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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1부 16막 : 양강(兩强) #03 & #04)

J.B.G |2005.03.07 00:30
조회 111 |추천 0

#03

 

용의 군영.

장수 함덕이 철기주에게 청을 하고 있었다.

 

“이번 전투에서 함덕장군의 정예군을 흑용대에 편입해 달라는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한번이라도 좋으니 장군과 같이 전장을 호령하고 싶습니다.”

“…”

 

철기주가 잠시 망설이자 미란이 거들었다.

 

“소원을 한번 들어 줘요. 사형.”

“하지만…”

“장수된 자의 포부를 거절하시는 건가요?”

 

철기주는 망설였으나, 자칫 함덕에게 모욕이 될까 해서 허락하고 말았다. 그리고 곧 전투가 벌어졌다. 철기주의 중앙군 흑용대를 함덕의 기마대가 따랐고 그 뒤를 본군이 따랐다. 그리고 좌군에 무비, 우군에 선경이 따랐다. 그렇게 3마리의 용이 적진을 가르고 있었다.

 

연의 진영.

전투를 지켜보며 대장군 유열기가 군사 담달에게 물었다.

 

“어찌 생각하십니까? 군사”

“매일 전투를 하나… 기병의 시위뿐… 아마 저들도 무엇인가 때를 기다리는 듯 합니다.”

“혹시… 작을 이용하려는 것은?”

“물론, 가능합니다. 하지만, 약소국인 작의 공격이 있다 해서 중앙에 진출할 이번 기회를 제가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적진을 가르는 철기주의 뒤에는 언제나처럼 무연이 따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함덕이 따랐다.

 

‘용서하시오. 무연장군…’

 

기마병이 한 무리가 되어 적진을 가를 때 그만 함덕의 말이 무연의 말과 엉켜서 두 장수와 그를 따르던 몇몇 기마가 대열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사태가 이리 되자 곧 두 장수의 말은 적의 창 공격에 쓰러지고 말았다. 그러나 전 속력으로 적진을 유린하던 철기주는 이를 모르고 있었으며, 그를 따르던 기병들도 적진의 칼날이 날아드는 생사의 기로에 있는 상황에서 두 사람의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 대열에서 떨어졌다 하여 말을 멈추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해서 한번 시위를 하고 진에 돌아오던 철기주는 큰 낭패를 목격하게 되었다.

 

“무연장군는 어디 있느냐?”

“무연장군은 장군님을 항상 그림자처럼…”

“그러고 보니 함덕 장군도…”

 

그때 한 병사가 소리쳤다.

 

“적진에 있습니다.”

“뭣이?”

 

철기주는 무연과 함덕을 비롯한 대열에서 이탈한 몇몇 병사가 적진에서 서로 등을 맞대고 사방에서 둘러 쌓여 싸우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그때 무비, 선경도 기마대를 이끌고 귀환했다.

 

“장군님!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저것은 무연장군과 함덕장군 일행이 아닙니까?”

 

철기주는 지체할 사이도 없이 다시 말을 달렸고, 그 뒤를 무비, 선경이 따랐다. 그리고 곧 두 사람을 구하기 위한 큰 싸움이 벌어지고 말았다. 철기주는 필사적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어찌 보면 금지 된 일이었다. 싸움 중에 낙오 되는 병사는 얼마든지 있는 일이었으며, 단 두 명의 장수와 몇 되지 않는 낙오병을 구하기 위해 지금 철기주와 흑용대는 계산되지 않은 전투를 벌이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것은 필연적으로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것이었다.

 

‘사형… 왜 그렇게 까지…’

 

이를 보며 미란은 다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정말 그 아이를 좋아하는 건가요? 사형…’

 

미란이 이런 알 수 없는 분노와 슬픔에 잠겨있는 사이 철기주는 마침내 두 사람을 구했지만, 그의 흑용대도 큰 피해를 감수해야만 했다. 그렇게 살아 돌아온 함덕은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철기주에게 말했다.

 

“면목이 없습니다. 장군님.”

“살았으니 됐습니다. 더 큰 전투가 남아있으니 그만 돌아가 쉬시죠.”

 

그날의 전투는 그렇게 예상 밖의 피해로 막이 내렸고, 병사들의 사기마저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그날 밤.

미란은 굳은 얼굴로 장수 함덕의 막사를 찾았다.

 

“몸은 괜찮으신지요.”

“면목 없습니다.”

 

미란은 잔뜩 화가 나 있었으며, 두 사람 사이에는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냥 두고 오라 했지… 그곳에서 같이 죽으라 명한 적은 없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허나…”

“허나…”

“무연장군에게 죄를 속죄하면서 군령을 따를 길은 그길 뿐이라 생각 했습니다.”

“어리석긴…”

 

미란이 한탄스러운 한숨을 내쉬며 일어나 막사를 나가려 하자 함덕이 말했다.

 

“또 다른 장수를 시킬 것입니까? 그렇다면…”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살아 남았으니 사형의 여자로 부족함이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미란은 하나같이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장수들이 미웠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그녀가 막사를 나왔을 때 그곳에서 그녀는 철기주와 마주쳤다.

 

“…”

“미란…”

“절 책할 건가요?”

“또 시험이 남은 것이냐?”

“…”

 

철기주는 지금 미란의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미란은 그가 전혀 노기를 품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이제 되었습니다.”

“…”

“내일 뵙죠.”

