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매일 읽기만 하는 입장이다가 제가 쓰려니 무슨이야기부터 써야할지 조금 막막하네요..
전 스물한살이구요.. 고민이 있어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제 고민은.. 좋아하는 사람한테 고백하는 문제에요
2002년..전 고등학교 2학년 2학기즈음해서...고3도 다가오고 과외를 하게되었습니다.
전에도 과외한적이 있었는데- 다 여대생 언니들이었죠..
근데 자꾸 약속을 미루거나 바꾸는 일들이 생기니까 엄마가 좀 화가나신..; 상태였어요
원래 딸은 과외시키려하면 여자선생님이랑 시키려고 하시잖아요 대부분의 부모님들이요..^^;
저희엄마도 그렇게 생각하시던 분이었는데..
"이번엔 남자선생님한테 한번 해보자..!" 하셨습니다..
옛날스러운 발상이겠지만.. 여자보단 남자가 약속을 더 잘지키지않겠느냐..는 생각이셨죠-
(물론 성별을 막론하고.. 사람나름이죠 약속지키는건..;)
엄마는 인터넷 과외전문사이트에서 저희집주소와 가깝고 학벌 괜찮은 엄마조건에 합당한 사람을 하나 고르셨나봅니다
어느날 저녁. 낼 과외선생님 오실꺼니까 일찍들어와 방이나 좀 치워놔라- 하시더군요..;
방 치우면서.. 첨보는 사람한테 낯 심하게 가리는 저는.. 제 조용함이 어색하지않을 사람이 와주길 간절히 바랐습니다
드디어 당일.. 약속된 시간 정확히.. 초인종이 울렸습니다..
여자 중학교.. 고등학교 여자반.. 쭉.. 살다보니.. 남자에 적응할수없던 저는..;
(그때까지 남자친구 사귀어본적 한번도 없었습니다..)
엄청나게 긴장하면서 방에서 못나오고있었고;
거실에서 선생님인듯한 사람과 엄마가 서로 인사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얘~ 빨리 나와서 선생님한테 인사해! 뭐하고 안나오니 얘가;;" 엄마가 재촉하셨고;;
전 심호흡을 하면서 확! 방문을 열고 나갔습니다..
근데 선생님도 긴장하셨던건지 집 오자마자 화장실로 곧장 가시더라구요;
제방은 화장실앞....-_-
문열고 나오는순간 화장실가려고 오시던 선생님이랑 눈이 딱 마주쳤습니다..
그순간.. [쿵......] 하고 제 심장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듯...했습니다..ㅡㅡ
영화처럼 제 눈앞에 선생님 모습이 슬로우 비디오로 돌아가고...
이런게 첫눈에 반하는건가.. 순간 그런생각을 했습니다...
남들이 보면 웃길꺼에요..; 화장실앞에서 뭐하는짓이야ㅡㅡ하구요;ㅋ
하지만 전 진심이었습니다..
이제 엄마랑은 다 얘기가 끝나셨고..그담에 제방에 들어와 앉아서 이것저것 얘기를 하게됐습니다
제가 얼굴도 못쳐다보고 한마디도안하고앉아 뭘 물으시면 한두마디로 짧게대답하거나 빙그레 웃기만하니
"왜~ 잘생긴사람오길 빌었는데 나같은사람이 와서 실망했나보구나!! 하하 정말 그런거야?? 어?? 아무말이나좀해봐~~"
장난스럽게 물으시며 대답하라고 쿡쿡 제팔을 찌르시는 선생님...
저보다 나이많으신데 버릇없는 말이지만.. 귀여웠습니다..ㅎ;
전속으로 대답했죠..'실망하긴요 천만의말씀을~^______________^ㅎㅎㅎ'
나중에 엄마한테 알게된사실은-
선생님이 K대 공대 2학년재학중인 학생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저희집바로코앞에 사시구요..;
결론적으로 저보다 딱 세살많으십니다.
암튼 그렇게 수학과외를 시작함과 동시에 제 첫사랑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9월부터 과외를 시작했는데..
10월중순이 되도록까지 제가 할수있었던말이라곤...
"안녕하세요" (처음오시면)
"이게 왜 그거에요?"(수학질문할때..;)
"안녕히가세요"(다끝나고가실때)
아.... 제스스로싫었지만 어쩔수없었습니다...ㅠㅠ
창피해서 부끄러워서 떨려서 사적인건 뭘 물어봐야할지 도무지 떠오르질않았습니다..
