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그땐 국민학교) 다닐때 가정조사를 왜 그리 많이 했는지 4남매인 저는 항상 손 드는 것이 부끄러웠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시절 보통 가정에 자녀수는 2명에서 많으면 3명이었으니까요.
성장한 지금은 형제가 많으니 좋네요.^^
어릴적에 언니, 동생들과 먹을 것으로 안보이는 신경전을 많이 했었습니다.
아버지가 회사에서 교대 근무를 하시며 힘들게 벌어오신 월급으로는 우리 4남매의 왕성한 식성을 감당할 수 없었지요.
서늘한 계절, 우리가족은 따끈따끈한 순대를 좋아했었습니다. 시장에서 사온 순대를 식지 않게 신문지에다 돌돌 말아서 가져와 옹기종기 앉아서 먹던 그 맛이란!! 일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람 숫자가 많아서 배를 채우기엔 너무 모자란 양이었습니다. 옆에서 야금야금 씹지도 않고 넘기는 남동생을 보며 속으로 많이 얄미웠지요.
그래서 어릴 때 결심했었습니다.
커서 첫 월금을 타면 순대를 혼자서 배터지게 먹을 수 있을 만큼 5000원어치를 꼭 사서 먹겠다고 말이죠.
그 정도의 양이면 정말 배부르게 먹을 만큼의 푸짐한 양이었지요.
여동생과 누워서 자면서 내 소원은 나중에 돈벌어서 순대를 많이 많이 사먹는 거야라고 말하며 잠들기도 했지요.
성인이 되어 어렵게 취직을 해서 저 또한 아버지처럼 교대근무를 했지요. 힘들게 받은 첫 월급으로 그렇게 다짐했던 순대는 사먹지 않고 용돈만 남기고 부모님께 드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첫 월급으로 빨간 내복을 사 드릴까 했는데 봄이라 그럴 수도 없고 한편으로는 그 동안 내가 가지고 싶었던 예쁜 옷들을 살까 고민도 했지만 현금을 좋아하시는 부모님을 위해 그냥 드렸던 추억이 생각납니다.
이 글을 쓰면서 첫 월급을 타면 하고 싶었던 그 동심의 간절한 소원이 생각나 저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 여러해 받았던 월급으로 사먹는 순대는 왜 그때처럼의 맛이 안나는 지 아쉽습니다. 아마도 사랑하는 가족들과 머리를 맞대어 먹던 그 아련한 추억, 평범한 속에서 뭇어나는 정들이 참 그리워서 그런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