“…”

 

철기주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04

 

 

어쩌면 남방과 북방의 향후 운명을 결정지을 이 중대한 전쟁에서 목진은 계속되는 패전으로 문경까지 후퇴하고 있었다.

 

목진과 대치하고 있는 문경의 제의 진영.

제의 장수들이 모여 숙의를 하고 있었다.

 

“창로(昌路) 장군님! 이렇게 우리 제가 아무 공로 없이 연이 이대로 함현과 해구진을 복속한다면 약속한 대로 그 땅을 내어 주겠습니까?”

“군사는 우리에게 이 싸움에서 시늉만 하라 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연이 원하는 것이 아닙니까?”

“군사는 이번에 함현과 해구진을 얻지 못할 것이라 했습니다. 그러니…”

“정말 알 수가 없군요. 이 좋은 기회를…”

“군령 입니다.”

“하지만…”

“하오(廈娛) 장군! 군령이 흐트러지면 군대는 곧 죽은 것입니다.”

“…”

 

대장군 창로는 군율을 엄격히 하여 제 진영 내부의 내분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이런 군령에도 불구하고 제나라 병사와 연나라 병사 사이에는 서로의 공을 다투며 싸우는 자들이 속출하고 있었다.

 

목진의 진영.

위창소가 제장들에게 말했다.

 

“이제 때가 된 듯 합니다.”

“그럼…”

“제와 연의 군사가 서로 반목을 하고 있다는 정보입니다. 다음 전투에서 분명 서로 공을 다투어 앞으로 나아올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곧 진이 흐트러질 것입니다.”

“허나 그것만으로 우리가 이 대전에서 승전을 할 수 있을지…”

“연합군이 서로 반목하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우리가 작은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 만으로도 적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승부는 그 다음 입니다.”

 

연, 제 군의 반목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곧 전투가 벌어졌다. 위창소의 예상대로 연과 제는 서로 공을 다투어 앞으로 나아오다가 진이 흐트러지고 있었으며, 목진은 흐트러진 진을 공격하는 방법으로 서서히 작은 전투에서의 패전을 면하고 있었다.

 

문경의 제의 진영.

부장 하오가 대장군 창로에게 물었다.

 

“창로 장군님! 어째서 군사를 진군시킨 것입니까? 어제는…”

“군사께서는 많이 나아가지는 말되 적당한 선에서 명분을 찾으라 했습니다.”

“명분?”

“그렇습니다.”

 

그때 제의 진영에 연의 동부군 사령관의 전갈이 왔다. 그것은 연의 대장군 창로에게 연의 군영으로 오라는 것이었다.

 

“장군님! 이건…”

“오늘의 일을 책하려는 것이겠죠.”

“네? 이것들이 감히…”

“의도대로 되는 것입니다.”

“장군님?”

 

연의 진영.

연, 제 연합군의 동부군 사령관인 장수 박정길(博貞吉)이 제의 장군인 창로를 책하고 있었다.

 

“어찌 내 명을 어기는 것입니까?”

 

그러나 그러한 모든 상황을 이미 예상하고 있는 창로로서는 군사 양의찬의 명대로 연극을 하고 있었다.

 

“우리가 공이 없다면 어찌 함현과 해구진을 얻겠습니까?”

“뭐요?”

“아니 그렇소이까?”

“이것 보시오. 창로 장군! 군령은 엄중한 것이요.”

“허면 우리를 전투에 참여시킬 것이 아니면서 어찌 끌고 다니는 것이요?”

“그것은…”

“우리 군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니요. 이것이 어찌 연합군이라 할 수 있소이까?”

“누군가는 뒤를 든든히 받쳐주어야 하지 않소?”

“그럼 내일은 우리 군이 나아가 싸워서 서현, 함현을 얻겠소이다.”

“그만 두시오!”

“어찌 막는 것이오. 우리 땅을 우리가 빼앗겠다는데?”

“그것이 어찌 제 나라의 땅이오.”

“그럼 누구의 땅이오. 우리에게 이미 주기로 한 땅이 아니요.”

“그것은 대륙의 땅이오”

“우리가 차지하면 우리 땅이지 그것이 무슨 상관이요’

“닥치시오! 북방군이 어찌 이리 망발을 하는 것이요”

“뭣이라?”

 

그렇게 두 수장은 심하게 다투었으며, 마침내 칼까지 뽑아 들고 대치하기에 이르렀다. 그날의 사태는 부장들까지 칼을 뽑아 들고 폭발하기 직전의 사태에까지 이르렀으며, 분을 이기지 못한 제의 대장군 창로는 부장들에게 날이 밝는 대로 철군할 것이라 명했다. 그렇게 분을 삭이지 못하고 제의 막사로 돌아온 장수들은 상당히 난감한 표정들이었다. 그들은 사실 군사 양의찬의 전략대로 연극을 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군사는 도대체 어쩔 생각인 것입니까? 이리 난감한 일을 시키다니…”

“군사는 아마 연을 죽일 생각인 것입니다.”

“네?”

“그렇지 않고는 우리에게 이런 일을 명할 리가 없습니다.”

“헌데, 정말로 회군을 하는 것입니까?”

“기회가 있으면 회군하라 했고, 또 그리 하겠다 호언했으니 그리 할 것입니다.”

“이런 기회를 이리 쉽게 내어 놓다니…”

 

사실 제의 군사 양의찬은 전략은 10년 이후를 내다 본 것이었다. 그는 남방의 통일 없이는 북방의 통일도 없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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