예를들면..
선생님이 너 남자친구있어? 하고 물어보시면. 아뇨 선생님은 있으세요?? 뭐 이런식으로 대화를 끌고나가야하는건데...
전..설레설레 고개 흔들고 땡..;
한달간은 딴얘기 거의안하고 쉬는시간도없이 두시간줄곧 공부만했던거같습니다..;;
그러다 어느정도 선생님이 제 성격에 적응을 하셨고..
혼자 자기하루이야기 늘어놓고 혼자맞장구치고 분위기 민망하면 혼자 수습까지 다 하시는 경지까지;; 이르셨습니다.
저도 조금씩 입을 열기시작했구요..
아마 좋아하니까.. 낯 익혔어도.. 입을 여는데 더 오래걸렸지 싶습니다.
그러던 11월 어느날..취미삼아 친구들끼리 결성한 밴드에서 드럼을 치셨는데 이번에 공연을 하신답니다.
표 얻어냈고 내가 좋아하는사람 보여주겠다고 친구까지 꼬셔끌고 홍대에 찾아갔습니다
(저 낯은 좀 가리지만.. 원래 저렇게 심하게 조용한애 아니에요..; 좋아하는 사람앞에서만 창피해서 저래요..ㅠㅠ)
맨앞에 자릴잡고 공연을 봤습니다... 와............ 드럼이라 뒷쪽에 있으셔서..ㅡㅡ
자꾸 보컬하는 남자가 시야를 가리는 바람에 선생님이 보였다안보였다해서 신경질이 났지만..
가끔씩 보이는 선생님...
포카리스웨트를 벌컥벌컥 마시는 모습.. 겨울에 땀흘리며 반팔만입고 드럼 열정적으로 치시는 모습...
더 좋아졌습니다...
내가 꿈꾸던 사람.......
공연을 보고 돌아온 날밤..잠을 못잤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3월초에 군대를 가신대서 2월에 마지막과외를 했고..
사은회삼아 선생님이 차끌고오셔서 선생님 운전하는차타고 영화도 보러가고 빕스에 가서 칼질;도 했습니다
꿈같았습니다.. 제가 이상한거 시켜서 막 뼈때매 칼질못하니까 선생님이 제 고기; 칼질해주시기도했고...
영화는 표를 잘못끊어서 커플석..ㅋㅋ 하늘이 도왔죠ㅎㅎ
그때한창 동갑내기 과외하기랑 캣치미이프유캔 상영중이었습니다..
과외선생님이랑 동갑..이걸보긴 좀 민망하더군요; 캣치미이프유캔을 봤습니다.
잊을수없는 하루가 가고..
2003년 3월4일.. 전 고3이 되었고 선생님은 입대를 하셨습니다.
그렇게 연락이 끊긴줄알았습니다..
제가 선생님다니시는 학교에 가지못하면 다시 만날 희망이라고는 전혀없는..
그런 기약없는 나날들이 지나가고....
수능전날..갑자기 집에 벨이 울렸습니다. 바로 선생님이었습니다
휴가나오셨는데- 제 생각나서 들르셨대요- 손에는 패래로로쉐초콜릿과 찹쌀떡이 들려있었습니다
시험잘보라고..내신도 좋은데 긴장하지말고 그정도만보라면서 화이팅해주고 가셨습니다
잘보고싶었는데... 기대만큼 점수는 나와주지않았고- 재수를 결심하게되었습니다.
재수할때..
짧은휴가를 나오든 긴휴가를 나오든..
나오실때마다 꼭꼭 연락을 주셨고
집이 가깝다는 이유로
하루날잡아 밥먹고 영화보면서 만나든가..
그게안되면 잠깐이라도 얼굴쯤 봐야하는건 거의 자연스러워 져 갔습니다
그래서..어제도 만났습니다..
3월 20일날 제대하시는데..
