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5
그 날 이후로 우연을 가장한 만남 따위는 계획하지 않았다.
역시 우린 운명이 아닌지
최민수를 한동안 볼 수 없었다.
하얗고 가냘픈 진짜 여자가 봐도 예쁜 그녀를
내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 한 후에 난 의기소침해 있었다.
최민수도 똑같은 남자구나
좀 다른 줄 알았는데 예쁜 여자 좋아하는구나
하긴 예쁜 여자 싫다는 남자 있을까?
오늘도 지나는 나를 달래려한다.
“야 ?! 이러지 말고 우리 소개팅이나 함 해”
“뭐 소개팅?!”
“그래... 뭐 최민수가 멋있고 깔끔한건 사실인데
그래도 나가보면 널린게 남자야..
혹시 또 훨씬 멋있는 ...그래 ...원빈 같은 남자 만날 줄 아냐?!“
그래 나도 인제 생각을 달리 먹기로 했다.
시작도 안한 짝사랑이지만 쿨하게 아주 쿠~울하게
최민수를 잊어주고 그의 행복을 빌어주리라..
띠리링~
“여보세요”
“나 최민수다. ”
“어 오빠?!”
“우산 받아가라..지금 정문으로 나와”
뚝
전화를 받고 10분 남짓한 정문으로 뛰어가는 동안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야 한솔!”
고함치는 지나를 뒤로하고
최민수를 단 1분이라도 덜 기다리게 하려는
생각 하나로 숨을 헉헉 거리며 나르고 또 날았다.
“여기”
“오빠, 헉 헉..많이 안 기다렸죠?”
“어, 가자”
“네?”
“밥 사주께 . 밥 사달라며.”
난 그때만 해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 마지막 이별밥이나 먹고 잊자.
딴 선배들처럼 학생 식당이나 학교 근처 아무 식당에
데리고 갈 줄 알았던 최민수는 날 이리로 저리로
끌고 가더니
한 골목 구석탱이 허름한 집으로 데려갔다.
“어 ~ 학생 ..오랜만이네 ~어서와”
“네 ~이모 ..고갈비요”
“아니, 아니 오빠 저 갈비 싫어요. 학생이 무슨 갈비?!”
“뭐?”
그는 잠시 뻥져있더니 웃음을 참지 못하다 못해
쓰러졌다.
그에 말에 의하면 고갈비란 고등어를 말하는 것이었다.
부끄부끄~
맛은 최고였다.
고등어 특유의 비린내도 하나도 안 나고
특히 고추를 넣은 매콤한 듯 달짝한 듯 한 양념장이
일품이었다.
“소주 한잔 하자”
그는 소주 한 병을 따서 자기 잔에 따르고
내 잔에 반 잔 만 따라 주면서 말했다
“MT때 보니까 술 잘 못하데”
최민수의 그 배려가 너무 좋아서 한 모금의
소주에도 취기가 도는 듯했다.
술 한 모금에 고갈비 한 젓가락
술 한 모금에 밥 한 숟가락
술 한 모금에 최민수 내 맘 가득
인심 좋은 아주머니 덕에 두둑히 먹고
일어섰다.
“오빠 잘 먹었어요. 진짜 맛있었어요”
“그래”
“지나 데리고 한 번 와야지”
“우산 고맙다”
“그때 여자분 여자 친구?”
“아니, 누나야. 나보러 왔는데 갑자기 비가 와서
난감해 하는데 ... 야 고맙다“
아니 내가 더 고마웠다.
여자 친구가 아니라 누나라니
고마워요
고마워요
진짜 고마워요.
“가라”
“네”
나는 날 듯 뛰어왔다.
그래 시작이라도 해보자 ..
최민수랑 시작이라도 해보자
첫사랑 시작이라도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