 

불같은 성격의 보급관님은 이 자식이 지금 거짓말하는거냐고 바로 엎드려뻗쳤습니다.

 

후아.. 어찌된 일인지 영문도 모른채 묵묵히 100일을 견뎌온 C이병은

 

꿈같은 100일 휴가를 받아 집에 가자마자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습니다.

 

집에 와있는건 학교제적통지서..

 

군대가는데 무슨 공부냐며 신경쓰지않았던 입대 전 마지막 학기도 결국 학사경고를 받고 만겁니다.

 

이미 1학년 1,2학기 모두 0점대 방어율을 지켜왔던 C군은 쓰리고로 삼진아웃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군대 신상명세서엔 당연히 고졸로 나왔겠죠 ㅎㅎ

 

100일휴가를 갔어도 따가운 부모님의 눈초리.. C군은 역시나 100일휴가도 내내 술과 함께 보내고

 

말았습니다.

 

2004년 겨울 그를 다시보게되었을 때, 호리호리한 꽃미남스타일이었던 그는

 

우락부락한 근육을 붙인 헐크가 되어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얘기를 듣고 나서 모두 길바닥에 주저앉았죠 ㅋ

 

지금은 방어율을 타율로 바꿔가며 성실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답니다.

 

이래서 남자는 군대를 갔다와야 하는 건가봐요 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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