말년휴가나오셨답니다
저 지금 삼수하려고 공부중인데... (K대 가는거... 운도 따라주질않고....ㅠㅠ 쉽지않더군요... 휴.. )
집에서 한참 수학문제 풀고있는데 낯선번호로 전화가 왔어요- 받으니깐 선생님이셨습니다
친구전화기라면서..지금 너네집아랜데 얼굴이나보게 잠깐 내려오라고 하셨습니다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뛰어내려가니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정말 추워서 떨린건지..선생님때문인지.. 무척 오슬오슬 떨렸습니다
목소리까지 흔들릴정도로 떨리니까..선생님이 그만 집에 들어가라고 하실까봐 무서웠습니다..
더 같이 있고싶은데....
근데 집 들어가란말씀을 안하셨습니다. ㅎㅎ
"춥니?? 오늘 어제보다 날씨 좀 풀린것같은데;; 너 추위많이타는구나~
어쩌냐~~ 여기 어디 들어가 얘기할만한 곳이없네...
여기니네동네잖아- 어디갈만한데없어? 커피숍같은거??"
빙둘러보니 아무것도없더군요.. 시간은 늦어 패스트푸드점들도 다 문을 닫았고...
저희집이 성내동인데.. 천호동쪽으로 걸어갔습니다..
가는 내내 떨렸습니다.. 선생님이 갑자기 "너 안되겠다.. 이거라도 입어라"하시면서 코트를 벗어건네주셨습니다.
진짜 깜짝놀랐습니다..;;
"엇;; 아니에요;;; 선생님감기걸리시면 어쩌시려구요;; 저 안추워요;; 괜찮아요;;"
"대한민국 육군.. 이정도엔 끄떡없다~ 난 술마셔서 더운걸~ 군인이 이정도엔 감기안걸리니깐 빨리입어 하하"
몇번을 사양했고- 결국은 선생님이 직접 확 덮어주셨습니다.
드라마에서나 보던장면...ㅠㅠ
감동받았습니다.. 이 추운날씨에 자기코트 망설임없이 벗어주시는거보고...
점점더좋아지는걸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이 이제 친구들이 다 대학원가고 직장다니고 바빠서 영화같이볼사람이 없으니 앞으로 종종 같이 영화보고 밥먹고 하잡니다..
그날밤 한 삼사십분밖에 얼굴만 겨우 본정도로 만난거라..
군 복귀하기전 다음주에 한번더 만나기로했습니다.
영화보고 밥도 먹기로했어요-
정말..제가 좋아할만한 사람입니다.. 제 첫사랑인거.. 아깝지않습니다..
고2때부터 지금 스물한살...
3년꽉채우도록 좋아했습니다..
선생님이 저 여자로 안보시는거 알지만.. 그냥 아는 여동생정도로만 여기시는거 알꺼같지만...
정말 붙잡고싶습니다..
이제 제대하시는데... 다른여자친구 사귀고 저한테서 점점 멀어지시는거 볼 자신이 없습니다..
고백을 해야하는데......하고싶은데...
지금은 너무이른가요....?
라면도... 물이 딱 끓때 면을 넣어야 맛있지.. 미리부터 넣거나 물 다 쫄아버렸는데 면넣으면..라면망하잖아요..ㅠㅠ
라면처럼..
고백도 타이밍이 정말 중요하다던데....
언제하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완전 달라진다는데.....ㅠㅠ
제가 경험도 별로 없고..
제가 누군가 좋아하고
누가 저 좋아하고
그런쪽은 눈치가 거의 아니, 아예 뒤늦고 없는편이라...
고백의 적당한 시기는 물론;; 선생님맘을 추측조차 해볼수가 없습니다.. ㅠㅠ
고백을 하려면 언제쯤이 적당한건지...
어떤식으로 해야하는건지....
지금하면 차일까요...?
선생님이 제맘 받아주실 가망은 없는건가요...?
도대체 저한테 여자로 관심이 없다면.. 이리 주구장창 연락하시는이유는뭘까요-
고백하면 가능성 전혀없을까요...??
저요...이사람이 제가 처음좋아한사람이고...
제가 다른남자한테 고백한적이 한번도없어서.. 어떻게 말해야될지 하나도모르겠어요
성공할수있는 방법좀알려주세요...
과외선생님이 학생 좋아할 가능성은 없는건가요??
제가 드라마 완전한 사랑..어찌나 감명깊게봤는지...ㅠㅠ
대리만족이었어요 흐흑..ㅠㅠ 전 그렇게 선생님과 이루어질수없는건지...ㅠㅠ
제 고민에 조언좀 부탁드려요..흐흑..